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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 FTA]제조업 득실 따져보니..수혜업종 '제한적'

  • 2014.11.10(월) 16:13

전자, 철강 등 영향 중립..유통 희비 교차
농업 피해 예상..비준과정 반발 예상

교역규모 세계 1위, 경제규모 세계 2위인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됐다. 앞으로 국회 비준을 거치면 협정은 공식발효된다. 중국은 유럽, 미국과 함께 수출중심의 한국경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시장이다.

 

중국과의 FTA가 체결됨에 따라 국내산업에도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이미 현지생산 체제를 구축한 기업들이 많은 만큼 모두 수혜를 입는 상황은 아니다. 각 업종에 따라 희비가 교차할 것이란 전망이다.

 

 

◇ 자동차 빠진 제조업 '영향 중립적'

 

한중 FTA가 체결됐지만 전통적인 제조업들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들이 많다. 당초 수혜가 예상되던 자동차와 부품은 양국간 합의로 양허대상에서 제외됐고, 전자나 철강, 조선, 기계 등의 득실차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자업종의 경우 중립적이라는 평가다. 반도체와 TV, 가전 등이 이미 중국 현지공장을 가동중인 만큼 한국에서 수출하는 물량은 미미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계 강자들의 안방인 만큼 중국 가전들이 국내에서 자리잡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반도체의 경우 장비나 부품 분야에서 일부 수혜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계업종 역시 현지생산 비중이 높은 만큼 완제품보다 부품을 수출하는 업체들은 이득을 볼 것이란 평가다.

 

철강분야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철강재 관세 자체가 낮고, 중국내에서 생산되는 철강만 해도 이미 공급과잉 상태인 만큼 국내에서 수출하는 물량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LCD패널은 상당부분 중국내에서 생산되고 있고, 국내 수출분에 대한 관세는 10년후 철폐되는 만큼 당장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중국내 LCD생산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출 시간을 벌어줬다는 평가다.

 

◇ 유통, 엇갈리는 희비

 

유통업계는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섬유·의복은 중저가 브랜드의 경우 일정 부분 피해가 예상된다. 화장품은 중국 현지의 인기를 감안하면 긍정적이다. 식음료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섬유·의복은 고가 브랜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저가의 중국 브랜드와는 이미 제품의 질이나 브랜드 인지도, 가격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저가 브랜드나 SPA(제조·유통일괄화 의류) 브랜드의 경우 일정 부분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은 여전히 저가의 노동력으로 의류, 신발, 생활용품 등 경공업 제품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화장품은 이득이라는 평가다. 현재 중국에서는 한류 열풍 등에 힘입어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인기가 높다. 중국 소비자들의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신뢰도도 자국 제품에 비해 훨씬 높은 편이다. 따라서 화장품은 관세철폐로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많다.

 

식음료 부문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미 대부분의 업체들이 중국 현지에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또 식자재도 현지에서 조달한다. 따라서 FTA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예상이다.

 

◇ 농업, '저가 쓰나미'가 몰려온다

 

이번 한·중 FTA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는 농업이다. 중국은 토지 비용과 인건비가 우리에 비해 훨씬 싸다. 생산 단가가 국내 생산 대비 20~30% 수준이다.

 

실제로 우리와 가까운 산둥성 등에서는 국내에서 소비되는 모든 농산물이 재배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여타 FTA 체결국에 비해 갖는 가격경쟁력은 훨씬 크다. 한·중 FTA는 국내 농가들, 특히 채소 농가들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셈이다.

 

단적인 예로 지난 2008~2012년 중국산 건고추 1㎏의 평균 수입가격은 국내산 도매가격 1만3521원의 80.5% 수준인 1만884원에 불과했다. 한·중 FTA로 관세(270%)가 철폐되면 수입가격은 2942원으로 떨어진다. 국내 가격의 21.8%에 불과하다.

 

현재 우리가 수입하는 마늘, 무, 배추는 100% 중국산이다. 고추, 당근, 생강, 시금치, 양배추, 양파 등도 중국산 비율이 90%를 넘는다. 이들 채소류는 이미 중국의 작황에 따라 국내 시세가 움직일 정도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중국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지난 2008년 28억2200만달러였던 것이 작년에는 47억1400만달러를 기록했다. 5년새 67%나 증가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FTA 체결로 대(對) 중국 농산물 수입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중 FTA 체결로 우리 농수산업 생산이 오는 2020년 최대 20%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금액으로는 3조3600억 원으로 정부가 집계한 한·미 FTA에 따른 농업 피해액 8150억 원의 4배가 넘는 액수다.

 

이에따라 이번 FTA 비준까지 농업관련 단체 등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제단체들이 참여한 FTA민간대책위원회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한·칠레 FTA나 한·미 FTA 비준과정의 경험을 교훈 삼아 소모적인 논쟁이 최소화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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