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편의점에 꽂혔다. 빅테크와 경쟁을 위해 각종 생활 플랫폼과 제휴가 활발한 가운데 특히 편의점과 맞손잡기가 꾸준히 늘고 있다.
편의점은 은행들이 공들이고 있는 MZ세대(10~30대인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와 가맹점주 등 소상공인 공략이 가능한 데다 점포 수가 다른 유통채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아 지점으로 활용 가능성도 매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은행들, 편의점과 맞손 '러시'
최근 신한은행은 GS리테일과 온오프라인 채널 융합을 통한 미래형 혁신 점포를 공동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미래형 혁신 점포를 구축하고, 편의점을 통해 금융업무 처리는 물론 특화 금융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편의점 가맹점주를 위한 업무제휴를 통해 소상공인 대출을 확대 중이다. 하나은행은 BGF리테일과 상생금융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CU 전용 모바일 브랜치, 신용보증재단 대출 대행서비스, 상호 공동 마케팅, 신상품 및 서비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브랜치의 경우 CU 가맹점주들이 별도 앱 설치나 회원 가입, 영업점 방문 없이 신속한 금융업무 처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해 말 세븐일레븐과 상생금융 및 신사업 제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편의점 경영주 대상 대출과 맞춤형 공급망 금융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은행 입맛에 '딱'
은행들이 편의점 껴안기에 나서는 데는 가장 밀접한 오프라인 생활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디지털 금융 확대 및 불필요한 비용 감소와 맞물려 지점 등 점포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데 지점 감소에 따른 금융 사각지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반면 편의점의 경우 도서지역까지 산재해 있어 간편한 금융서비스와 접목하면 지점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수요가 크지 않지만 꼭 점포가 필요한 곳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 편의점도 점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최첨단 스마트 편의점을 늘리면서 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 확대와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편의점 고객 특성상 굉장히 다양한 세대와 고객 공략이 가능하다는 매력도 크다. 앞선 신한은행은 GS리테일과 함께 MZ세대에 특화된 전자금융서비스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MZ세대들이 가장 자주 활용하는 편의점에서 금융 업무 처리가 가능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이들 취향에 맞는 금융상품 공급도 가능한 셈이다.
젊은 층이 주로 이용하는 편의점의 경우 여러 콜라보 제품의 성지가 되면서 MZ세대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고 있다. 신한지주 계열사인 신한생명은 이름이 비슷한 '신한생면'을 CU 편의점에서 선보였는데 이 역시 최근 추억의 상품을 소환하는 편의점 마케팅에 편승한 전략이다.
잠재 소매 고객군뿐 아니라 최근 전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는 중금리 대출 고객인 소상공인을 공략하기에도 편의점은 매력적인 대상으로 꼽힌다.
산업자원부와 GS리테일 등에 따르면 지난 2016년 3만3000개였던 편의점 점포 수는 지난해 4만7500개로 급증했다. 특히 편의점 산업은 소용량 식품과 생활필수품을 판매해 상대적으로 경기에 둔감한 편이다. 실제 다른 자영업의 경우 도산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 안정성이 보장되는 편의점으로 업종을 바꾸는 가맹점주들이 많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빅테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 온라인 소상공인 대신 오프라인 차원에서 공략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