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웰컴, OK저축은행 PF(프로젝트 파이낸싱) 1조원대 결손 발생, 지급정지 예정, 잔액 모두 인출 요망"
12일 금융권에 퍼진 이같은 악성루머에 대해 금융당국과 저축은행업계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을 파산으로 몰고 간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이 국내에도 현실화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서둘러 조기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중앙회는 이날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이 PF 사업에서 1조원대 결손이 발생해 지급정지를 할 예정이므로, 해당 저축은행에서 잔액을 모두 인출해야 한다는 악성루머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두 저축은행은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해 해당 저축은행에서 고발 등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발 빠르게 나선 건 미국 SVB 파산 이후 국내 금융권에서도 유동성·건전성 리스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권은 2011년 부동산 PF 부실 문제로 뱅크런을 겪었고, 지금도 고위험 PF 대출 비중이 커 불안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태다.
특히 OK와 웰컴저축은행은 자산 기준 각각 업계 2위, 4위에 해당하는 대형 저축은행이다. 이들에 대한 부실 우려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제2의 저축은행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함께 부풀어 오를 수 있다.
중앙회에 따르면 이들 두 저축은행의 건전성은 매우 양호한 수준이다. 작년 12월 기준 웰컴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은 12.51%, 유동성 비율은 159.68%다.
OK저축은행의 BIS 비율은 11.40%, 유동성 비율은 250.54%다. 이 중 BIS비율의 경우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로, 두 저축은행은 모두 규제비율인 7~8%를 상회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순이익이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업계는 다른 저축은행으로 불안 심리가 확산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악성루머에 동요한 금융소비자들로 뱅크런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PF에 들어갈 때 한 사업장에 투입되는 금액은 5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미 연체액과 대손충당금 등을 모두 공시하는 상황에서 1조원 결손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