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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관리하려다'…다시 커진 예대금리차

  • 2024.10.23(수) 08:05

은행 과도한 이자장사 막으려 공시 확대
대출수요 관리에 대출금리 못 내려
'은행만 배불려' 비판 목소리 커져

시중은행 예대금리차가 다시 확대될 조짐이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수요 관리를 이유로 고금리 수준의 대출금리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은행들은 9월 이후 과열된 부동산 시장 열기가 잠잠해지면서 대출수요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출금리를 인하할 경우 다시 수요가 늘어날 수 있어 현 대출금리 정책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은행 이자이익이 증가하고 차주들의 금융부담만 늘어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저점 찍은 예대금리차, 다시 커질듯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8월 기준 평균 가계 예대금리차(가계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는 0.57%포인트로 전달보다 0.14%포인트 확대됐다. 

5대 시중은행 평균 월별 가계 예대금리차

지난 2022년 8월 예대금리차 공시 확대 이후 시중은행 예대금리차는 하향 안정화됐고, 올 들어서도 7월 저점을 찍었다. 주목할 부분은 8월부터 예대금리차가 다시 확대되는 모습이라는 점이다.

은행권에선 향후 예대금리차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향후 조달금리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저축성 수신금리는 지속적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반면 은행들의 가계대출 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 까닭이다. 

올해 세운 경영목표 안에서 가계대출을 관리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선 타 은행보다 금리 경쟁력이 부각될 경우 대출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금리를 낮추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실제 최근 IBK기업은행도 가계대출 금리 감면권을 최대 0.4%포인트 축소, 실질적으로 금리 인상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 상황에선 예대금리차 확대보다 다른 은행과 비교해 대출금리가 낮아 수요가 몰리는 것이 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관리에…은행 배만 불릴까

금융당국이 은행권 예대금리차 공시를 확대한 것은 은행권의 지나친 이자장사를 막고 금리 경쟁을 유도한다는 취지였다. 은행들은 각 은행별 특성에 따라 예대금리차 수준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항변하면서도 예대금리차가 부각되지 않기 위해 관리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차주들은 높은 이자에 허덕이며 금리 경쟁 혜택을 보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여기에 가계대출 관리 필요성이 커지면서 예대금리차 공시 확대 효과도 희석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은행 수익성만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3분기 금융지주 실적도 은행 이자이익을 중심으로 역대급 실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금융시장 전문가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사실 상 대출총량제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인데, 은행들은 가계대출을 늘리지 않기 위한 것 뿐 아니라 대출자산을 늘리지 못하는 만큼 금리를 높여 이익을 보완하려고 할 것"이라며 "체계적인 로드맵 없이는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으로 차주들만 이자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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