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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 '누나' 조현아, 경영복귀 가능할까

  • 2020.01.03(금) 09:43

법률대리인 통해 동생 조원태 공개 저격
다른 주주 연대 가능성 시사...경영권 장악 움직임
"누나, 우호지분 확보 어렵다...경영권 넘어갈 수도"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총수 일가의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누나의 도발을 참지 못한 동생이 어머니를 찾아가 이른바 '성탄절 소동'을 벌이면서 남매간 갈등은 가족 전체의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싸움의 발단은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서 시작됐습니다. 누나는 지난달 23일 자신의 법률대리인을 통해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방식이 '독단적'이라며 공개 저격했습니다. '셋이 공동으로 경영하라'는 아버지의 유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생 혼자서 그룹 경영권을 독차지했다는 것이죠. 이에 그치지 않고 동생의 총수 지정 과정에서 가족간 어떠한 상의와 합의가 없었다는 점도 폭로했습니다.

사실 누나의 이런 도발은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지난해 4월, 누나에겐 '승계'라는 명분으로 경영에 복귀할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죠. 그때는 잠잠하다 왜 이제 와서 난(亂)을 일으키는 걸까요. 당시 그녀를 둘러싼 불리한 여론이 있긴 했지만, 8개월이 흐른 지금이라고 해서 별반 달라진 건 없는 데 말이죠.

일각에선 조 전 부사장이 그만큼 절박한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돈 문제에서 말이죠. 그도 그럴게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땅콩 회항' 사건 이후 5년 넘게 무직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5년간 고정 수익이 없었다는 얘기죠.

똑같이 구설에 올랐던 다른 가족들이 한진그룹내 직급을 갖고, 이를 통해 매달 월급을 받는 모습과 대조적입니다. 어머니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만 해도 정석기업 고문으로, 매달 상당액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죠. 이들은 월급을 모아 매년 100억씩, 6년간 내야 하는 상속세를 충당하고 있습니다.

반면 수입이 없는 조 전 부사장은 상속세를 내기 위해 보유 주식을 담보로 은행서 대출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른 가족과 주머니 사정이 비교되는 대목입니다.

여기에 당장 '땅콩 회항' 사건의 피해자인 박창진 대한항공 직원연대 지부장에게 7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합니다. 여기에 이혼 소송중인 남편과도 재산 분할, 위자료 지급을 두고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차후 추가적인 자금 지출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죠.

돈 때문에라도 누나는 경영 복귀가 절실했습니다. 업계에서도 작년말 한진그룹 인사를 앞두고 조 전 부사장의 복귀 가능성을 높게 봤죠. 하지만 동생은 끝내 누나의 이름을 인사 명단에 올리지 않았습니다. 시끌시끌한 개인사가 부담스러웠던 것이겠죠. 이에 누나가 가족내 비밀까지 폭로하며 동생을 공개 저격했다는 분석입니다.

일단 지금까지는 조 전 부사장이 동생을 단단히 벼르는 모습입니다. 급기야 경영권 분쟁의 격전지가 될 한진칼의 다른 주주와의 연대 가능성까지 시사했죠. 다른 주주와 손 잡고서라도 동생과의 경영권 분쟁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입니다. 경영 복귀 이상을 넘보고 있는 셈이죠. 그렇다면 과연 누나의 의도대로 될 수 있을까요.

업계 반응은 대체로 회의적입니다. 우호지분을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죠.

업계는 총수 일가의 지분 경쟁 구도를 '조원태 vs 조현아-조현민-이명희'로 그리고 있습니다. 이를 가정할 경우 누나 측 지분율은 총 18.27%(조현아(6.49%), 이명희(5.31%), 조현민(6.47%))가 됩니다. 동생 조 회장 지분 6.52%의 3배에 달하는 셈이죠. 다만 한진칼 3대주주인 델타항공(10%)이 조 회장의 우호지분이라면, 조 회장 측 지분율도 16.52%로 확대됩니다. 누나 측이 좀 더 유리하긴 하지만, 동생 입장에서도 붙어볼 만하죠.

이 경우 양측은 한진칼 2대 주주 KCGI와 손 잡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 아니러니하게도 말이죠. KCGI의 지분율이 17.29%에 달하는 만큼 손만 잡는다면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한마디로 KCGI가 누구와 손을 잡느냐에 따라 경영권 향배가 갈릴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누나는 불리할 수 있습니다. KCGI는 줄곧 조 전 부사장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 왔기 때문이죠. 작년 초 조 전 부사장의 복귀설이 불거졌을 때도 KCGI는 2대 주주의 지위에서 강력한 반대를 외친 바 있습니다. 조 전 부사장의 대표 사업인 호텔업에 있어서도 '매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죠.

명분과 실리를 모두 얻기 위해서라도 KCGI는 동생 조 회장을 선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조 회장의 경우 KCGI 요구가 상당 부분 반영된 한진그룹 재무개선 방안을 제시했고, 현재 충실히 이행 중에 있습니다. 가시적인 성과도 서서히 드러나는 중이고요.

만일 KCGI가 조 회장과 손을 잡는다면 조 회장 측 지분은 33.81%에 달하게 됩니다. 누나 측이 남은 특수관계인 지분(4.15%), 반도건설 지분(6.28%)을 모두 가져간다 해도 총 27% 수준으로 동생 쪽보다 낮은 수준이죠. 여기에 소액주주가 늘 KCGI에게 우호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누나보다 동생이 훨씬 유리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경우 지분이 더 많은 KCGI가 최대주주 지위에 오를 수도 있습니다. 결국 누나가 경영 복귀를 위해 쏘아 올린 공에 한진 총수 일가 모두가 경영권을 잃을 수도 있단 얘기죠.

물론 이는 한진가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궁지에 몰려 있는 누나가 어떤 무기를 들고 나오냐에 따라 연출될 수도 안될 수도 있습니다. 갑작스런 화해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비슷한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입니다.

아버지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은 "셋이 공동 경영하라"는 유언 말고도 "가족끼리 화목하게 지내라"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누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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