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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바로 줘도 절세 된다

  • 2023.03.21(화) 07:07

세대생략증여가 유리한 경우 3가지

조부모가 손자녀에게 직접 증여하는 경우, 세대를 건너뛴다는 뜻에서 세대생략증여라고 부르는데요.

세대생략증여는 단계를 건너뛰는 증여 세법상 할증과세라는 페널티를 물게 돼 있습니다.

조부모가 자녀에게, 다시 그 손자녀에게 증여하면 두 번의 증여가 발생하고 세금에 대한 고민도 두 번 해야 하지만, 세대생략증여는 그 절차와 고민이 한 번으로 줄어들죠.

부모자식간에는 부양의 의무가 있지만, 부양의 의무도 없는 조부모가 직접 증여하는 것은 일종의 세금 회피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세금을 더 무겁게 매기는 규정이 할증과세입니다.

세대생략증여에는 증여세 산출세액의 30%를 할증해서 가산하는데요. 직계비속인 수증자가 미성년자이면서 증여금액이 20억원이 넘는 경우에는 40%를 가산합니다.

하지만, 할증과세에도 불구하고 세대생략증여를 해야 할 수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세대를 건너 뛴 증여도 그 활용방법에 따라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크게 3가지로 정리해봤습니다. ▶도움말 : 이장원 세무사(장원세무사 대표)

상속증여와 세금 /삽화=김용민 기자 kym5380@

① 어차피 두 번 증여할 상황이라면 건너뛰자

우선 두 차례 증여가 가까운 시일 내에 연이어 발생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조부모가 부모세대에게 증여하더라도 곧장 부모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증여를 해야하는 상황인 경우죠. 

이런 경우라면 두 번의 증여를 통해 두 번의 세금부담을 하는 것보다는 세금 부담이 할증되더라도 한 번만 증여하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할아버지가 아들에게 5억원을 증여하고 수년 내에 아들이 다시 손자에게 5억원을 증여해야 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이 때 할아버지가 아들에게 증여하면서 *증여세 8000만원을 부담하고 다시 아들이 손자(성인 기준)에게 줄 때 증여세 8000만원을 또 내야 합니다. 5억원이 할아버지에게서 손자에게 가기까지 증여세만 총 1억6000만원을 내야 하는 것이죠.

*(5억원-증여재산공제 5000만원)×5억원 이하 증여세율 20%-누진공제 1000만원=8000만원

하지만 같은 상황에서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바로 증여한다면 총 증여세는 8000만원에서 30%가 할증되더라도 1억400만원이 됩니다. 세대를 건너뛰면서 5600만원의 세금을 줄일 수 있는 거죠.

만약 증여한 재산이 부동산이라면 두 번 내야 할 취득세도 한 번으로 줄어드니까 절세효과는 더욱 클 겁니다.

② 이미 많이 받은 자녀, 이번에는 손자에게

세대생략증여는 증여재산공제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측면에서도 상당히 유용한 방법입니다.

직계존속으로부터 받는 증여재산의 공제금액은 조부모와 부모를 모두 통산해서 일괄적으로 10년간 5000만원인데요. 준 사람은 달라도 할아버지가 준 돈, 아버지가 준 돈을 합산해 공제금액을 계산한다는 거죠. 할아버지가 5000만원 주고 아버지도 5000만원 줬다면 직계존속으로부터 1억원을 증여받은 것이 됩니다.

그런데 반대로 '받는 사람이 다른' 경우에는 공제금액을 따로따로 계산합니다. 납세의무자인 수증자가 달라지기 때문인데요.

10년 내에 아들에게 5000만원 주고, 손자에게도 5000만원 주면 각각 공제금액 범위에 들어가서 증여세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죠.

따라서 자녀가 이미 공제금액을 넘어서서 증여를 받은 상황이라면 추가적인 증여는 손자녀가 직접 증여받는 것이 증여세 측면에서는 유리해집니다.

극단적으로 이미 아들이 30억원을 증여받았다고 한다면, 여기에 추가로 증여할 경우 최고 50%의 높은 세율로 증여세를 내야 하는데요.

추가 증여를 아들이 아닌 손자에게 직접 한다면 공제금액도 별도로 계산하고, 금액에 따른 세율도 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됩니다.

③ 상속세까지 생각한다면 손자를 보라

조부모 세대가 '증여'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미리준다'는 의미일 겁니다.

죽기 전에 미리 후손들을 지원해서 자리를 잡도록 도움을 주겠다는 뜻이죠. 하지만 세금차원에서도 미리주는 것은 중요합니다.

상속인이 상속개시일(사망일) '10년 이내'에 증여받은 재산은 상속재산에 합산하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사람이 죽는 시기는 예상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피상속인 입장에서, 죽기 10년 전에 증여한다고 증여한 것이 갑작스레 10년 이내에 사망하면서 증여가액이 상속가액에 합산되는데요. 이런 이유로 상속인들이 무거운 상속세를 물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경우에도 세대생략증여를 활용하면 절세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상속세를 계산할 때 '상속인이 아닌 사람'이 사전에 증여받은 재산은 상속개시일 전 '5년 이내'의 것만 합산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지가 사망하고 아버지가 살아 있는 경우, 손자녀는 민법상 선순위 상속인이 아닌데요. 따라서 사망하기 5년 전에 손자녀에게 증여한 재산은 상속재산에 합산하지 않게 됩니다.

만약 고령의 조부모가 상속재산에 대한 절세플랜을 고민하고 있다면, 손자녀에게 곧장 증여하는 세대생략증여를 활용해볼 필요가 있겠죠.

이장원 세무사는 "재차 증여할 계획이 있거나 부모세대가 이미 증여를 충분히 받은 경우, 그리고 상속세 부담까지 고려한다면 손자녀에게 직접증여하는 것을 고려해 볼만하다"며 "특히 부모가 부를 이전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 조부모가 손자녀의 자산형성을 지원하는 것이 절세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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