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포스코의 신용등급(BBB+)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만만치 않은 포스코의 철강업 영업환경을 반영한 것이다.
철강의 원재료인 철광석의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철강 제품을 사줘야할 자동차와 조선업체 등의 부진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포스코뿐 아니라 철강업계가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8일 철광석(중국 칭다오항 수입가)의 가격은 톤당 96.22달러다. 전일보다 1.17%, 전월보다 2.44% 각각 올랐다.
지난해 철광석 톤당 가격은 1월10일 73.36달러(52주 최저가)에서 7월2일 125.77달러(52주 최고가)까지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다. 철광석 수출국인 브라질과 호주의 자연재해로 공급 차질을 빚는 상황에 중국의 철강 생산 호조로 수요는 오히려 늘었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78.98달러까지 안정화되던 철광석 가격은 12월 다시 90달러 선을 돌파,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가 구입하는 철광석과 석탄은 연간 10조원 규모를 넘는다. 올 1~3분기 구입금액도 9조3317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발레(Vale) 등 5개 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세계 철광석 시장에서 수요자인 포스코의 가격 교섭력은 떨어지는 상황이다.
철광석 가격은 포스코 실적과 직결된다. 철광석 가격이 급등했던 작년 2분기 포스코 영업이익은 1조68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7% 줄었다.
이 때문에 올해 포스코에 대한 사업 전망도 좋지 않다. S&P는 지난해 포스코의 에비타(EBITDA, 상각전영업이익)가 2018년보다 15%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7%가량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철광석 가격이 작년보다 안정화될 것이란 예상도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톤당)은 올 1분기 83달러, 2분기 79달러, 3분기 76달러 4분기 74달러 수준으로 차츰 떨어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철강의 주요 수요처인 건설·자동차·조선 등 3대업종의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여겨진다. 작년 말 현대경제연구원은 2020년 건설업의 수주액과 자동차 생산 전망치가 각각 전년보다 2%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조선 수주량이 회복되고 있다고는 해도 과거 호황기에 비하면 아직 부족한 수준이다.
이런 배경을 근거로 S&P는 올해 철강 수요 증가율이 한 자릿수 초반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말 포스코경영연구원이 제시한 1.7% 성장률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올해 영업환경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원재료인 철광석의 가격은 자연재해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쉽게 예측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