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4500만원'
10억원도 안되는 차이로 석유화학업계 1위와 2위가 자리바꿈을 했다. 주인공은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다. 2016년 2조544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석유화학업계의 정상을 차지했던 롯데케미칼이 이번에는 간발의 차이로 1위 자리를 LG화학에 내줬다.
롯데케미칼은 8일 지난해 매출액은 15조8745억원으로 전년대비 20%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5.1% 증가한 2조9276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 추정치(매출액 15조9494억원, 영업이익 2조8894억원)에 부합하는 실적이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18.4%를 기록했다.
눈길을 끄는 건 LG화학과 아슬아슬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케미칼의 매출은 석유화학뿐 아니라 전지와 정보전자소재를 같이 영위하는 LG화학에는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지만 수익성은 LG화학 못지 않았다. 2016년 영업이익은 2조5443억원으로 업계 1위였던 LG화학을 5523억원 차이로 따돌렸다.
지난해는 달랐다. LG화학이 2조92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롯데케미칼보다 8억4500만원 많았다.
롯데케미칼이 못했다기보다는 LG화학이 잘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LG화학의 영업이익률은 2016년 9.6%에서 이번에 11.4%로 뛰었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률은 19.2%에서 18.4%로 떨어졌다. 방향성은 달랐지만 두 회사 모두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내는 기염을 토했다는 점은 똑같았다.
분기별로 보면 더욱 드라마틱하다. 지난해 1분기에는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이 LG화학보다 183억원 많았으나 2분기와 3분기에는 LG화학에 각각 947억원, 235억원 차이로 역전을 허용하더니 4분기에는 994억원 차이로 LG화학을 다시 앞질렀다.
4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롯데케미칼의 매출액은 4조349억원, 영업이익은 7144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분기에 비해 9.9% 늘었고, 영업이익은 2.6% 감소했다. 롯데케미칼은 "원화강세와 유가상승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수익성은 소폭 하락했으나 견조한 수급상황으로 호실적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부문별로는 올레핀부문이 4502억원, 아로마틱부문이 890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냈다. 롯데케미칼타이탄은 930억원, 롯데첨단소재는 8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대내외적인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이 있으나 올해에도 우호적 수급상황이 지속돼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국내외 신규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해 지속적인 수익 창출의 토대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