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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연임 성공…M&A 행보 주목

  • 2020.03.25(수) 15:50

DLF사태 고비 넘기고 주총서 연임 확정
행장 겸임 떼고 M&A·주가부양 집중할 듯
소송 등 금융당국과 갈등 숙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성공, 앞으로 3년간 우리금융을 이끌게 됐다.

우리금융지주는 25일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손태승 회장 연임 안건을 가결시켰다. 손 회장은 2023년 3월 주주총회까지 우리금융지주를 이끌게 됐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번 주총에서 손태승 회장의 연임의 건과 함께 첨문악 사외이사 선임, 이원덕 사내이사 선임 안건 역시 가결시켰다.

◇ 손태승 회장, DLF사태 고비 넘기고 연임 성공

지난해 12월30일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손태승 우리금융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

당시 손태승 회장은 금융감독원이 파생결합증권(DLF) 사태 책임을 물어 중징계를 통보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었다. 금융사 임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을 경우 임기 종료 후 3년간 금융권 취업이 금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금융지주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단으로 구성된 우리금융 임추위는 손 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손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체제를 확립하고 경영능력과 안정적인 조직관리 역량 등을 보여줬다는 판단에서다.

이후 금감원 중징계 통보를 받은 손 회장은 서울행정법원에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해 법원이 받아들였다. 연임의 길이 열린 것이다.

하지만 주총을 앞두고 국제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손태승 회장 연임 반대 의견을 냈고 8.82%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럼에도 이날 주총에서는 과점주주와 외국인 및 일반주주 대부분이 찬성표를 던져 연임에 성공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아직 찬반 비율은 모두 집계가 되지 않았지만 이날 주주 80%가량이 참석했고 이들 모두 손 회장 연임 건에 대해 찬성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연임 확정 이후 첫 행보로 취임식 등을 생략하고 24일 선임된 권광석 우리은행장과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의 현장 점검에 나섰다.

현장방문 이후 그룹 CEO들을 화상회의로 소집해 '그룹 비상경영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현재는 코로나19에 대한 재난 위기 대응을 넘어 그룹 경영 전반에 비상경영이 필요하다"며 "기존 위원회를 코로나19대응반, 경영리스크대응반, 민생금융지원반 등 3개 부문으로 확대 편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은행장 겸임 뗀 손태승 회장, 올해 M&A 행보 주목 

손태승 회장 연임으로 우리금융그룹은 지주-손태승 회장, 은행-권광석 행장 체제로 운영된다. 지난해는 손태승 회장이 은행장을 겸임했지만 지난해 12월 30일 은행장을 분리하기로 했고 지난 24일 권광석 행장이 취임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손 회장은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민영화를 위한 주가부양 방안과 증권사‧보험사 M&A를 통한 사업포트폴리오 확충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손 회장은 지주 출범 직후 크고 작은 M&A를 성공시키며 지주체제 첫해부터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해 동양‧ABL자산운용, 국제자산신탁을 인수했고 손자회사였던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여기에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롯데카드를 인수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놨다. 롯데카드 지분 20%를 인수했고 MBK파트너스 지분 59.83%도 향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

카드업계는 향후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를 합치면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금융은 올해도 적극적으로 M&A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본입찰이 마무리 된 푸르덴셜생명에 우리금융의 과점주주 중 한곳인 IMM PE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IMM PE에 인수금융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했다. IMM PE가 푸르덴셜생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계약을 성사시키면 푸르덴셜생명이 우리금융 품으로 가게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푸르덴셜생명 인수와 함께 증권사 M&A와 주가부양이 관심사다.

증권사는 우리금융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옛 우리금융지주 산하 우리투자증권은 농협금융지주에 인수돼 NH투자증권과 합병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4764억원의 순익을 낸 알짜 증권사다. 당시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농협금융지주에 넘겼어야 했지만 우리금융 관계자들은 우리투자증권의 매각이 가장 아쉬웠다고 기억한다.

이에 따라 올해 손 회장은 보험사와 증권사 M&A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부진한 주가 회복도 과제를 꼽힌다.

◇ 금융당국과 불편한 관계 개선도 과제

금융당국, 특히 금융감독원과 불편한 관계를 개선해야 하는 것 역시 과제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내린 결정에 불복하고 연임한 만큼 당분간 금감원과 우리금융은 껄끄러운 관계가 이어질 수 밖에 없다.

2018년 금감원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에 대해 ‘셀프 연임’ 이라며 연임 반대 의견을 내고 김 회장이 반발하면서 상당기간 불편했던 전례가 있다. 당시 금감원은 김 회장의 연임 이후 하나은행과 하나금융지주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하는 등 압박을 가한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의 결정에 대해 법원까지 가면서 임기를 이어간 것은 손 회장이 첫 사례"라며 "금감원 역시 행정소송에서 승소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손 회장이 낸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오는 26~27일 사이 항고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은행업계에서는 손 회장에 대해 금감원이 괘씸죄를 적용해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DLF사태 이후 가장 적극적으로 금융소비자보호에 나선것이 우리은행이다. DLF뿐만 아니라 키코 까지 빠르게 배상했고 조직 역시 금융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빠르게 정비했다"며 "이같은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의 노력을 금감원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금감원이 요구한 모든 것을 해온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송은 손 회장 개인의 일이기 때문에 우리금융에까지 영향이 미쳐서는 안된다고 본다"며 "우리금융 역시 감독당국 정책방향에 적극적으로 발맞추려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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