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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금융투자상품 사태에 '사전검증 강화된다'

  • 2020.01.23(목) 15:50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 기능 사전·사후 나눠 대폭확대
'사전 피해예방' 위해 상품심사·분석 부서 신설
"다양한 상품개발 제한, 처리기간 장기화" 우려도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금융감독원이 소비자보호 부서인 금융소비자보호처(금소처) 기능과 역할을 대폭 확대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부서와 팀이 2배로 늘어나고 민원해결, 분쟁조정 등 사후구제 중심이었던 역할도 '사전 피해예방', '사후 권익보호'의 두개 부문으로 확대 개편된다.

DLF(해외금리연계 파생금융상품), 라임사태 등을 거치며 당국의 책임론이 불거지자 대규모 민원이나 문제가 불거질만한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사전검열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의지가 내포됐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다양한 상품개발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은 23일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이같은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윤 원장은 "이번 조직개편은 금소처의 조직과 기능을 확충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최근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감독과 소비자보호 기능 강화 필요성 요구에 따라 여러 금융권역에 걸쳐 설계, 모집, 판매되는 고위험 상품에 대한 기능별 감독을 강화하고 업권간 협력을 강화한 목적별 검사 기능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소비자 피해 논란을 빚은 DLF, 라임운용펀드 사태가 이번 조직개편안의 단초가 된 것이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금소처는 '소비자 피해예방(사전적)'과 '소비자 권익보호(사후적)'의 양대 부문으로 확대·개편된다. 부문별로 각각 부원장보가 전담하도록 해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기로 했다.

금소처 조직은 현재 6개부서 26개팀에서 13개부서 40개팀으로 대폭 확대된다. 소비자보호를 위한 조직은 7개부서 14개팀이 늘어나는 셈이다. 최흥식 원장 당시 수석부원장 총괄하에서 금소처 산하로 편입됐던 보험부문은 다시 총괄·경영 부문으로 이동한다.

사전적 피해예방 부문에 총 7개부서 19개팀이 새롭게 편제된다. 이들은 ▲소비자보호 관련 총괄·조정 ▲금소법·개별 업법상 금융상품 판매 관련 사전감독 ▲약관심사 및 금융상품 단계별 모니터링 업무를 담당한다.

특히 전 업권을 아우르는 ▲금융상품판매감독국 ▲금융상품심사국 ▲금융상품분석실을 신설하면서 각 업권에서 관리하던 상품설계, 모집, 판매에 대한 단계적 모니터링이 강화된다.

상품자율화 이후 사전심사가 아닌 사후감리로 감독체계가 바뀌었지만 고위험 상품들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자 대규모 민원이나 손실이 우려되는 상품을 미리 걸러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대해 금융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상품에 대한 사전검열이 강화될 경우 새롭고 다양한 상품개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DLF도 판매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을 뿐 상품 자체가 나쁜 상품이 아닌데, 사전검열이 강해질 경우 자칫 소비자들에게 '나쁜상품'이라는 인식이 박힐 수 있어 해당상품의 판매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며 "다양한 상품이 나오는데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이전보다 금융상품에 대한 사전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사전심사를 강화하려는 것은 아니다"며 "현행 법리에 허용된 선에서 과거보다 더 면밀히 보겠다는 것으로, 다만 약관심사 등의 경우 이전보다 더 강하게 점검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개별 업권이 아닌 전 금융권을 아울러 사전 모니터링이 이뤄지는 만큼 상품출시까지 소요시간이 이전보다 길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위험의 사전차단도 중요하지만 업계에 자율재량을 두고 상품개발에 유연성이 부여될 수 있어야 한다"며 "다양한 상품이 나오고 있고 신상품의 수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여서 (제때에 새로운 상품이 나올 수 있도록) 심사와 감독과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후적 권익보호 부문에는 총 6개부서 21개 팀이 구성된다. 기존 금소처 조직에 ▲신속민원처리센터 ▲민원분쟁조사실이 신설된다.

기존의 분쟁조정1국과 2국에서 민원과 분쟁처리를 모두 담당해왔는데 업무가 단순한 대신 업무량이 많은 민원과 복잡한 분쟁조정절차를 함께 진행해 업무피로도가 높고 시간도 많이 걸렸다. 이에 민원을 따로 떼 보다 신속하게 처리하고 분쟁관련 업무 효율성도 높이겠다는 취지다.

특히 민원분쟁조사실에서는 DLF와 같이 여러 권역에 걸친 주요 민원·분쟁시 조사실을 컨트롤타워로 두고 다른 권역을 포함한 합동검사도 실시할 방침이다. 다수의 반복적인 민원 등 중대한 소비자피해를 야기한 제재안건에 대해서는 협의권한도 부여된다. 각 권역별 검사국에서 진행하는 제재내용과 관련해 소보처의 의견을 듣겠다는 얘기다.

IT기술을 활용한 금융감독시스템도 구축한다. 금융감독정보시스템 총괄부서인 정보화전략국에 ‘섭테크(SupTech)혁신팀’을 신설한다. 섭테크는 감독(Supervis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감독·검사의 효율적 수행을 돕는 기술이다. IT 감독·검사를 총괄하는 IT·핀테크전략국에 법규준수, 준법감시 등 규제준수 업무를 효율화 하는 기술인 레그테크(RegTech) 지원 기능도 부여한다.

또 올해 8월27일 시행되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P2P금융업법)에 대비해 P2P 감독·검사 통합조직도 확대·개편한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보험감리국, 신용정보실이 사라지면서 해당 기능을 다른 국실로 이관하고 국제협력국과 금융중심지지원센터도 국제국으로 합치기로 했다. 인재교육원도 인적자원개발실로 합쳐진다.

이번 조직개편은 설 연휴 이후 금감원 인사가 모두 마무리 되는대로 바로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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