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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진격]①보험 빅테크가 몰려온다

  • 2020.07.28(화) 14:59

네이버, 카카오, 토스 보험시장 진출 본격화
보험시장 영토전쟁 발발‥보험사 위기감 고조

'디지털금융'의 파고가 거세다. 이른바 빅테크 기업들이 단단히 가로막혔던 금융의 장벽을 허물면서 미래 금융시장의 패권 이동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이전과는 다른 삶의 방식을 요구하는 코로나19 사태로 금융혁신의 속도와 깊이를 더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 등 초거대 플랫폼을 가진 빅테크 기업들의 영토 확장은 금융권 전체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대다수 국민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이용하는 초거대 플랫폼의 힘을 고려하면 순식간에 금융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어서다.

빅테크의 금융산업 진출은 기존 신규 사업자들과는 매우 다른 양상으로 금융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권 내에서 상대적으로 변화가 더딘 보험사들에 미치는 파장은 더 클 수 있다. 그동안 다양한 규제와 복잡한 상품 탓에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진입 장벽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 플랫폼 기반 빅테크들은 보험산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금융사업부문을 분사해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했다. 미래에셋그룹으로부터 7993억원을 투자받아 자본력을 갖췄고 지난달엔 미래에셋대우와 제휴해 네이버통장(CMA계좌)을 선보였다. 네이버쇼핑과도 시너지를 꾀하면서 금융영역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이어 법인보험대리점(GA)업을 영위하는 보험자회사인 NF보험서비스를 신규 설립했다. 네이버와 같은 ICT 기업은 간단손해보험대리점 등록을 통해 화재보험, 특종책임보험, 보증보험 등만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제3보험 등의 상품을 모두 판매하려면 보험대리점 등록이 필요하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ICT 기업의 보험대리점 등록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아직 구체화되진 않았다.

NF보험서비스는 ▲보험대리점업과 통신판매업 ▲전화권유판매업 ▲콜센터 및 텔레마케팅 서비스업 등의 사업 목적을 내세우고 있지만 TM 영업보다는 보험상품 판매를 위한 형식상 법인설립으로 전해진다. NF보험서비스는 네이버파이낸셜이 올 하반기 주력 사업으로 내건 온라인소상공인 대상 대출서비스에 필요한 보험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국내 검색시장의 70%를 점유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만큼 네이버쇼핑과 연계해 시너지 극대화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를 통해 투트랙으로 금융영역 확산에 나섰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보험대리점 인바이유,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했다. 현재는 독자적인 디지털손보사 설립을  통해 보험업 자체에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보험상품 비교 및 보험 중개서비스를 결정한 네이버와는 다른 행보다.

디지털손보사를 설립하면 카카오톡을 활용한 자동차보험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상품 중 온라인화 속도가 가장 빨라 가장 쉽게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다른 보험상품 가입으로 연계할 수 있는 징검다리 상품이기 때문이다. 당초 업계 1위인 삼성화재와 합작 손보사 설립을 계획했다가 틀어진 이유도 자동차보험의 주도권을 두고 입장차가 컸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카카오페이는 또 공유경제 및 보험 사각지대 그리고 카카오 연계시장에 집중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디지털손보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며, 내년 사업 출범이 목표다.

'금융을 바꾼다'는 모토를 내세운 비바리퍼블리카(토스)는 네이버, 카카오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보험업 진출을 노리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주거래은행과 상관없는 무료 간편송금서비스를 지원하는 앱(app)인 토스를 통해 국내 유일의 핀테크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했다. 17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토스는 지난 2018년말 보험계열사 '토스인슈어런스'를 출범하며 보험영역으로 무대를 확대하고 있다.

토스인슈어런스는 기존 공급자 중심의 보험시장 판도를 수요자 위주로 바꿔 나갈 것이란 포부를 밝히면서 다양한 실험에 나서고 있다. 특히 판매 실적과 연동해 인센티브를 받는 기존 설계사 조직과 달리 연봉이 정해진 '정규직 설계사'를 채용하겠다는 계획이 가장 눈에 띈다. 좋은 상품이 아닌 수수료가 높은 상품을 추천하는 기존 보험판매 관행을 깨트리겠다는 취지다. 지원자격에는 제한이 없지만 심사 절차가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올해 연말까지 신입 매니저 100명 채용을 목표하고 있다.

기존 보험설계사 시장에 미칠 파장도 주목된다. 보험설계사 조직은 40만 명에 달하지만 정부의 특수고용직 고용보험 도입 추진에다 내년 수수료 체계 개편이 맞물리면서 GA시장을 비롯한 설계사 조직 역시 큰 변화가 예상되는 와중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보맵과 뱅크샐러드 등도 보험비교 및 자산관리업 위주의 핀테크사들도 점차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빅테크의 보험시장 공습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보험권의 대응은 미흡하다. 전 산업에서 언택트를 강조하고 있지만 온라인을 통한 보험 가입은 여전히 손에 꼽힐 정도로 많지 않다. 그나마 온라인화가 빠른 자동차보험 덕분에 손보사들의 온라인보험 가입 비중은 5.3% 수준이지만 생보사는 98.5%가 대면모집을 통해 영업이이뤄진다. 특히 올해 상반기는 코로나19로 대면모집이 어려웠음에도 생보사들의 대면모집 비율은 작년 말 98%에서 최근 98.5%로 오히려 더 높아졌다. 온라인채널을 도입한지 십수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빅테크의 금융시장 진입은 기존 금융권에 역찰별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빅테크의 시장 잠식이 현실화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전국민 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도 10여년 째 국회 벽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이 새 먹거리로 눈독들이는 '마이데이터' 산업도 의료정보와의 결합하는 문제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보험시장인 헬스케어 분야 역시 법적인 문제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기존 보험사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빅테크 기업들의 진격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다음 편에선 개별 빅테크사들의 보험시장 전략에 대해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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