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등 사용액 소득공제는 직장인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하는 연말정산 공제항목이다.
생활하는데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소비를 근거로 세금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해 동안 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현금영수증 처리를 한 금액 중 일부를 세금에서 내야할 소득에서 공제한다.
총급여 25% 넘게 써야 공제
하지만 신용카드 사용액 등에 대한 소득공제는 생각보다 '공제문턱'이 높다. 기본적으로 총급여의 25%를 넘겨 사용한 금액만 소득공제 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연봉에서 각종 비과세소득을 제외한 총급여가 4000만원이라면 지난 1년 간 카드사용액 등이 1000만원을 넘겨야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 근로자가 이런 저런 생활비로 쓴 신용카드 사용액이 20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총급여의 25%인 1000만원을 제외한 1000만원만 공제대상이고, 신용카드 공제율 15%인 150만원을 소득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총급여 4000만원인 근로자는 인적공제와 다른 공제들을 적용하더라도 대략 15%의 소득세율을 적용받는다. 150만원을 공제받는다면 대략 22만5000원 정도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
만약 이 근로자가 신용카드를 1000만원까지만 썼다면 공제문턱에 걸려 절세액도 '0원'이 된다. 하지만 이 근로자는 대신 1000만원의 소비를 덜 한 셈도 된다. 22만5000원의 절세효과와 1000만원의 절약효과가 상충되는 것이 연말정산이다.
신용카드<체크카드·현금영수증
물론 이왕에 해야할 소비를 했고, 소비액이 총급여의 25%를 넘겼다면 공제를 조금이라도 더 받는 쪽을 선택한 근로자가 유리하다.
소비방법에 따라 공제율과 공제한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신용카드는 공제율이 15%이지만, 체크카드와 선불카드, 현금영수증은 공제율이 그 갑절인 30%다.
앞선 사례의 근로자가 총급여 25% 초과분인 1000만원을 신용카드가 아닌 체크카드로 썼거나 현금으로 지불하고 현금영수증을 받아뒀다면 공제금액은 150만원이 아닌 300만원이 되고, 절세효과는 22만5000원이 아니라 45만원으로 늘어난다.
이 또한 신용카드를 쓰면서 돌려받는 포인트 및 할인혜택과 체크카드 및 현금사용을 통한 절세효과가 상충한다. 소비방법에 대한 판단은 근로자의 몫이다.
자가용·대형마트<대중교통·전통시장
사용처에 따라 부여하는 추가공제도 있다.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한 경우에는 공제율 40%를 적용해 100만원을 추가로 소득공제받을 수 있다.
대중교통비도 40% 공제율로 100만원을 추가공제하며, 총급여 7000만원 이하 근로자에 한해 책을 구입하거나 공연장, 미술관, 박물관에 지불한 입장료도 30% 공제율로 100만원을 추가공제해준다.
특히 대중교통비는 작년 하반기 사용분(2022년 7월~12월)만 80%의 높은 공제율을 적용한다. 이번 연말정산에서만 한정적으로 적용하는 공제율이다.
2021년보다 더 썼으면 추가공제
코로나 위기 극복대책에 따라 전년도보다 더 소비한 경우 소득공제를 얹어주는 혜택도 있다.
전체 신용카드 등 사용액과 전통시장 사용액이 각각 전년도 사용액의 5%를 초과해 증가했다면 초과액의 20%를 100만원까지 추가공제한다.
이왕에 소비가 늘었다면 받을 수 있는 혜택들이지만, 추가공제를 받기위해 작정하고 전년도보다 카드를 더 쓴 직장인은 드물 것이다.
공제를 목표로 작년 하반기에만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한 경우 역시 찾기 어렵다. 이런 공제들은 단순히 더 썼다면 그냥 챙겨 받을 뿐이다.
어쨌거나 최대 공제한도까지만 공제
신용카드 등 사용액이 제 아무리 많더라도 공제한도까지만 공제된다는 것도 알아둬야 한다.
총급여 7000만원 이하 근로자는 300만원, 7000만원 초과~1억2000만원 이하 근로자는 250만원, 1억2000만원 초과 근로자는 200만원이 공제한도다.
여기에 전통시장 100만원, 대중교통 100만원, 소비증가분 100만원, 도서·공연·미술관·박물관 사용액(7000만원 이하만 해당) 100만원의 추가공제를 모두 챙길 정도로 소비를 했다면 400만원을 더 공제받을 수 있다.
극단적으로 모든 항목에서 최대로 소비하더라도 7000만원 이하 근로자는 최대 700만원, 1억2000만원 초과 근로자는 최대 500만원까지만 공제받을 수 있다.
특히 총급여가 7000만원이 넘는 근로자는 공제한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전통시장과 대중교통 이용의 비율을 높이는 것이 그나마 조금 더 절세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