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한진해운의 미주 노선 우선협상대상자로 SM그룹의 대한해운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본계약은 오는 21일 체결한다.
한진해운 미주 노선의 예비입찰에는 현대상선과 SM그룹, 한국선주협회, 한앤컴퍼니, 국내 사모펀드(PEF) 1곳 등 모두 5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후 실사를 거쳐 본입찰에는 현대상선과 SM그룹만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의 인수가 유력한 것으로 내다봤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대한해운은 입찰가와 고용승계 등의 항목에서 현대상선보다 우월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한해운은 그동안 벌크선만 보유하고 있던 단조로운 사업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컨테이너선 5척과 미주 노선을 확보하게 됐다.
▲ 한진해운 미국 롱비치 터미널. |
아울러 한진해운이 보유하고 있던 미국 롱비치터미널까지 가져가게 됐다. 당초 매각 대상 자산은 한진해운의 컨테이너선 5척과 미주 노선 인력, 7개 해외 자회사 등이었다. 하지만 법원은 예비입찰 참여 업체에 한해 롱비치터미널 실사 및 지분 인수가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줬다.
롱비치터미널은 롱비치 항만 내 최대 규모로 연간 300만TEU 이상의 화물 처리 능력을 갖췄다. 미국 서부항만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30% 이상을 처리해 알짜 자산으로 여겨졌다. 이에 대한해운은 자체 자금 마련 계획은 물론 한진해운 인력 고용승계 등을 앞세운 공격적인 전략으로 이번 인수전의 최종 승자가 됐다.
이로써 SM그룹은 대한해운과 삼선로직스를 인수한 데 이어 이번에는 한진해운 미주 노선까지 확보해 종합 해운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한편, 유럭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현대상선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현대상선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글로벌 선사들의 합병과 치킨게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상선은 한진해운 자산 실사 후 합리적인 가격과 조건을 제시했으며 추후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 인수 및 운영할 것”이라면서 “향후 현대상선은 단기 수익성 개선과 중장기 경쟁력 강화에 더욱 매진할 것이며 우선적으로 국내외 터미널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