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보험정책+]수수료개편 후②2021년 생·손보 누가 웃나?

  • 2020.11.11(수) 09:29

생·손보사 수수료 구조 달라 '1200%룰' 효과 주목
금리하락에 '20년납' 종신 사라지고 납입기간 줄어
손보, 생보 대비 운신폭 좁아 단기 갱신형 전환 가능

올해 초 보험사들은 경영위기를 타개할 보험상품 전략으로 생보·손보 할 것 없이 '제3보험'에 집중해 왔습니다. 이미 손보사들의 경쟁이 치열했던 상황에서 생보사들이 뛰어들면서 제3보험 시장은 새로운 격전지가 됐습니다. 그러나 2021년 수수료 개편 정책에 따라 '1200%룰'이 적용되면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같은 제3보험이라고 해도 생보사와 손보사 상품의 사업비 구조가 달라 유불리가 갈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1년 수수료 개편으로 새롭게 바뀔 보험 시장을 전망해봅니다. [편집자]

내년 보험시장은 어떻게 변할까요? 수수료 개편은 과도한 사업비 지급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시행됐고 내년부터 본격 적용됩니다. 보험사들이 수수료 정책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상품의 구조를 비롯해 주력상품, 시장의 판도가 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각사의 전략이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어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기는 어렵지만 현 상황을 토대로 몇몇 가정을 통해 내년 보험상품 시장의 변화 양상을 예상해 봤습니다.

◇ 생보 '20년납' 종신보험이 사라진다?

우선 생명보험의 가장 대표적인 상품인 종신보험의 납입기간 축소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20년납 종신보험은 보험상품 가운데 수수료가 가장 높아 오랜 기간 생보 설계사들의 주력 상품이었습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20년납 종신보험 판매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1200%룰' 적용으로 초년도 수수료가 크게 주는데다 장기납 종신보험 판매가 계속해 어려워지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보험, 수수료, GA, 수수료테이블

법인보험대리점(GA) 기준 20년납 유니버셜종신보험의 초년도(계약 후 첫해에 받는) 수수료는 최대 1300% 수준입니다. 여기에 인센티브 개념으로 계약 다음 달에 지급하는 시상까지 합하면 초년도 수수료는 1450~1600% 수준으로 올라갑니다. 통상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GA규모나 실적에 따라 수수료 최대치는 더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1200%룰'은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첫해 수수료를 계약자가 납입하는 1년치 보험료(월납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규제로 2021년 1월부터 적용된다.

이중 1000% 이상을 계약 다음 달 초회수수료로 받습니다. 월 20만원을 납입하는 상품을 판매했을 때 다음달 200만원 이상을 수수료로 받는다는 얘깁니다.

그러나 내년부터 대부분의 보장성보험 상품에 동일하게 1200%룰이 적용됩니다. 1200%룰은 초년도 수수료를 최대 1200%까지 제한하는데, 여기에는 수수료 외에 추가로 지급하던 시책이나 시상을 비롯해 지점장이나 영업팀장, 교육·설계매니저에게 지급하는 비용 등 직·간접적으로 설계사에게 귀속되는 모든 비용이 포함됩니다. GA의 경우 GA본사의 운영비와 관리비도 포함됩니다.

즉 GA 소속 설계사의 경우 1200% 내에서 GA본사 운영비와 관리비를 제하고, 보험사에서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비용도 제한 나머지에서 수수료와 시상을 합쳐 설계사에게 지급하게 됩니다. 지금보다 초년도에 받는 수수료가 크게 낮아질 수 있습니다.

초년도 가장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었던 종신보험도 동일하게 1200%룰을 적용받습니다. 수수료 총량을 제한하지는 않기 때문에 2, 3년차에 받지 못한 수수료를 받을 수 있지만 판매 노력 대비 당장 수수료 수익이 크지 않다보니 종신보험의 판매유인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종신보험이 본래의 역할인 사망보장 상품으로 판매되지 않은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입니다. 금리가 높은 시절에는 사망보험금 1억원을 보장받기 위해 납입하는 보험료가 2000만~3000만원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도 크게 낮아져 이제는 1억원을 보장받기 위해 내야하는 보험료는 8000만~9000만원 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사망보장을 위한 보험가입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대신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과 판매수수료 축소로 시장이 크게 위축된 저축성보험, 연금보험 수요가 종신보험으로 이동했습니다. 사망보험금이 아닌 10년 이상 납입 후 환급률이 일반 예·적금보다 유리하다며 사실상 금리혜택이 높은 저축성 상품으로 종신보험을 판매해 왔기 때문입니다.

