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1위는 LG화학에 돌아갔다. 2016년 롯데케미칼의 추격을 허용하며 1위 자리를 내줬던 LG화학은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며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정상 자리를 되찾았다.
하지만 불안한 1위다. LG화학은 롯데케미칼보다 8억4500만원의 영업이익을 더 낸 것에 불과하다. 올해도 종이 한장 차이로 1위와 2위가 언제든 순위바꿈을 할 수 있는 막상막하의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http://cdn.bizwatch.co.kr/news/photo/2018/02/20/df00bfc17bb2462c9c4644b95978b43f153141.jpg)
LG화학·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1187억원으로 전년대비 30.4% 급증했다.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한화케미칼이 8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석유화학 4사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은 총 7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최대 기록이다.
관전포인트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1위 다툼이다. LG화학은 석유화학 기초 소재뿐 아니라 전지, 정보전자소재, 제약, 농화학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고부가 제품의 경쟁력에서는 LG화학에 밀리지만 대규모 생산설비를 갖춰 원가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2016년에는 에틸렌 시황 호조로 이 분야 최대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롯데케미칼이 LG화학을 따돌렸다. LG화학은 석유화학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정보전자소재와 전지가 갉아먹었다. 하지만 지난해는 달랐다.
LG화학은 전년대비 47% 급증한 2조92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롯데케미칼(2조9276억원)을 간발의 차이로 앞질렀다. 기초소재 부문의 고른 성장 속에 정보전자소재와 전지 부문이 흑자로 돌아선 게 큰 힘이 됐다. 그렇다고 롯데케미칼의 실적이 나빴던 것도 아니다. 여전히 두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의 실적을 보여줬다.
올해도 두 회사는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각각 2조9891억원, 2조9988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http://cdn.bizwatch.co.kr/news/photo/2018/02/20/c3131945ee6cf12bf5591bcf1c99e144153250.jpg)
금호석유화학은 6년 만에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합성고무가 주력인 금호석유화학은 에틸렌과 파라자일렌(PX) 등의 사업을 하지 않아 석유화학업계 호황에서 소외돼왔으나 지난해는 262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년대비 증가율은 67.2%로 석유화학 4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합성고무의 주원료인 부타디엔(BD)가격이 떨어진 가운데서도 상품 판매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게 높은 수익성으로 돌아왔다. 금호석유화학은 특히 지난해 4분기 9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보여줬다.
한화케미칼은 태양광사업의 부진 속에서도 기초소재 사업의 선전으로 전년대비 2% 가량 증가한 8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적 발표는 오는 22일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