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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개선됐지만..' 허리띠 조이는 석유화학 수장들

  • 2016.01.05(화) 15:55

영업이익 개선에도 경영위기 한 목소리
"기본에 충실해야 혁신도 가능" 강조

지난해 국내 정유 및 석유화학 기업들은 실적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스프레드(판매가-원료가) 및 석유제품의 정제마진이 견조한 수준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이는 화학소재를 만드는 기업도 마찬가지다. 효성은 창사 이래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고, 코오롱도 아라미드 관련 소송을 종결하며 글로벌 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국내 정유·화학산업을 이끌고 있는 수장들은 경영위기 상황이 여전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경영혁신만이 살길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다.

 

 

◇ 방심은 금물.. 위기 여전하다

 

LG화학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조471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기간과 비교하면 49.1% 증가한 수치다. SK이노베이션 역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6배 급증한 1조6730억원을 달성한 상태다.

 

특히 같은 기간 효성의 영업이익은 7546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 추세라면 효성은 창립 이래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효성은 나프타를 원료로 합성섬유 등을 만드는 소재 기업이다.

 

 

하지만 각 사 수장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특히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자급률 상승을 경계했다. 이와 함께 저유가와 저성장도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발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꼽았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 상승, 세계 경제의 저성장과 저유가로 인한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며 “주요 산업의 주도권이 우리 주력시장인 중국의 현지 기업들에게 넘어가고 있으며 혁신기술로 무장한 기업들의 위협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경쟁자들은 활발한 구조조정과 신규사업 창출 등 지속적인 변화로 더욱 강해지고 있어 더 이상 우리의 입지를 예측할 수 없는 등 불안 요소가 산재해 있다”고 진단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도 “위기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고,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경영환경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장기적인 저성장과 저유가는 심각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 신흥국 경제위기 가능성 확대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중국경제의 고성장에 기대어 우리도 성장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중국이 과도하게 석유화학제품 생산능력을 키워놓은 것이 공급과잉으로 이어져 국내 기업들에게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혁신+기본’ 강조

 

이에 각 기업 CEO들은 위기 극복 방안으로 경영 혁신과 함께 기본에 충실할 것을 주문했다. 임직원들이 기본 책무를 다하는 것이 경영 혁신의 기본인 까닭이다.

 

박진수 부회장은 “기본에 충실하면서 집념과 열정으로 끈기 있게 실행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나가자”며 “기본이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진정 중요하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지속적으로 잘 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확실성이 높은 지금의 경영환경을 헤쳐나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기본에 더욱 충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논어의 각득기소(各得其所)를 인용하며 임직원들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회장은 “미래 변화를 주도하려면 혁신 기술을 사업에 적용, 실행에 옮겨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어느 회사와 어느 부서, 어느 직급에 있든 각자의 몫을 온전히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철길 부회장은 원칙과 유연성을 동시에 주문했다. 정 부회장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구조 혁신을 본격화하고, 포트폴리오 혁신을 통해 가치 중심의 고도화 된 글로벌 기업으로 진화·발전할 것”이라며 “혁신의 효과적 추진을 위해선 원칙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한 자율·책임경영제체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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