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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팩트체크]1000억원 넘긴 코로나 기부금 어디로?

  • 2020.03.06(금) 18:18

코로나 기부금 1150억 넘었지만 실제 집행된건 150억 수준
"쏠림·누락 막기위한 지자체·모금기관간 협의·배분절차 필요"
"공익판매처 지정안돼 마스크 등 방역물품 대량수급 어려워"

대구지역 병원 한 간호사가 SNS에 올린 병원 제공 식단 사진 캡쳐

그 많은 기부금 다 어디로 갔나요!! 지원 좀 많이 해주세요.
먹고 힘내야 하는데 힘이 나겠습니까!!!

최근 대구지역 병원 한 간호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병원 제공 식단이 국민적 공분을 샀다. 대구지역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며 정부보조금은 물론 시민들의 기부금도 이어지고 있는데 정작 지원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정부보조금을 제외하고도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기업·연예인·일반시민 등 각계각층이 십시일반 모은 기부금은 주요 기부단체로 모아진 금액만 따져도 지난 4일 기준 1156억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기부단체별로는 지난 4일 기준 ▲전국재해구호협회 617억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359억원 ▲대한적십자사 180억원 등 총 1156억원 가량이다.

그러나 실제로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 사용한 금액은 기관별로 모금액 대비 10% 수준이었다. ▲전국재해구호협회 94억원(4일 기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26억원(3일 기준) ▲대한적십자사 30억원(집행중인 금액 포함)으로 총 150억원 규모가 집행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쳐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자 기부금 사용내역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청와대 게시판에 '코로나19, 기부금의 사용처 공개를 원한다'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제기된 후 현재까지 1만739명이 서명했고, '대구지역 기부금 사용내역을 공개' 등 추가 기부금 사용처 공개 국민청원을 포함하면 2만5000여명을 넘어섰다.

그렇다면 이처럼 기부금은 갈수록 쌓여가는데 정작 실제로 집행된 금액은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기부금 지원 필요한 곳 선정하고 확인하는데 시간 필요

기부금을 집행하는데 가장 많은 시간이 필요한 단계는 어느 지역 또는 누구에게 집행할지 선정하고 이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특정 지역에 지원이 쏠리거나 아예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필요한 곳에, 필요한 물품을, 빠뜨리지 않고 지원'하기 위한 분배작업 시간 단축이 관건인 셈이다.

현재 주요 기부단체들은 기부금을 적절하게 배분하기 위해 지방자치체, 행정안전부와의 협조를 진행하고 있다. 지자체가 지역내 상황을 파악해 지원이 필요한 곳과 물품수량 등을 체크해 행안부에 전달하면 행안부가 수요를 취합해 모금기관에 전달한다. 지원이 필요한 곳이 모금기관에 직접 요청할 경우 자체적으로 지원하기도 하며 이때도 지원내역은 지자체, 행안부 등과 공유한다.

지급시간을 단축하고 지원 공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우선 지자체, 정부부처 이외에도 전국단위 복지시설단체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5일 전국단위 복지시설단체들과 간담회를 통해 요청사항을 접수, 심의를 거쳐 기부금 집행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산의 긴급성을 감안해 기부금 배분을 결정하는 과정도 줄이고 있다. 통상적으로는 기부금 모집기간이 끝난 후 분배위원회 등을 열어 지원할 곳과 금액을 결정하지만 현재는 긴급지원이 필요한 곳 위주로 우선 집행을 하고 나중에 집행심의위원회를 열어 점검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기부단체간 중복 지원을 막기 위한 연락체계도 강화중이다. 현재 재해구호협회, 사회복지공동모급회, 대한적십자사는 지자체, 행안부 등과 정기적 회의와 소통창구를 열어두고 지원사항을 점검한다.

마스크 등 지원 필요한 물품 조달도 어려워

코로나19 피해지역 지원을 위한 방역, 구호물품 확보가 어려운 점도 속도감있는 지원을 늦추는 요인이다. 사회복지시설로 가는 지원금이나 무료급식 폐지에 따른 대체식량 공급, 자가격리자를 위한 생필품 지원 등은 물품 조달에 큰 어려움이 없지만 전국적으로 '마스크대란'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기부단체들도 마스크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기부단체 관계자는 "모금기관의 물품구입 절차는 매우 복잡하고 일정금액을 넘어서면 입찰을 통해 진행해야 한다"며 "현재는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방역 관련 용품은 수의계약이 가능토록 했지만 가장 시급한 마스크는 구하기 어려워 지원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저소득층,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물품을 공적마스크 물량에서 조달할 수 있게 당국에 요청할 방침이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공적판매처로 지정된 곳은 우체국, 농협(하나로마트), 약국 등이며 지난 5일 정부가 새롭게 발표한 '마스크 수급 안정화 정책'에서는 공적물량을 80%까지 늘리고 공적물량에서 제외한 20%에 대해서도 단체 구입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해구호협회 관계자는 "다량의 마스크가 필요한 만큼 공적물량 확보를 위해 정부에 공적판매처 추가 지정을 요청했지만 수용되지 않아 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며 "국내 생산자들로부터는 수급이 어려워 해외 공급처를 접촉해 현재 150만장 정도 구매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하면 더 빠른 지급 가능할까

일부에서는 기부금의 투명하고 신속한 배분을 위해 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기부는 국민이나 기업이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관리하거나 지정할 수 없다. 정부가 직접 나설 경우 기부금이 '정부예산'처럼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부는 취약계층 등 지역의 세부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렵고, 기부금 집행 인력이나 경험도 부족해 지역별 네트워크와 경험이 쌓인 기부단체들이 더 신속한 결정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용처 명시해서 기부하는 '지정기부'도 대안이지만 쏠림 우려

기부자가 사용처를 명시해서 기부하는 '지정기부'가 기부금이 지원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자칫 쏠림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부단체 관계자는 "지정기부가 집행 속도 자체는 빠를 수 있지만 언론이 집중적으로 보도한 시설에만 기부금이 몰릴 수 있어 정작 필요한 다른 시설에는 분배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부단체에 기부를 하는 것은 어디에 기부금을 전달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기부단체는 이를 오랫동안 지역사회와 사회복지단체들과 전문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해온 만큼 현 상황에서는 기부효과를 따지면 지정기부가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부금 사용내역 상세확인 가능할까

기부금 집행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우려의 여론이 거세지면서 기부단체들도 기부금 집행내역 공개에 더 힘을 쏟을 방침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배분절차를 보다 신속하게 진행해 가능한 더 빨리 집행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국민들께도 홈페이지를 비롯해 언론 등을 통해 기부금 사용내역을 좀 더 빨리, 자세히 공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도 "모금액이 늘어남에 따라 현재까지 집행내역이 홈페이지에 다 공개되고 있지 않지만 다음 주부터 매일매일 기부금 사용내역을 홈페이지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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