* 제3보험은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 판매 가능한 보험종목의 영역. 생명보험의 정액보상 특성과 손해보험의 실손보상 특성을 모두 갖고 있어 어느 한쪽에 포함되지 않고 별도 영역으로 분류된다. 제3보험에 속하는 상품으로는 ▲상해보험 ▲질병보험 ▲간병보험 등이 있다.

그러나 추가납입 축소와 예정이율 인하 등으로 더 이상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종신보험을 판매하기는 어려워졌습니다. 종신보험은 생보사의 보험료수입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효자상품이었지만 그 때문에 제3보험 시장으로 빨리 진입하지 못했고 새 회계제도 도입시에는 골칫덩이 신세로 전락할 상황입니다.

종신보험처럼 만기가 긴 장기계약은 부채로 계상돼 보험사가 잔존만기(Duration, 듀레이션)가 긴 자산을 매입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됩니다.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 갭이 커질수록 금리변동에 따른 익스포저(Exposure, 위험액)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리스크가 큰 만큼 쌓아둬야할 준비금도 커집니다.

일부 고능률 설계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설계사들은 당장 다음 달에 받는 단기 수익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이 줄어드는 만큼 판매가 쉬운 상품으로 전환해 다수의 계약을 체결하려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장시간, 자주 고객과 만나기 어려운 점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종신보험을 주로 판매했던 설계사의 경우 납입기간이 짧은 저해지, 무해지 상품을 판매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 저해지, 무해지 상품의 경우 납입기간에 해지시 해약환급금을 전혀 받지 못하거나 기존대비 절반수준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종신보험 대비 납입기간을 10년납 정도로 줄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체적으로 종신보험의 납입기간이 축소될 것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 손보, 단기납 갱신형 상품으로 대전환 

손보사는 거의 대부분 초년도에 수수료를 몰아서 지급해왔기 때문에 1200%를 넘어서는 부분에 대해 2차년도 수수료 테이블을 새롭게 마련할 전망입니다. 표에서처럼 수수료만 보면 생보사에 비해 낮지만 시상 등 인센티브가 높아 초년도에 1500~1600% 정도의 수수료를 지급해 왔습니다. 경쟁이 심할 때는 1800%까지 지급하는 때도 있었습니다.

시상은 다음 달인 초회수수료와 함께 곧바로 지급되기 때문에 판매 전략에 따라 영업현장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습니다. 때에 따라 자유롭게 변경이 가능해 손보사들이 발 빠르게 상품전략을 변경하고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것도 시상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1200%룰이 적용되면 시상을 많이 지급했던 손보사들이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주차시상, 특별시상 등 그동안 다양하게 시상이 제공돼 왔기 때문에 설계사들 입장에서 갑작스럽게 시상을 줄일 경우 수익적인 측면에서 불만이 커질 수 있습니다.

더욱이 손보사는 GA설계사들의 가입설계 및 계약체결을 돕는 설계매니저를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형사들의 경우 500명 내외, 메리츠화재의 경우 800명 넘게 보유 중입니다. 이들의 급여 역시 설계사 수수료에 간접비용으로 귀속되기 때문에 생보사에 비해 지급할 수 있는 초년도 수수료는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시상 수준을 어느 정도 유지한다고 하면 1200% 내에서 기본수수료가 더 낮은 단기납 상품으로 상품전략이 옮겨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납입기간이 줄어들면 보험료가 크게 오른다는 점입니다.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갱신형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보험사 입장에서 갱신형 상품은 만기 후 재갱신을 통해 보험료가 새롭게 결정되기 때문에 손해율 상승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고 보험료도 크게 낮출수 있습니다. 특히 비갱신형과 수수료가 동일하다는 측면에서 설계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부분도 없습니다.

