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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핫&쿨]②버려야 산다

  • 2014.07.04(금) 08:51

한진, 현대, 동부 등 구조조정
포스코, KT 등도 선제적 대응

 

지난 상반기 재계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단어는 단연 '위기'다. 위기를 대비하기 위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은 구조조정이라는 수단을 선택했다.

 

한진과 현대, 동부 등 수조원대의 자구계획을 발표한 기업들은 물론 포스코, KT, GS, 한화 등도 선제적인 사업재편과 인력조정에 나섰다. 그리고 이같은 상황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하반기 역시 비슷한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한숨 돌린 한진·현대..애타는 동부

 

지난해 나란히 3조원대의 자구계획을 발표한 한진과 현대그룹, 동부그룹의 명암은 엇갈리고 있다. 한진그룹은 2일 보유하고 있는 에쓰오일 지분 전량을 매각해 단숨에 2조원 가량의 현금을 조달했다. 차입금을 제외하면 절반 가량을 순수하게 손에 쥘 수 있다.

 

한진은 에쓰오일 지분 매각과 한진해운 사업부 매각 등으로 총 3조6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한 상태다. 주력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실적도 회복세에 접어든 만큼 다시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현대그룹 자구안도 속도를 내고 있다. 막바지 단계인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이 마무리되면 당초 계획의 80% 가량을 달성할 전망이다. 현대그룹은 LNG부문 매각 등으로 지금까지 총 2조원 정도를 확보했다.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이 이뤄지면 당장 시급한 유동성 문제에서 벗어날 것이란 판단이다.

 

한진이나 현대그룹과 달리 동부그룹은 애가 타는 모습이다. 상반기 내내 산업은행이 주도한 이른바 패키지 매각이 좌초했기 때문이다. 당장 차입금 상환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동부제철은 채권단 자율협약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의 개별 매각을 성사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당초 자구안에 포함됐던 동부하이텍 등 다른 계열사의 매각 역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김준기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씨가 보유한 동부화재 지분의 담보제공 여부를 놓고 채권단과 갈등이 빚고 있는 점 역시 부담스런 상황이다.

 

 

◇ '미리미리 조정하자'

 

선제적으로 사업과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들도 적지않다.

 

올초 권오준 신임 회장이 취임한 포스코는 계열사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본연의 사업인 철강업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는 한편 경쟁력이 낮은 비핵심사업들은 정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 패키지 매입을 포기한 것도 이같은 원칙의 연장선상이다.

 

황창규 신임 회장이 취임한 KT도 상반기 조직슬림화와 함께 대규모 인력조정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무려 8300명이 넘는 직원들이 명예퇴직을 통해 KT를 떠났다. KT는 퇴직금에 따른 재무 부담이 일시적으로 커지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조직 전체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황이 부진한 석유화학업계에서도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GS칼텍스는 지난달 석유화학사업본부와 윤활유사업본부를 하나로 통합하고, 경영지원본부를 폐지했다. 이 조직개편을 통해 임원단위 조직과 임원이 각각 15%씩 축소됐다. 에쓰오일 역시 조직 통합 등을 통해 몸집을 줄인 상태다.

 

한화그룹도 사업매각을 통해 '선택과 집중'에 나서고 있다. 한화L&C는 최근 PVC 창호, 바닥재, 인조대리석 등을 제조, 판매하는 건재사업부문을 모건스탠리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한화는 매각대금을 소재사업 확장에 나선다. 자동차와 전자, 태양광 소재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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