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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CEO 신년 키워드는 '상생'·'리스크 관리'

  • 2024.01.02(화) 17:00

금융지주 CEO들 신년사서 '상생금융' 강조
위기는 현재진행형…'선제적 리스크 관리' 주문

금융지주 회장들이 올 한해 '상생'에 힘을 쏟겠다고 입을 모았다. 금융회사를 둘러싼 여론이 점점 무거운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는데다가 금융당국 역시 '상생금융'을 바탕으로 이를 적극 실천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다.

'상생'과 함께 내건 또 하나의 키워드는 위기관리다. 지난해보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를 둘러싼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란 관측이 많지만 여전히 위기가 언제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불확실성이 커져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시무식을 열고 올해 핵심 경영키워드가 담긴 메시지를 내놨다.

'상생' 강조한 금융지주 회장들…돈 보따리 푼다

이날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은 공통적으로 '상생'을 신년 메시지에 담았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KB가 강자로 진화하기 위한 기존의 방법이 경쟁과 생존이었다면 이제는 상생과 공존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어떠한 환경에서도 혼자만의 생존은 불가능하다"라며 "우리 사회, 이웃과 함께하는 모두와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며 상생의 가치를 지켜나가자"고 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역시 "모든 이해관계자와 상생하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신뢰받는 동반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고객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인 상생금융 지원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금융지주 회장들이 하나같이 '상생'을 강조한 것은 은행을 중심으로한 은행들이 국민의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사회로 환원하는 비중은 적다는 비판 여론이 형성되서다. 나아가 금융당국 역시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상생금융'을 주문하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들이 '상생'을 외치자 핵심 계열사인 은행을 중심으로 곧장 수익의 일부를 사회로 환원하는 작업에 돌입한 모습이다. 현재 녹록지 않은 경제상황에서 가장 어려움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소상공인과 금융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대출 이자 일부 캐시백, 금리감면 등의 방안을 하나 둘 내놓고 있다.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만 많게는 1조5000억원 규모가 편성된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2023년보다 낫다지만…위기 대응도 총력

금융지주 회장들이 '상생'과 함께 내건 키워드는 바로 '리스크 관리'다. 지난해 녹록지 않은 한해를 보낸 우리나라 경제가 올해에는 좀 더 나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위기가 발생할 불씨는 남아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지주 회장들이 꼽은 '위기' 진원지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으로 압축된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과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수출 등 대외 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게는 악재다. 이같은 악재가 지속된다면 경제 회복이 더뎌지고 결국 경제주체가 금융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해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인해 부실 우려 가능성이 한 층 높아진 부동산PF 역시 금융지주 회장들의 핵심 경계 대상으로 꼽혔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와 캐피탈, 저축은행 등이 취급한 부동산 PF가 가장 큰 고민거리"라며 "비은행 계열사가 부동산PF 부실로 흔들린다면 그 충격이 그룹 전체로 전이될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인 위기 관리를 주문한 것으로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회사 특성 상 단 한곳의 금융회사에서 위기가 감지되면 전 금융권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따라서 위기 발생 이후 이를 얼마나 잘 수습하느냐가 금융지주의 역량을 판가름 할 수 있기 때문에 CEO들이 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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