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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폰, OFF]전원 꺼진 후 달라질 것들

  • 2021.04.11(일) 08:50

LG전자, MC사업 철수 이후 과제 산적
서비스는 유지, 6월 인력 재배치 마무리
LG 빠진 시장 재편…삼성·모토로라 수혜

▷관련기사: [LG폰, OFF]찰나의 영광 뒤, 고질병된 '적자'

LG전자의 휴대폰 역사는 끝을 향해 가고 있지만, 20년 넘게 이어온 사업인 만큼 안팎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당장 해당 사업부 직원들과 LG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수습하는 것이 급선무다. 한편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작고 소중한' LG전자의 점유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과열될 전망이다.

◇ 3500명 직원들은

무엇보다 관심이 쏠리는 문제는 3500명에 달하는 인력의 재배치다.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MC사업본부의 임직원은 3449명에 달한다.

LG전자는 MC사업본부 직원들의 고용 유지를 기본 원칙으로 삼았다. 직원들의 직무 역량과 LG전자 타 사업본부 및 LG계열회사의 인력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력을 재배치한다는 구상이다. 직원들의 의향을 우선 고려해 개인의 장기적인 성장 관점에서 효과적인 재배치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권봉석 LG전자 사장도 직원들에게 고용 안정에 대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하고 있다. LG전자가 휴대폰 사업 철수를 결정한 지난 5일 권 사장은 MC사업본부 임직원들에게 본인 명의의 사내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LG전자와 그룹의 미래가치 제고를 위한 사업역량 확보 차원에서 개개인의 이동 희망을 최대한 고려해 재배치를 진행하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권 사장은 올 1월 스마트폰 사업의 운영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알린 후에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업 운영의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고용은 유지하니 불안해할 필요 없다"고 임직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LG전자는 오는 6월 말까지 인력 재배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번주부터 MC사업본부 직원을 대상으로 실리콘웍스,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등 각 계열사별 설명회를 갖고 있다. 이후 계열사 이동에 대한 공모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하는 대신 자동차 부품 등 미래 산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해당 분야에 많은 인력을 투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 종료를 알리면서,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 미래 성장동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LG폰, OFF]LG전자 결국 스마트폰 사업 철수(4월5일)

◇ LG폰 사용자들은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기존 스마트폰 고객들은 서비스 이용 불편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LG전자는 고객들이 마지막까지 LG 스마트폰을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방침이다. '고객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구광모 LG 회장의 경영 철칙과도 일맥상통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사업 종류 이후에도 판매 제품에 대한 사후서비스(AS)를 책임지고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의 경우 제품 최종 제조일로부터 4년까지 휴대폰 AS를 지원한다. 간편결제 서비스인 LG페이도 사업종료 후 최소 3년간 유지한다.

또 휴대폰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도 최대 3년간 지원한다. 기존까지 업그레이드 지원 기간은 프리미엄 모델은 2년, 일부 보급형 모델은 1년이었는데 이를 각각 1년씩 연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출시한 LG 벨벳과 LG 윙의 경우 오는 2023년까지 운영체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LG전자 측은 "휴대폰 사업 종료 후에도 고객들이 안심하고  LG 휴대폰을 사용하고 LG제품을 마지막까지 믿고 구매한 고객 신뢰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담아 보답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LG 사라진 스마트폰 시장은

LG전자의 사업 철수로 국내외 스마트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시장이 포화하면서 사용자를 크게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경쟁사 입장에서는 LG전자의 작은 빈 자리라도 차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삼성전자로의 흡수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애플의 경우 독자 운영체제인 iOS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LG폰 유저들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다. 샤오미 등 중국업체도 최근 한국 시장 공략에 힘쓰고 있지만, 중국 기업의 인식 개선이 선제적으로 해결돼야 한다.

삼성전자는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는 모양새다. 그간 자사 제품과 애플 제품만을 대상으로 삼았던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에 처음으로 LG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제품인 'V50'을 포함시켰다. 최근 보급형 라인업인 갤럭시A 시리즈를 잇달아 선보인 것도 LG전자가 빠진 공백을 채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해외 시장에서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도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LG전자를 대체할 후보들이 많아서다. 특히 북미 지역의 경우 삼성전자가 점유율을 쉽게 가져가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북미 시장에서는 애플이 점유율 60%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삼성전자가 22.1%로 2위를 지키고 있다. 놀랍게도 LG전자가 9%로 점유율 3위다. LG전자는 최근 수년 동안 국내보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판매량이 호조를 보였다.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64%이 북미에서 나올 정도였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를 대체할 안드로이드 폰이 없지만, 북미에서는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 많아 이들 사이의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가 국내와 같이 점유율을 쉽게 가져가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북미 시장에서 LG전자의 빈자리를 가져갈 업체로 삼성전자와 함께 모토로라, 알카텔, 노키아 HMD 등을 꼽는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철수 관련 리포트에서 "북미 지역의 경우 삼성전자가 중저가대 A시리즈를 통해 빈자리 일부를 차지할 것"이라면서도 "LG와 유사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모토로라, HMD, ZTE, 알카텔 등도 수혜 대상"이라고 짚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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