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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수협은행장에 내부 출신 강신숙 내정…금융권 영향은

  • 2022.11.15(화) 18:10

중앙회 부대표에서 첫 '여성 은행장'으로
'상고신화' 쓰고 '유리천장' 깬 금융전문가 평가
'외풍' 부는 금융권 수장 교체기 파급효과 관심

차기 수협은행장으로 강신숙 수협중앙회 금융담당 부대표가 내정됐다. 선임이 확정되면 강 내정자는 수협은행 사상 2번째 내부 출신 행장이자 첫 여성 행장이 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수협은행장 내정에 적잖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최근 수협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에 정치권과 연이 닿은 외부인사가 유력하다는 풍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중 가장 먼저 가르마를 탄 수협은행이 '외풍'을 버텨낸 것이다.

'유리천장' 깬 강신숙 내정자

수협은행은 15일 은행장추천위원회를 열고 강신숙 수협중앙회 금융담당 부대표를 내정했다. 남은 절차는 16일과 17일 수협은행 및 수협중앙회의 이사회와 총회 등이다. 강 내정자는 이르면 17일부터 은행장 업무를 수행한다.

강 내정자는 견고하기로 소문난 수협의 '유리천장'을 깨온 대표적인 여성 인재로 꼽힌다. 1979년 수협중앙회에서 경력을 시작한 그는 최연소 여성부장, 수협 최초 여성본부장, 수협 최초 여성 상임 이사 등을 거쳤다. 전주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수협에 취업해 '상고출신' 신화를 쓰는 금융인 중 하나기도 하다.

은행업에 대한 이해도 남다르다는 평가다. 수협 내에서 중부기업금융센터 센터장, 강북지역금융본부 본부장, 강남지역금융본부 본부장, 수협 신용사업부문 마케팅본부장 그리고 수협은행 부행장 등을 지냈다.

강 내정자는 앞으로 수협은행을 중심으로 하는 수협금융지주를 만드는 데 조직의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선 은행장들은 수협중앙회의 공적자금 상환이 해결이 가장 큰 과제였으나, 수협중앙회는 이를 최근 모두 털었다. 수협중앙회는 수협은행을 중심으로 하는 수협금융지주 설립을 차기 로드맵으로 정해두고 있다. 

다시 말해 강 내정자에게 수협금융지주의 설립의 초석을 닦는 과제가 부여됐다는 게 금융권 관측이다. 

정치권 외풍 잦아들까

눈을 수협 밖으로 돌리면 금융권에서는 향후 다른 금융사 CEO 인사에 어떤 파급효과가 있을지 관심을 둔다. 우선 정치권 압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다른 금융사에 특정 후보를 올리기 위해 수협에서는 물러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수협은행은 애초 김진균 전 행장의 임기 종료 이전 차기 행장을 뽑기로 했으나 실패했다. 이후 2차례의 추가 공모에 걸쳐 차기 행장 선임에 성공한 것이다. 선임 과정이 녹록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관련기사: 차기 수협은행장 '정부 vs 수협' 대립 재탕?(10월12일)

이는 은행장 선임의 권한을 쥔 수협중앙회 측과 정부 측의 의견이 조율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선임 구조부터 그렇다. 수협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는 수협은행의 대주주인 수협중앙회가 추천한 2인, 정부(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해양수산부)가 추천한 3인으로 구성된다. 차기 행장은 5명중 4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수협중앙회와 정부의 의견 조율이 필수인 이유다.

익명을 원한 수협중앙회 한 관계자 역시 "그간 추가 공모를 한 것도 수협은 내부출신 인사를 선호했고 정부 측은 외부 출신 인사를 선호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충돌했기 때문"이라며 "정치권의 외풍 때문에 인사가 늦어진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전했다.

수협의 인선이 향후 금융권 CEO 선임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앞으로는 더욱 굵직한 금융권 CEO 인사가 남아있는데 최근 금융감독원장이 인선에 사실상 개입하려는 의지를 드러내 비판 여론이 있다"며 "이번 수협은행장 인선은 외풍이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정치권 줄대기가 움츠러들 가능성도 있어보인다"고 짚었다.

이는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연임을 노리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향해 사실상 포기하라는 메세지를 보낸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다만 다른 금융사 인선 과정은 여전히 두고볼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관련기사 : 오이밭에서 신발끈 맨 이복현 금감원장(11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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