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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11년 뒤 수소차 年50만대"…7.6兆 승부

  • 2018.12.11(화) 16:50

정의선 "수소경제 '퍼스트 무버' 될 것"
수소 연료전지시스템도 70만기 국내 생산
국산화율 99% 기반…5.1만명 신규고용

현대차그룹이 향후 10여년간 7조원 넘게 투자해 세계 수소경제를 이끄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자리잡겠다는 로드맵을 밝혔다.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를 연 50만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도 연 70만기 규모의 국내 생산역량을 갖춰 확고한 '글로벌 수소 리더십'을 거머쥐겠다는 의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11일 충북 충주 현대모비스 공장 내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생산 확대를 위한 제2공장 신축 기공식 자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소 및 수소전기차 중장기 로드맵 'FCEV(수소전기차) 비전 2030'을 공개했다.

 

핵심은 오는 2030년 국내에서 승용·상용을 포함해 연 50만대 규모 수소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것. 이를 통해 글로벌 수소전기차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게 정 수석부회장 의지다. 현대차그룹이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중장기 로드맵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10년뒤 세계 수소전기차 4분의 1 잡겠다"

 

현대차의 이번 계획은 수소전기차 개발에 나서는 완성차 업체들이 늘어나는 추세나 기존 내연기관 중심 세계 완성차 시장 내 현대·기아차 점유율을 감안하면 공격적인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이 연간 판매 기준약 2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목표는 세계 생산량의 4분의 1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약 124곳의 주요 부품 협력사와 오는 2030년까지 연구개발(R&D) 및 설비 확대 등에 총 누적으로 7조6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5만100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단 현대차그룹은 연간 3000대 규모인 현재 수소전기차 생산 능력을 2020년 약 1만1000대로 확대키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협력사와 함께 2년 동안 3000억원의 투자 시행해 총 130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계획이다. 수소전지차 '넥쏘' 증산과 연계해 투자를 확대하는 협력사에는 내년 최대 44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한다.

 

특히 수소전기차는 부품 국산화율이 높아 차량 보급이 확대될수록 국내 부품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효과도 커질 거라고 현대차그룹 기대다. 수소전기차는 'CASE(커넥티드·자율주행·공유·전동화)'로 정리되는 급미래 자동차 산업 변화에도 내연기관 차량보다 부품 감소율이 낮아 기존 자동차 부품 생태계를 유지하기도 좋다.

 

자동차 업계와 한국수출입은행의 부품수 비교조사에서 내연기관차는 3만개, 전기차는 1만9000개, 수소전기차는 2만4000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 측은 "오는 2030년 국내 50만대 수소전기차 생산체제가 현실화할 경우 그에 따른 연간 경제효과는 약 25조원, 간접 고용을 모두 포함한 취업유발 효과는 한국은행 차량용 취업유발계수 적용 기준 약 22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수소전지차 '넥쏘'/사진=현대차 제공

 

◇ "자동차 外 분야에도 수소전지 공급 박차"

 

현대차는 이뿐 아니라 또 수소전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현대·기아차 외에 다른 완성차업체, 선박·철도·지게차 등 운송분야, 전력 생산 및 저장 등 발전분야에 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하는 신사업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와는 별도로 오는 2030년 기준 연간 약 20만기의 연료전지시스템 외부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넥쏘 수소전기차에 들어가는 연료전지시스템을 기반으로 제품 성능을 보완하고 종류를 늘려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연료전지시스템 판매 사업 추진을 위해 이달 초 기존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소속 연료전지사업부 내 실급 전담조직도 만들었다. 다만 초기 시장인 만큼 철저한 시장 조사를 진행하면서 중·장기 사업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오는 2030년까지 수소연료전지 수요를 550만개에서 최대 650만개로 예상하고 있다.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지고 있고 충전이 쉬워 다양한 운송수단에서 활용될 경우 오는 2030년까지 비용을 10% 가량 낮출 수 있다고 봤다.

 

◇ "연 4만대 규모 첫발에 1.5조원 투자"

 

이날 기공식은 현대차그룹이 이처럼 수소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첫발이었다. 1단계 투자 규모만 1조5000억원이다. 현대차그룹은 충북 충주 현대모비스 친환경부품 전용공장 내 여유 부지 1만6600㎡에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제2공장을 신축한다. 제2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연 3000대 규모의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생산 능력은 오는 2022년 약 13배 수준인 연 4만대 규모로 확대된다.

 

현대차그룹이 독자 개발한 수소 연료전지시스템은 수소전기차의 '심장'이다. 수소와 산소가 반응해 전기를 만들어 내는 연료전지스택을 비롯해, 수소와 공기 공급장치, 열관리 장치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약 130곳의 중소 협력사들이 수소 연료전지시스템에 들어가는 부품 공급을 담당하고 있다.

 
▲ 11일 현대모비스 충주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제2공장 신축 기공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시삽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길형 충주시장, 성윤모 산업부 장관, 이시종 충청북도지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이날 기공식에서 "수소전기차의 부품 국산화율이 99%에 달할 정도로 연관산업 파급효과가 크다"며 "그런 만큼 협력사와 동반투자를 통해 미래 자동차 산업의 신성장 기반을 구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머지 않아 다가올 수소경제의 '퍼스트 무버'가 될 것"이라며 "수소가 주요 에너지인 수소사회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룹 관계자는 "수소 연료전지시스템을 전용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체제를 구축한 것은 전 세계에서 현대차그룹이 사실상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수소 가격 인하로 수소전기차의 연간 운영비가 전기차 수준으로 떨어지고, 전력 생산을 위한 발전 원가도 천연가스 발전과 비슷한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공식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시종 충청북도지사, 조길형 충주시장을 비롯한 정·관계 및 지자체 인사들과 모토닉, 유니크 등 수소전기차 부품 협력사 관계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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