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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美 풍력발전사 말아먹은 사연

  • 2018.04.19(목) 10:22

2009년 드윈드 인수 풍력발전 시장 신규 진출
연속적자…2200억 쏟아붓고 건진 돈 4500만원

결국 매각이다. 대우조선해양의 미국 풍력발전회사 드윈드(DeWind) 인수는 편입 때부터 큰 물음표를 받았다. 조선업 불황이 시작된 시점에 과연 신규사업 진출이 합당한 지에 대한 물음이다.

역시나, 의문부호는 인수 첫 해부터 불어나기 시작했다. 9년간 재미를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무려 2200억원을 넘게 쏟아붓고도 건진 돈이 고작 1억원도 안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오는 20일 드윈드에 1027억원(발행주식 9만6328주·주당발행가 106만6400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기존 대여금의 출자전환 성격이다.

이어 소유지분 100%(21만3541주)를 4만2700달러, 한화(韓貨)로 4550만원에 전량 매각할 계획이다. 재무구조 부실로 인해 2015년부터 추진해온 5조8000억원의 자구계획의 일환이다. 

드윈드는 대우조선이 풍력사업 진출을 위해 2009년 8월 지분 100%를 5000만달러에 사들인 곳이다. 미국 텍사스주와 오클라호마주에 풍력발전단지를 소유 중이다. 드윈드프리스코(DeWind Frisco)와 드윈드 노버스(DeWind Novus Ⅲ) 등 4개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대우조선의 드윈드 인수는 당시에도 말들이 많았다. 해양풍력 발전의 발전 가능성과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로 조선업 불황이 시작된 시점이어서 수많은 의문부호가 달렸던 것이다.

2007년에는 사상 최고 수준의 수주실적을 기록했던 조선업은 2008년 하반기 들어 경기침체로 인한 해상 물동량 둔화, 해운운임 하락, 금융경색에 따른 선박금융 위축 등으로 신규수주가 감소하며 불황이 본격화됐다. 대우조선은 2011년에는 895억원 추가 출자하기도 했다.
 

 


대우조선은 바로 탈이 났다. 순익은 2010년 261억원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적게는 83억4000만원에서 많게는 718억원 6년 연속 적자 흐름이 이어졌다. 매출은 한 때 1804억원을 기록했을 뿐 이후로는 5분의 1, 많게는 12분의 1 토막이 났다.

이렇다보니 2011년 자금수혈에도 불구하고 2015년 말 자산(880억원)이 부채(1420억원)보다 535억원이 적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소유지분의 장부가치도 ‘제로(0)’가 됐다.

이후 상황이 나아질 리 없다. 매출은 2016년 296억원에서 지난해 1~9월은 12억원이 고작이다. 반면 순손실은 각각 1060억원, 471억원이나 됐다. 자본잠식 규모는 더 불어 2017년 9월 말 현재 자기자본이 마이너스(-) 2050억원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이 지금까지 2280억원을 들인 미국 풍력발전 자회사를 1억원도 안되는 4550만원에 팔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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