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인테리어 업체 이케아가 국내 소비자들의 ‘일본해 표기 지도’와 ‘가격 차별’에 대한 반발에 대해 실효성 없는 답변을 내놔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을 조짐이다.
이케아코리아는 19일 경기도 광명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최근 논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케아는 최근 동해(East Sea)를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한 지도를 국내외 사이트에 올리고 일부 제품가를 타 국가에 비해 높게 책정하는 등의 이슈로 국내 소비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케아코리아의 리테일매니저인 안드레 슈미트갈은 일본해 표기 지도와 관련 "한국 소비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재차 사과하면서도 문제가 된 제품에 대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케아코리아의 안드레 슈미트갈 리테일매니저가 이케아의 공식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
이케아는 ‘일본해’ 표기에 대해 완고한 입장이다. 안드레 슈미트갈 매니저는 "문제의 지도는 리콜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제품 안전성이나 위험이 있을 때만 리콜 하는 게 원칙이다"고 못박았다. 다만 "표기를 수정할 방안에 대해 본사 제품 개발부와 논의 중"이라면서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내릴지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일부 제품가를 다른 나라보다 최대 1.6배까지 비싸게 매겼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현재 가격을 바꾸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통 경로·통화·관세·부가가치세 등에 따라 매년 2월 각 나라마다 제품 가격을 책정하는 본사의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울프 스메드버그 마케팅매니저는 "문제의 제품 가격을 당장 내릴 계획이 없다"며 "판매되는 제품 수량이 많아질 경우 가격을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각 국가 별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상품을 타 국가에 비해 낮은 가격에 판다는 것이 이케아 입장이다. 이케아 측은 “말라(MALA)이젤, 펠로(PELLO) 안락의자, 라모판 테이블용 램프, 이케아 PS TV 캐비닛 등은 한국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케아는 다음달 18일 한국 1호점인 광명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 앞으로의 쟁점은?
① 교통 혼잡
광명역 근처는 대형마트 코스트코와 버스종합터미널 등이 몰려 있어 주말마다 교통 혼잡이 빚어진다. 이케아가 문을 연 후 차를 끌고 온 쇼핑객이 몰릴 경우 더 심각한 교통혼잡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이케아 관계자는 교통·주차 등에 대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② 지역 상권 침범
대형마트는 골목 상권 보호를 위해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일 등의 규제를 받지만 이케아는 '가구 전문점'으로 분류돼 정부의 규제를 피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이케아는 "가구 대 잡화 비율이 4대 6으로 사실상 대형마트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케아 관계자는 "가구 대 비가구 비중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모호한 대답으로 쟁점을 피했다.
③ 국내 가구업체 피해
이케아코리아의 개점으로 우리나라 중소 가구업체가 매출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케아코리아 측은 실질적 대책 마련을 외면하는 상황이다. 이케아 측은 "광명점 일부에 국내 가구 업체 전시 공간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실효성은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타 회사 매장에서 제품을 전시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나"는 말이 나온다.
◈이케아 내부 "어떻게 생겼나" | |
이케아는 이날 광명점 매장 일부를 개점에 앞서 사전 공개했다.
이케아는 '긴 자연의 길'(long natural way) 컨셉을 그대로 사용했다. '긴 자연의 길'은 입구로부터 각 룸을 차례로 거쳐 출구까지 연결되는 단선형 코스다. 타 인테리어 업체가 고객이 입구에 들어서면 사고자하는 제품 방향으로 바로 안내하는 것과 차별을 뒀다. 광명점도 1·2층에 걸쳐 입구, 쇼룸, 카페테리아, 마켓홀이 차례로 위치하고 있다.
이케아 관계자는 "입구에서 출구까지 빨리 걸으면 1시간 정도 걸린다. 고객들은 2~3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케아코리아는 어린이·거실 쇼룸 및 식당을 공개했다. 쇼룸에는 각 제품들이 인테리어 컨셉에 맞춰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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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팔게 될 일부 메뉴 가격도 알려졌다. 이케아는 스웨덴 전통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파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케아코리아가 배포한 카탈로그에 따르면 아침식사 메뉴는 1500원, 미트볼 요리 5900원, 시나몬번에 커피 한 잔 가격이 1500원이다.
한편 이케아 광명점은 전세계 매장 중 최대 규모다. 지하 3층, 지상 2층으로 부지는 7만8198㎡(약 2만3600평), 건축면적은 2만5759㎡(약 7800평)이다. 가구, 침구, 생활·주방용품, 아동용 소품 등 8000개 이상의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