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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거침없는 M&A…다음 행보는?

  • 2020.11.09(월) 16:17

아주캐피탈·아주저축은행 지주 품 안으로
증권·보험·핀테크 등 추가 M&A 행보 주목

우리금융지주의 아주캐피탈, 아주저축은행 인수가 연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오랜 기간 우리은행을 주축으로 움직여 온 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 계열사 강화로 어떤 효과를 누리게 될지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 손태승 회장의 네 번째 M&A

지난 2017년 6월 웰투시인베스트먼트는 웰투시제3호 투자목적회사(PEF)를 조성해 아주캐피탈 지분 74%를 취득했다. 우리은행은 해당 펀드의 후순위 출자자로 참여해 1025억원을 투입했다. 동시에 해당 펀드가 가진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취득했다. 웰투시가 아주캐피탈 주식을 매각할 때 우리은행 혹은 우리은행이 지정하는 제3자가 우선매수권 행사가격에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웰투시제3호의 만기는 올해 6월이었다. 하지만 우리은행과 웰투시 사이 지분 인수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웰투시제3호의 만기는 1년 연장됐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를 매수인으로 지정했고,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26일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우리금융지주가 웰투시 소유의 아주캐피탈 주식 4260만5000주(74.04%)를 주당 13433원씩 총 5723억원을 투입해 장외매수한다는 내용이었다.

아주캐피탈은 1994년 한국할부금융으로 설립됐다. 1999년 대우캐피탈로 사명을 변경했고 2005년 아주산업으로 인수돼 2009년 현재의 사명을 갖게 됐다. 자동차금융에 주력하면서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 1016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11.7% 성장했다. 산하에는 6월 말 현재 자산 1조2640억원 규모의 청주 소재 아주저축은행을 완전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이번 인수로 캐피탈과 저축은행을 모두 품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의 아주캐피탈 인수는 우리금융지주 출범 이후 네 번째 인수합병(M&A)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지난해 1월 재출범한 우리금융지주는 그해 중국 안방보험그룹 산하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해 각각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으로 재출범시켰다. 당시 손태승 회장은 "그룹 비은행 부문이 약해서 적극적 M&A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이어 국제자산신탁(현 우리자산신탁)을 인수해 부동산신탁 시장에도 진출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001년 부실은행 통폐합으로 처음 출범했다. 하지만 당시 지분 상당수를 갖고 있던 정부가 공적자금 회수 목적으로 지주 산하 계열사를 매각하면서 2014년 지주체제가 해체됐다.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운영되다 2016년 정부가 보유지분 일부를 시장에 매각하는 등 민영화를 시도하면서 지난해 초 지주사로 재출범했다. 손태승 회장은 이 과정을 진두지휘하다 올해 초 3년 연임에 성공했다.

◇ 지주 수익성 다각화…증권사가 아쉬워

우리금융지주의 아주캐피탈 인수는 손 회장이 강조한 대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6월 말 우리금융지주 내 은행부문 자산은 전체의 95%에 육박하고 이익의존도 역시 90.0% 수준에 달한다. 그룹에서 우리은행을 위시한 은행부문 비중이 압도적인 반면 그만큼 비은행 계열사 비중은 미약하다. 은행업황은 저성장·저금리 기조로 성장 자체가 둔화할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캐피탈과 저축은행의 합류는 금융지주 전체의 이익 규모를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IBK투자증권은 이번 인수를 통해 우리금융지주의 비은행 자회사 이익 비중이 현재 10% 수준에서 20%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9일 종가 기준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9610원으로 전날대비 0.95%상승했다. 올해 8월 중순 8000원대 후반대로 떨어진 이후 지난달까지 답보상태를 유지하다가 최근 반등했다.

아주캐피탈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다. 올해 6월 말 현재 아주캐피탈의 레버리지 배율은 9.0배. 총자산이 자기자본의 9배 규모에 달한다는 뜻이다. 현행법상 캐피탈사의 레버리지 배율은 최대 10배를 넘을 수 없다. 그 이상 대출을 일으키려면 자기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아주캐피탈이 공격적 영업을 위해 지주차원의 유상증자 등을 기대할 수 있고 다른 계열사와 영업연계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최근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사 3곳이 일제히 아주캐피탈의 신용등급을 상향검토 대상에 등록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저축은행도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아주저축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신뢰도와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지주 산하로 편입되면서 영업활동이 보수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추후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에 나설지도 관심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와 달리 산하에 증권사와 보험사를 거느리고 있지 않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 활황으로 증권업계 수익성 확대가 주목받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최근 금융업계 안팎으로 디지털화가 빠르게 자리잡으면서 핀테크 업체와의 협력전망 역시 업계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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