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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푼이 아쉬운데…현대상선 증자 '목표 미달'

  • 2013.11.05(화) 10:33

발행가 1만400원 확정…발행금액 2400억→1560억
현대重, 일반투자자 호응 등도 실제유입자금 변수

현대그룹 주력사 현대상선이 유상증자에 나선 이후 840억원을 날렸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현재 주요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그룹 등의 청약 여부와 나아가 일반투자자들의 호응도에 따라 실제 유입자금은 더 줄어들 수 있다.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인수단에 웃돈을 줘야하기 때문이다. 

◇빚 갚을 돈 대폭 축소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1500만주 유상증자의 발행가격이 주당 1만400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이는 지난 8월말 증자 이사회 결의 당시 예정발행가 1만6000원에 비해 35% 가량 낮은 가격이다. 증자 추진 이후 주가가 신통치 않았던 탓이다. 이에 따라 발행금액도 2400억원에서 1560억원으로 840억원 줄어들게 됐다.

현대상선은 이번에 유입되는 증자자금을 차입금을 갚는데 쓰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해운업황 악화로 10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내고 있는데다 빚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2011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총 1조62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총차입금은 1조890억원 더 늘어 6조6044억원(6월말)에 이르고 있다. 총자산의 73.7%다. 이로인해 부채비율이 2010년말 242.9%에서 895.1%로 수직상승할 만큼 재무구조가 매우 나쁘다.

그러나 현대상선의 기대와는 달리 증자 발행금액이 대폭 축소되면서 빚을 갚는데 쓸 돈도 줄어들 수 밖에 없게 됐다. 현대상선은 증자자금을 만기 1년 이내의 유동성차입금 1조8410억원 증 내년 3~4월 만기가 도래하는 25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를 갚는 데 사용할 계획이었다.

◇실권주 발생땐 8% 웃돈

게다가 확정된 발행금액을 온전하게 조달할 수 있을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청약미달이라도 생기면 상황은 더 꼬일 수 있다. 대표주관회사인 대신증권 등 7개 증권사로 구성된 인수단에게 줘야하는 수수료 때문이다.

현대상선 증자는 오는 7~8일 주주청약, 12~13일 일반공모를 거쳐 15일 납입을 마무리짓는 일정이다. 일반공모 후 발생하는 최종실권주는 인수단이 전량 인수한다. 인수계약서를 보면 현대상선은 총모집금액의 1%인 기본수수료 외에도 인수단이 떠안게 되는 실권주에 대해서는 인수금액의 8%를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일반공모후 현 발행금액의 40%(625억원) 가량 최종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현대상선은 기본수수료(16억원) 외에 50억원 가량을 인수단에 떼줘야 한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현대상선에 유입되는 실제 자금은 1490억원으로 더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현대상선의 최종유입자금과 관련해서는 최대주주 현대엘리베이터(이하 현대상선 지분율, 특수관계인 포함 38.0%) 외에 다른 주주들의 동향이 1차적으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한때 현대상선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를 시도했던 현대중공업그룹(현대상선 소유지분 22.2%)과 현대기아차그룹의 현대건설(7.2%)은 지난해 말 증자 때 불참한 바 있다.

범현대가에서 이번에도 청약하지 않는다면 일반공모로 넘겨지는 물량이 그만큼 많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주주청약를 거쳐 일반공모 때까지 현대상선의 주가흐름이 실제 유입자금을 결정할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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