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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디지털 임원들의 이력서

  • 2020.08.21(금) 14:04

신한·우리, 외부수혈 적극적
KB·하나, 내부인재 더욱 중용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계열사를 두고 금융지주회사들이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재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입행원의 50% 가량을 디지털 전문인력으로 뽑는가 하면 디지털업무를 총괄하는 임원들 역시 외부에서 수혈하는 기조가 강해지고 있다. 과거 은행 전산실에서부터 차근차근 IT경력을 쌓아온 내부인재들 역시 중용받는 모습이다.

◇ 순혈주의 깬 신한‧우리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디지털 분야를 외부 인재들에게 가장 적극적으로 맡기고 있다. 통상 은행과 금융지주는 소위 '순혈주의'가 강해 외부에서 임원급 인사를 영입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디지털 임원은 예외다.

먼저 신한금융은 총 5명이 그룹의 디지털을 이끌고 있고 이 중 3명이 외부 출신이다.

그룹의 IT인프라를 책임지는 이성용 신한DS 사장은 이력이 특이하다. 미국 항공우주국 항공우주 엔지니어였던 그는 경영전략컨설팅 전문기업인 베인앤컴퍼니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해부터 신한금융에 합류했다. 그는 현재 신한DS사장과 신한금융 최고디지털책임자(CDO·Chief Digital Officer)를 겸직하고 있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김철기 빅데이터센터장과 장현기 디지털R&D센터 본부장도 외부 출신 인사다. 김철기 센터장은 외국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등을 거친 이후 금융연수원 교수로 일하다 신한은행에 합류했다. 장현기 본부장은 삼성전자, 한국IBM, SK C&C 등을 거쳤다. 김 센터장과 장 본부장은 각각 빅데이터와 AI전문가로 꼽힌다.

신한금융의 16번째 자회사로 합류한 신한AI를 이끌고 있는 배진수 대표는 신한은행 출신의 정통 뱅커다. 이명구 신한은행 디지털그룹 그룹장은 덕수상고를 졸업한 뒤 입행, '상고신화'를 쓰고 있는 인물로 신한은행에서 꾸준히 IT관련 업무를 해왔다.

총 3명이 디지털을 이끌고 있는 우리금융지주도 외부에서 인재를 적극 수혈했다.

노진호 우리금융 디지털‧IT부문 부사장과 황원철 디지털 총괄 상무가 외부 출신이다. 노진호 부사장은 LG CNS 부문장,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 등을 지내다 우리금융에 합류했고 황원철 상무는 KB투자증권, DB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 증권사에서 디지털 관련 업무를 꾸준히 해온 이력이 있다.

우리금융에서 디지털 인프라 확대 첨병역할을 맡고 있는 우리FIS대표는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로도 올랐던 이동연 대표가 역임 중이다. 그는 지주 회장 후보군에 오른 정통 뱅커 출신이다.

최근 농협금융지주도 디지털금융부문장을 외부에서 영입했다. 이상래 농협금융 디지털금융부문장은 삼성 SDS에서 꾸준히 경력을 쌓아왔다.

◇ 내부인재 중용 KB‧하나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역시 외부인재를 수혈하긴 했으나 내부인재를 더욱 중용하는 모습이다.

먼저 KB금융은 IT인프라 계열사 KB데이타시스템 사장을 포함해 총 4명의 디지털 임원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KB데이타시스템을 이끄는 최재을 대표와 윤진수 KB금융지주 데이터 총괄 CDO는 외부출신 인사다. 최재을 대표는 매트라이프 생명, GS, 현대카드 등 유통, 보험, 여신 부분을 두루 거친이후 KB데이타시스템 대표를 맡고 있다. 윤진수 CDO의 경우 삼성전자 빅데이터 센터장, 삼성전자 SDS 클라우드 추진팀장 겸 데이터분석사업담당 상무를 지낸 빅데이터 전문가다.

다만 한동환 디지털혁신총괄, 이우열 IT그룹총괄 등 디지털 핵심 총괄자리에는 내부인재를 중용했다. KB금융은 그간 국민은행 출신인 한동환‧이우열 두 임원에게 디지털과 IT 분야 전무, 상무 등의 요직을 꾸준히 맡긴데 이어 지난해 각 분야의 최고책임자로 선임했다.

하나금융지주는 내부출신 인사를 중용하는 기조가 가장 강하다.

하나금융은 총 6명의 디지털 담당 임원을 두고 있는데 이 중 김정한 하나금융융합기술원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나은행 출신이다. 김정한 원장은 삼성전자, SK 하이닉스에서 요직을 거친 후 하나금융에 합류해 올해 7월까지 지주의 ICT(정보통신기술) 부문을 총괄하다 최근에는 그간 겸직하던 하나금융티아이 내 하나금융융합기술원장직에 집중하고 있다.

◇ 외부인재 우대사항 ‘삼성’ 출신? 

주목할 점은 금융지주들이 영입하는 외부 출신 임원들은 대다수 삼성 출신이라는 점이다. 5대 금융지주의 외부 출신 임원 9명 중 4명이 삼성 이력을 달고 있다.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굳이 삼성출신을 우대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삼성에 국내 최고 인재들이 많다보니 영입하는 인재도 삼성 비중이 커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지주와 은행이 자체적으로 디지털 인력을 키우고는 있지만 좀 더 경쟁에 앞서기 위해 외부인재 수혈이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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