손보사들이 그동안 판매해온 제3보험(장기보험) 상품들은 대부분 100세만기 상품으로 생보의 종신보험과 유사하게 장기간 보장해줘야 하기 때문에 준비금을 더 쌓아야 하는 부담을 지고 있습니다. 보장 경쟁으로 손해율이 높아져 더 좋은 보장을 담아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비갱신형 담보가 더 좋다는 인식이 시장에 퍼져있어 단기간에 전환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비갱신형 담보들의 보험료가 이미 크게 올라 있는 상태입니다. 손보사들이 전반적으로 갱신형의 인수기준을 낮추고 보장이 더 좋은 담보를 탑재할 경우 자연스레 시장이 옮겨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기존보다 납입기간이 짧은 10년갱신형 상품이 제3보험 시장의 주류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 갱신형 보험…생보 제3보험 시장 확대 기회?

갱신형 상품 시장의 확대는 생보사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손보사들은 그동안 기존 고객의 계약을 분석하고 부족한 보장을 추가로 보험가입을 유도하는 이른바 '업셀링' 정책을 써왔습니다. 이는 곧 기존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추가적으로 보장이 필요한 분야를 환기시켜 새로운 계약을 유치하는 전략입니다.

문제는 최근 손보사들이 보장을 확대하며 높아진 손해율로 보험료가 상승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보험료가 낮은 무해지보험을 다수 판매해 왔다는 것입니다. 무해지보험은 중도에 해지하면 환급금을 전혀 돌려받지 못하기 때문에 이전처럼 업셀링 정책을 사용하기 쉽지 않습니다.

결국 기존에 가입한 무해지보험을 해지하고 새로운 상품을 가입시키기 위해서는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강력한 혜택을 주는 상품이 있어야 합니다.

손보사들의 경우 그동안 제3보험 시장에서 보장 확대 등으로 경쟁을 해오며 손해율이 높아져 있지만 생보사는 아직까지 제3보험 시장에 적극 나서지 않아 손해율이 높지 않습니다. 때문에 보다 공격적인 상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손보 대비 초년도 수수료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강점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생보사들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고 제3보험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단기납 갱신형 보험 상품시장이 확대될 경우 상대적으로 손해율이 낮아 공격적으로 상품을 출시할 수 있어 생보사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제3보험 시장이 이미 손보사 중심으로 쏠려있고 가입설계를 돕는 설계매니저 등 손보사 인프라에 설계사들이 익숙해져 있어 손보사들이 쉽게 시장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습니다.

◇ '2차년도 수수료'로 시장 재편될 수도

지금까지의 예상은 '기존 수수료 테이블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수수료를 보존하기 위해 어떤 변화들이 생길까'를 전제로 예상해 본 내용입니다. 때문에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고 수수료 정책이 어떻게 나올지도 아직 미지수입니다. 초년도 수수료가 1200%로 제한되기 때문에 결국 2차년도 수수료를 누가 얼마나 많이 줄지에 따라 시장이 재편될 수도 있습니다. 수수료 총액 제한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2차년도 수수료 경쟁은 이미 예고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설계사들은 1차년도 수수료에 따라 생존이 갈릴 수 있습니다. 정책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같은 위험을 줄이면서 점진적으로 분급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초년도 수수료가 제한된다고 해도 '초회수수료' 비중을 기존보다 크게 높이면 매월 받는 수수료 규모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 경우 설계사 수익은 보존될 수 있지만 단기간에 보험사 지출 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수수료 선지급에 따른 자기계약, 먹튀설계사, 고아계약 등이 여전히 해소 못 할 문제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수료 전략은 늦어도 이달 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현재의 문제점을 타개하면서도 여전히 시장점유율 경쟁을 놓지 못하는 보험사들이 어떤 결정을 하고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꼭 필요한 경제정보만 모았습니다[비즈니스워치 네이버 포스트 구독하기]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많이 본 뉴스 최근 2주 한달

산업·부동산 경제·증권 디지털·생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