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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감원'…현대重, 해양사업부 2천여명 희망퇴직

  • 2018.08.23(목) 18:44

무급휴업도 병행…노조 부분파업 예고
김숙현 사업대표 "책임지고 물러나겠다"
삼성重·대우조선도 인력 구조조정 예고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가 2000여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일감이 바닥난 상태에서 유휴인력을 통째로 줄이겠다는 극단적 조치다. 현대중공업 희망퇴직은 조선업 침체가 시작된 2015년 이후 이번이 네번째다. 하지만 사업본부 소속 거의 모든 직원이 대상이 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업부 대표도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임하겠다 뜻을 내놨다. 더 큰 문제는 현대중공업의 이번 구조조정이 조선업계 전반에 불어닥칠 감원 태풍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 송년호 2016년,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화학단지


김숙현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 대표는 23일 "일이 없는 만큼 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인력감축을 위한 희망퇴직을 실시하겠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는 "아픔과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느냐, 아니면 시간을 지체하다 무너지느냐의 갈림길에 서있는 우리 자신과 우리를 둘러싼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고 임직원 여러분들의 참여를 부탁한다"고 덧붙엿다.

 

김 대표는 "저 역시 현재 진행중인 나스르(NASR) 공사의 아부다비 해상작업과 과다공사비 문제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며 사의를 밝혔다. 그러면서 "해양사업본부의 미래를 위해 용단을 내려주는 분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많은 보상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희망퇴직과 조기정년 신청을 받기로 했다. 희망퇴직 대상은 해양사업부(해양공장) 소속 5년 차 이상 모든 직원이다. 최근 5년 사이 신입 직원이 거의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사업부 전체가 희망퇴직 대상인 셈이다.

 

회사는 퇴직 위로금으로 잔여근무기간과 근속에 따라 통상임금의 최대 30개월 치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또 60세 근무 시 받을 수 있는 자녀 학자금을 일시 지급하고 만 59세 이하는 재취업 지원금을 매월 100만원씩 1년간 지급키로 했다.

 

근속 15년 이상이면서 만 45세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조기퇴직은 월 기본급 100%에 해당하는 위로금, 여행경비 100만원, 장기근속 포상금 등을 추가 지급키로 했다. 
 
현대중공업의 이번 결정은 해양플랜트 사업이 고사(枯死)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는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 나스르(NASR) 원유생산설비를 수주한 이후 3년9개월째 수주가 없는 상태다.

 

원유와 가스 생산·시추 설비 등을 짓는 해양플랜트 분야는 중국과 싱가포르 업체에 밀리면서 위기가 닥쳤다. 지난 20일 마지막 물량이었던 나르스 설비도 출항해 해양공장은 사실상 멈췄다. 당장 수주하더라도 설계에만 1년 이상 걸리는 사업 특성상 재가동도 1년 이후에야 기대할 수 있다는 전언이다.

 

 

현대중공업은 희망퇴직, 조기퇴직과는 별도로 해양공장 근로자 2600명 중 1220명을 대상으로 무급휴업을 하겠다는 '기준 미달 휴업수당 지급 승인 신청'을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냈다.

 

김 대표는 "해양사업본부를 최소한이나마 유지할 수 있도록 긴급히 특별한 조치를 취하고, 신규 수주에 필요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그야말로 비상상황에 들어가야 한다"며 "사업 경쟁력을 약화시켜온 비능률, 비효율 요소를 과감히 제거하고 더 강력한 경쟁력 강화방안과 함께 기술 중심의 공사수행력 향상으로 수주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조치에 이 회사 노동조합은 거세게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노사가 해양 유휴인력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 중이었는데 사측이 일방적으로 희망퇴직을 통보했다"며 오는 27~29일 부분파업을 벌일 것을 예고했다.

 

조선업계 인력 구조조정은 하반기에 더욱 큰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2016년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 이행을 위해 연말까지 최대 2000여 명을 줄여야 한다. 삼성중공업은 일단 무급 순환휴직 도입안을 제시한 상태다.

 

13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도 적어도 1000여명 이상 인력을 구조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욱성 대우조선해양 관리본부장(부사장)은 지난 6월 간담회에서 "향후 매출 감소를 감안해 올 3분기 말쯤 인력 수급에 따라 이행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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