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이 다소 아쉬운 3분기를 보냈다. 지난 2분기에 비해 순익이 줄면서다. 국내 주요 은행들이 3분기에 전분기와 엇비슷한 수준의 순익으로 호실적 행진을 이어간 것과 비교된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올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순익이 지난해 연간 순익을 뛰어넘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영향이 3분기까지 이어지면서 지난해 끊겼던 연간 순익 성장 모멘텀이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15일 SC제일은행은 올해 3분기 795억원의 순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 9억원의 순익을 낸것에 비해 순익이 8722.2%나 증가한 수치다.
다만 지난해 3분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했고 올해 3분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국내 은행들이 전분기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순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성과다. SC제일은행은 지난 2분기 819억원의 순익을 낸 바 있다.
올해 3분기 실적이 2분기보다 소폭 줄어든 데는 비이자이익 감소 영향이 컸다. SC제일은행은 올해 3분기 716억원의 비이자이익을 거뒀다. 전분기 960억원에 비해 25%나 줄었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비이자이익 감소가 SC제일은행의 강점인 WM(자산관리)분야에서 영업력이 떨어진 것이 아닌 달러-원 환율 변동으로 인한 환차손 영향이 컸다는 점이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치솟으면서 외환 트레이딩 부문이 주춤한 탓에 비이자이익이 감소했다는 게 SC제일은행의 설명이다.
아울러 지난 8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자이익이 역성장 한 점도 아쉬웠다. SC제일은행의 올해 3분기 이자이익은 2467억원으로 전분기 2528억원에 비해 2.42%줄었다.
그럼에도 연간으로는 순익 성장의 모멘텀은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순익은 26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29억원에 비해 44.5%나 늘었다. 이는 지난해 연간순익 2571억원을 이미 뛰어넘은 수준이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3분기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9억원의 순익밖에 올리지 못하 만큼 미래 리스크에 대한 대비는 국내 시중은행에 비해 착실하게 마련돼 있다. 올해 3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21%, 연체율은 0.11%로 국내 최상위 수준이다. 아울러 대손충당금적립비율 역시 238.33%로 국내 시중은행 평균(130%)보다 훨씬 높다.
때문에 아쉬운 3분기를 보냈더라도 앞으로 꾸준한 성장세는 시현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SC제일은행은 소매금융과 WM분야에 집중하면서 가계부문에서는 충분한 충성고객을 확보했고, 기업금융이 경우 모기업인 SC그룹의 인프라를 활용한 만큼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최근 출범한 토스뱅크에 주주사로 참여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했으며 경쟁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이 소매금융 철수를 발표하면서 국내 유일 소매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계 은행이라는 희소성을 갖추게 된 것도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지난해 코로나19로 꺾였던 순익성장의 모멘텀을 올해부터 다시금 갖출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