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그룹 영업이익에서 3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SK텔레콤은 부진한 모습을 떨쳐내지 못했다.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하이닉스 등 SK그룹 주요 7개 계열사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총 6조8945억원으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5조5091억원) 대비 25.1% 늘었고 지난해 2분기(3조9954억원)와 비교해 72.6%나 증가했다.
SK하이닉스가 돋보였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5조57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7% 늘었다. 7개 계열사 총 영업이익의 80.8%를 혼자서 담당했다. 2016년 4분기 영업이익 1조원대에 안착한 SK하이닉스는 성장을 거듭해 올해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돌파했다. 제품을 팔고 얼마나 마진을 남겼는지를 보여주는 영업이익률은 53.7%라는 높은 수치를 보였다.
2016년 말부터 이어진 반도체 호황에 제대로 올라타면서 실적이 고공행진 중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할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에 쓰이는 서버용 제품을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SK하이닉스는 두둑한 실탄을 앞세워 투자를 확대, 메모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경기도 이천에 3조4855억원을 들여 신규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설령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추가로 수요가 발생해 이를 메울 수 있다는 계산도 일정부분 작용했다.
또 다른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인 SK이노베이션도 선전했다. 영업이익이 851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4192억원)에 견줘 103.2%나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1년 새 30% 가량 감소했던 1분기 부진을 떨쳐냈다.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 등으로 인한 점진적 유가 상승이 SK이노베이션을 미소짓게 했다. 지난해 2분기 3400억원의 재고평가 손실을 봤지만 올해는 2280억원의 이익이 나며 정유사업 영업이익(5334억원)의 40% 가량을 담당했다.
지난해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이 연초 53.71달러에서 6월말 46.47달러까지 하락하는 등 유가 하락으로 재고평가 손실이 발생한 것과 정반대 상황이다. 지난해 5월말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를 연장하기로 했지만 미국 셰일 가스 생산이 늘어 유가가 되레 하락했다.
주력 화학원료인 파라자일렌(PX) 등의 가격이 하락하며 화학사업 비중이 올 2분기 절반 이하로 쪼그라 들었지만 정유 부문이 선전해 실적 악화를 막았다.
SK텔레콤은 2분기 346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줄어든 것으로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은 5%에 그쳤다.
SK텔레콤은 보안, e커머스(전자상거래), 인공지능(AI), 신규 음원 플랫폼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등 신규 먹거리 창출에 힘을 쏟는 중이다.
그룹의 모태기업인 SK네트웍스는 올해 2분기 21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2분기(144억원) 대비 47.9% 성장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29.1% 역성장했던 점과 비교해 반전했다.
중동향 자동차 판매 확대, 화학 제품 마진 증가, 워커힐 객실 점유율 회복, SK매직 계정수 및 가입자 1인당 월평균 매출액(APRU) 상승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