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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그룹 차기 후계 구도 '판이 바뀐다'

  • 2021.03.03(수) 14:54

KB·하나, 50년대생 물러나고 60년대생 부상
법적 리스크 신한·우리, 금감원 제재가 관건

주요 금융그룹들이 회장 연임과 함께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마무리하면서 차기 후계 구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KB금융은 61년생 동갑내기인 허인 KB국민은행장과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이 쌍두마차를 이루며 차기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기존 후보군들이 잇달아 법적 리스크에 휘말리면서 젊은 피로 꼽히는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이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경우 후보군들이 사모펀드 사태에 따른 금융당국의 제재 대상에 오르면서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차기 주자로 꼽히던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중징계 대상이 되면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 함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손태승 현 회장이 잇단 중징계로 3연임 전선에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차기 주자중 한 명으로 꼽히지만 아직 안정권에 들진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5일 하나금융지주를 끝으로 연말연시 금융권 CEO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차기 금융지주를 이끌 회장단들의 윤곽이 잡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현재 금융지주 회장들인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사진 왼쪽부터)

◇ KB금융, 1961년생 쌍두마차 구도

KB금융은 가장 안정적으로 후계 구도를 그려가고 있다. 윤종규 회장이 지난해 11월 연임에 성공하면서 2023년 11월까지 KB금융지주를 이끌 예정인 가운데 1961년생 동갑내기인 허인 KB국민은행장과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이 차기 주자로 거론된다.

작년 말 연임에 성공한 허인 행장은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는 데다 그룹 차원에서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디지털 전환을 총괄하는 KB금융지주 디지털혁신부문장까지 겸직하면서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말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KB금융지주 부회장 자리에 오른 양종희 KB금융 부회장 역시 유력한 후보다. KB국민은행 서초지점장을 지낸 이후 KB금융지주에서 전략기획 부장, 부사장 등을 담당하며 그룹 차원의 큰 그림을 그려온 데다 비은행 계열인 KB손해보험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경영 능력도 입증했다.

◇ 하나금융, 박성호 부행장 다크호스로

하나금융은 그동안 차기 후보군으로 꼽히던 함영주, 이진국 부회장이 모두 법적 리스크가 불거진 데다 주력 계열사인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올초 하나금융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 들지 못하면서 일단 대권에서 멀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신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이 차기 하나은행장 후보로 선임되면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1964년생인 박 부행장은 하나금융그룹이 전사적으로 추진하는 두 가지 사업군인 글로벌과 디지털 부문에서 모두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법인 은행장은 물론 IT 계열 자회사인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도 지낸 박 부행장은 주력 계열사인 하나은행장 선임 이후 경영 능력을 어떻게 입증하느냐가 마지막 관문이 될 전망이다.

◇ 신한·우리, 금융당국 제재가 변수

신한금융은 조용병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던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금융당국의 중징계 대상에 오르면서 변수가 생겼다.

금융당국은 현재 라임사태와 관련해 내부통제 책임을 물어 진 행장에게 문책경고를 사전 통보한 상황이다. 아직 제재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가 확정되면 임기 종료 이후 3년간 금융권 취업이 금지된다.   

그러면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도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임 사장은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신한카드 등 주력 계열사에서 탄탄하게 경력을 쌓아왔다. 2019년 회장추천위원회에서는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우리금융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재 2연임 중인 손태승 회장이 한 차례 더 연임하면서 조직의 안정성과 함께 성장 동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지만, 라임펀드 사태로 직무정지라는 중징계를 사전통보 받으면서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손 회장은 DLF 사태와 관련해서도 이미 중징계를 받고 행정소송 중이어서 또다시 중징계가 결정되면 법적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

손 회장을 대체할 인물로는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이원덕 우리금융지주 수석부사장과 함께 차기주자 중 한명으로 꼽힌다. 다만 손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으려면 우리은행장 연임이 필수다. 지난해 3월 1년 연임에 성공한 권 행장은 올해 3월 임기가 끝난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지주는 조만간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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