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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전 엇갈린 국책은행, 산은 울고 수은·기은 '긴장'

  • 2022.06.22(수) 14:40

윤 정부 지방공약, 산은 부산 이전만 포함
산은 노조 결사항전…타 노조 휩쓸릴까 노심초사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주요 국책은행 희비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새 정부가 KDB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을 주요 공약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책은행 등 금융 공기업의 지방 이전은 매 선거마다 다수 후보의 공약에 포함됐지만 노조 등의 반발로 현실화하지는 못했다.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정부 추진 의지가 강한 만큼 산은 노조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이전과 달리 지방 이전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IBK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은 안도하면서도 혹여 지방이전 이슈에 엮일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강석훈 회장 취임…'발등의 불' 떨어진 산은 노조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부터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공약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위는 부산 공약으로 산업은행 이전을 담으면서 이를 공식화했다.

이런 가운데 강석훈 회장이 지난 21일 지명 2주 만에 공식 취임하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전망이다. 강 회장 앞에 놓인 최우선 과제는 새 정부의 공약(부산 이전)을 어떻게 이행하느냐다.

강 회장은 취임사와는 별도로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부산 이전 등 현안사항에 대해선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소통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직원들의 목소리를 외부에 알리겠다는 게 강 회장 생각이다.

하지만 산업은행 노조는 강석훈 회장 퇴진을 외치며 투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산은 노조는 성명서에서 "강석훈 회장 퇴진과 본점 이전 저지 투쟁을 위해 일어설 것"이라며 "직원들을 넘어 입성한 것을 사과하고 지방이전 반대를 천명할 때까지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지금처럼 출근 저지 투쟁을 유지할지 등 방법에 대해선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산은 노조 관계자는 "지방이전 반대를 위한 투쟁을 이어가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강 회장이 출근한 만큼 방법 등에 대한 노조 내부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여러 방안이 거론되고 있어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출입‧기업은행 긴장

또 다른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과 IBK기업은행은 부산 이전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런 만큼 부산 이전 중심에 서있는 산업은행과는 거리를 두면서도 한편으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는 부산 지역공약으로 산업은행 이전과 함께 해양금융 중심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 이전이 이뤄진다면 이후 또 다른 국책은행들의 이전 추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수출입은행과 기업은행 노조는 산은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과 지방이전 반대 집회 등에 집행부 일부가 참석해 힘을 보태기도 했다. 

한 국책은행 노조 관계자는 "새 정부 지방이전 공약 대상은 산업은행이지만 국책은행의 지방이전은 금융 경쟁력 약화 등을 가져와 명분이 약하다"며 "다만 현 시점에선 지방이전 이슈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행장이 공석인 탓에 낙하산 인사 이슈도 존재한다. 그동안 수출입은행을 이끌었던 방문규 행장이 국무조정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까닭이다.

수은 노조는 현재 낙하산 행장을 저지하기 위해 신임 행장이 지명되기 전부터 관련 성명을 발표하는 등 대응에 나선 상태다.

수은 노조는 지난 13일 성명서를 통해 "전문성 없는 '폴리페서'(현실 정치에 뛰어드는 대학 교수)를 행장으로 선임하고자 한다면 금융과 경제를 모르는 무능한 정권임을 국민 앞에 자인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외부 인사를 고려한다면 수은 구성원 눈높이와 기준을 충족하는지 낱낱이 따질 것이고, 그 인사가 이 난국 속에서 수은을 이끌 적임자인지 철저히 검증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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