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의 최신형 항공기 'A350XWB'가 아시아 지역 최초로 18일 한국 김포공항에서 첫 선을 보였다. 승객 300여명을 태우고 서울에서 로스앤젤레스(LA), 뉴욕 등까지 직항할 수 있는 중대형 기종이다.
XWB는 'extra wide body'의 약자로 '초광폭 동체'란 뜻. 아시아나항공은 2017년부터 A350-800 8대, A350-900 12대, A350-1000 10대 등 A350XWB 기종 총 30대를 순차 도입해 장거리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양사는 이를 위해 지난 2008년 약 96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 김포공항 아시아나항공 격납고에서 공개된 에어버스 A350XWB. |
에어버스의 마이크 바소 A350XWB 마케팅 총괄이사는 "A350XWB는 동체에 최첨단 복합소재를 적용해 비행기가 가벼워져 연료효율을 높였고 시스템도 간결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아시아 지역 244대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750대를 주문 받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A350XWB 최첨단 공기역학 설계를 바탕으로 탄소섬유 소재를 적용한 동체와 날개, 연료효율성이 뛰어난 차세대 롤스로이스 엔진을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날개 끝이 꺽여져 올라간 '샤크렛(Sharklet)'이 눈길을 끌었다.
▲ A350XWB의 꺾어진 날개 끝 '샤크렛' |
첨단 기술로 기체 연료효율을 25% 높였으며 유지보수 비용도 낮췄다. 바소 총괄이사는 "프랑스 툴루즈에서 싱가포르로 이동하는 것을 가정할 때 경쟁기종인 B777-300ER과 비교하면 350명 승객 탑승시 이륙 중량 40톤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A350XWB의 동체 폭은 221인치(561㎝)이며 좌석 하나의 폭은 18인치(46㎝)로 설계됐다. 최대 369석까지 좌석을 수용할 수 있다. 이날 공개된 기내에는 비즈니스 클래스에 42석(침대형), 이코노미클래스에 223석이 장착됐다.
▲ A350XWB 이코노미석 좌석. 의자 아래 공간에 시트박스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설치돼 발 공간을 넓혔다. |
▲ A350XWB 기내 이코노미석 구역 내부. 천정을 높이고 시시각각 색깔이 변하는 LED등을 설치해 승객 피로감을 줄일 수 있게 했다. |
동체폭을 키운만큼 기내 곳곳도 넓어졌다. 좌석 위 수납선반은 1인당 수하물 1개씩을 충분히 넣을 수 있도록 크게 설계됐다. 이코노미석 좌석 아래에 있는 설비(시트박스)를 작게 만들어 승객이 발을 뻗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천장도 높이고 기내 창문도 넓게 만들어 개방감을 키운 것도 특징이다.
승무원들이 서비스를 준비하는 공간인 '갤리' 역시 기존 주력기종에 비해 커졌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후미 갤리 공간이 1.5배가량 넓어져 승무원들이 식사나 음료 준비를 비롯해 면세품 판매 등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기존 기종보다 1.5배 가량 넓어진 승무원 서비스 준비공간 '갤리' |
기내 환기설비와 기압조절장치도 승객들이 장거리 운행에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설치됐다. 공기를 정화해 공급하는 '헤파(HEPA) 필터'를 기내 8곳에 장착했고 외풍을 막고 적정온도 유지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실내 기압도 지상과 비슷하게 낮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조절장치가 달렸다.
각 좌석에 갖춰진 기내 엔터테인먼트시스템은 '4세대급'이라고 소개됐다. HD급 와이드 스크린이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구동되고 리모콘은 스마트폰처럼 액정화면이 달려 VOD, 게임, 지도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 HD급 와이드 화면과 액정형 리모콘을 갖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
긴 탑승시간을 보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현재 위치와 항로등을 볼 수 있는 3차원 지도에 동해가 일본해(sea of Japan)으로 표기된 것이다.
한편 이날 서울에서 시작한 에어버스의 A350 XWB 월드투어는 이후 도쿄, 하노이, 방콕, 쿠알라룸푸르 순으로 11일간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