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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현대차]⑤이대로는 안된다

  • 2013.10.02(수) 08:48

대내외적으로 불리한 환경..전환점이 필요
기초체력·브랜드정체성 재정립 등이 과제

현대차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 세계 자동차 수요는 제자리 걸음이다. 경쟁자들은 지난 2~3년간의 부진을 털고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매년 이어지는 노조의 파업에 신음하고 있다. 내수시장에서도 수입차들의 공세에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진퇴양난이다. 현대차의 오늘과 내일을 진단해 본다. [편집자]
 
글 싣는 순서
①내부의 적 '노조'
②구멍 뚫린 품질경영
③수입차, 칼끝을 겨누다
④강자들이 돌아온다
⑤이대로는 안된다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그동안 경쟁자들은 한발 더 앞서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현대차는 그 답을 찾아야 한다.


현대차는 현재 변곡점에 서있다. 현대차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다. 경쟁업체들은 다시 살아나고 있다. 내수에서는 파업에 수입차 공세에 밀리고 있다.

현대차는 창업 후 40여년간은 비교적 수월하게 달려왔다. 앞선 경쟁자들이 있었던 만큼 그들을 벤치마킹하면 됐다. 그 덕분에 현대차는 이제 세계 5위의 자동차 업체로 성장했다. 영업이익률도 글로벌 자동차 업체 중 2위를 차지할 만큼 내실도 다졌다.

 
▲ 현대차는 2010년 질적성장을 선언했다. 하지만 불과 3년이 지난 지금 현대차는 위기를 맞고 있다. 경쟁업체들의 부활, 내수 시장에서의 고전 등이 맞물리며 현대차는 새로운 선택을 해야하는 시점에 도달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 기초 체력 없이 질적 성장도 없다
 
현대차는 이런 성장을 바탕으로 지난 2010년 '질적 성장'을 선언했다. 판매확대를 위해 각 지역별, 딜러별로 제공했던 인센티브를 대폭 낮췄다. 기존의 '싼 차'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여기에는 '제 값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현대차의 질적 성장 선언은 일정부분 성공했다. 차량 가격이 종전에 비해 올랐음에도 불구 소비자들은 현대차를 찾았다. 재고도 줄었다. 현대차의 재고는 1~2개월치 정도 밖에 없다. 

지난 2011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현대차는 성공 가도를 달렸다. 마침 경쟁업체들은 하나 둘씩 무너지고 있었다. 그 공간을 현대차는 효과적으로 메우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강자로 우뚝 섰다.

하지만 현대차의 질주는 이내 한계점에 다다랐다. 질적 성장 선언 3년만이다. 경쟁업체들의 반격과 내수 부진이 지속되자 현대차의 성장세도 더뎌졌다. 그토록 강조했던 품질에서도 문제가 연이어 터졌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현대차에게 큰 위기가 다가올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최근 회의에서 '기초 체력'이야기가 나왔다"면서 "예상된 변화에도 쉽게 흔들리는 것은 우리의 기초 체력이 그만큼 부실해서가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많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최근 일명 '수타페'사태를 겪으며 품질경영에 큰 타격을 입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질적 성장에 대한 준비, 즉 기초체력을 다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질적 성장을 추진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그동안 현대차는 양적 성장에 치중해왔다. 그 결과, 글로벌 시장에서 연 700만대 이상을 생산·판매하게됐다. 문제는 3년전 선언했던 '질(質)'이다. 최근 국내에서 일어난 '수타페' '수반떼' 사태는 현대차의 허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예다.

결국 기초체력이 부실한 상황에서 양적 성장을 거듭하다보니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한 셈이다.
 
◇ '도요타=하이브리드..현대차=?'
 
현대차의 또 다른 고민은 바로 브랜드에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대비 품질이 좋은 차'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계가 있다. 현대차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BMW, 벤츠 등과 견줄만한 생산·마케팅 전략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도요타, 폭스바겐과 같은 양산 브랜드들과는 생산 규모 측면에서 이미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현대차가 한 단계 높은 '클래스'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생산 규모 이상으로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확실히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차다. 하지만 그 이상은 없다"며 "비슷한 가격대라면 현대차를 고를 수 있을만한 요소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의 대표 주자라는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반면, 현대차는 소비자들에게 각인될만한 이미지가 없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어 "도요타는 하이브리드로 브랜드 이미지를 굳혔다"면서 "하지만 현대차는 대중차도, 럭셔리 브랜드도 아닌 모호한 위치에 있다. 이제 현대차의 브랜드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할 때"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7월 J.D.파워의 '2013 독일 자동차 보유 만족도 조사'에서 현대차는 25개사 중 2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가 유럽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현대차에 대한 현지인들의 인식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가 진정한 질적 성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대차 스스로 대대적인 자성과 새로운 목표설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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