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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구속은 피했지만

  • 2016.08.19(금) 13:46

시황 좋지만 합작 및 해외협력 필요
경영공백 지속 우려..신뢰 훼손도 부담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이 구속은 면했다. 하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비자금 창구로 지목되면서 검찰 수사의 표적이 되고 있어 경영공백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전망이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는 검찰이 청구한 허수영 사장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허 사장은 기준 전 롯데물산 사장과 공모해 법인세 220억원 등 총 270억원 규모의 세금을 부당하게 환급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허위 회계자료를 법원과 국세청에 제출했고, 개별소비세 13억원을 포탈한 혐의도 있다.

 

법원은 구속영장 기각 사유에 대해 “피의자의 주요 범죄혐의에 대해 다툼 여지가 있는 등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 사진: 이명근 기자/qwe123@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검찰 수사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상황이 나아졌다고 보긴 어렵다. 실적은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론 정상적인 경영이 이뤄지기 힘든 탓이다.

 

롯데케미칼은 주력 제품인 에틸렌 시황 호조 속에 작년부터 실적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1조167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사업성과는 눈부시다.

 

하지만 범용 제품 중심으로 사업포트폴리오가 경쟁사에 비해 단순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에는 삼성 화학계열사를 인수, 올 상반기 인수절차를 마무리하며 롯데첨단소재와 롯데정밀화학을 새 식구로 맞았다.

 

또 롯데케미칼은 국내외 기업들과 합작을 통한 신사업, 해외 프로젝트 등을 통해 성장동력 마련에 한창이다. 국내에선 현대오일뱅크와 합작해 혼합자일렌(MX) 사업을 진행 중이고, 해외에선 이탈리아 국영석유회사(ENI S.p.A) 자회사인 베르살리스와 SSBR 및 EPDM 등 특수고무 합작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프로젝트’를 준공하며 중앙아시아를 비롯해 러시아와 북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교두보도 마련했다. 미국에선 에탄크래커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롯데케미칼 입장에선 기존 사업을 비롯해 M&A로 시작한 신규 사업, 합작 및 해외 프로젝트 등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추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계열사를 인수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에틸렌 스프레드 호황 속에 신사업 투자에도 적기로 볼 수 있는 시점에 CEO에 대한 검찰 수사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특히 허수영 사장의 조세포탈 혐의 등은 기존 파트너는 물론 앞으로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도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기 힘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아직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수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며 “예전과 같지는 않겠지만 최대한 경영공백 없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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