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주주구성이 공개됐다. 최근 토스뱅크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는 과정에서다.
토스 신화를 일군 이승건 대표(사진)의 비바리퍼블리카 지분은 20%가 채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벤처투자사(VC)로부터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이 대표의 지분이 많이 희석된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비바리퍼블리카의 주요 주주는 이승건 대표(19.94%), 알토스벤처스(17.19%), 굿워터캐피탈(17.16%) 등이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주주 구성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상장사인 비바리퍼블리카는 매년 감사보고서를 공시해왔지만 보고서상에는 '최대주주는 이승건'이라는 점만 공개했다.
치과의사 출신인 이 대표는 2011년 비바리퍼블리카를 창업한 뒤 2013년 법인으로 전환했다. 설립 자본금은 5000만원. 당시 지분 대부분은 이 대표가 가지고 있었다. 2015년 출시된 토스가 성공하자 27개 투자자가 총 2970억원을 비바리퍼블리카에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의 지분은 19.94%까지 희석된 것으로 보인다.
알토스벤처스와 굿워터캐피탈은 토스의 성장성을 믿고 초기부터 투자한 미국 벤처캐피탈(VC)사다. 토스에 대한 투자는 토스뱅크로 이어졌다. 이번달 예비인가를 받은 토스뱅크 주주 구성을 보면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탈 등 외국계 VC가 총 10.33%의 지분을 갖고 있다. 지난 5월 이 두 VC는 각 9%씩을 토스뱅크에 투자하려 했지만 토스뱅크가 예비인가에서 탈락하면서 이번에 투자 규모를 줄였다.
스타트업이 투자유치로 몸집을 키우면서 창업자 지분이 희석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이다. 하지만 비바리퍼블리카가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하면서 '은행 대주주'의 자본안전성 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비바리퍼블리카에 투자한 해외 VC는 투자금 상환이 가능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로 보유하고 있었다. 작년 기준 비바리퍼블리카가 발행한 우선주는 4830만9676주로 보통주(1604만7040주)의 3배가 넘는다. 전체 발행된 주식의 75%가 우선주인 것이다.
자본안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달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RCPS를 전환우선주(CPS)로 전환했다. CPS는 상환권 없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자본안전성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고 최근 토스뱅크 예비인가를 받는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