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 관리의 개념이 넓어지고 구체화하고 있다. 피로 회복, 면역력 등 건강 전반을 고민했던 전과 달리 눈, 장, 체지방 등 건강 문제를 구체적으로 관리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에 따라 특정 기능에 맞춰 세분화한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건강 관리 개념 확대·세분화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국내 성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가장 고민하고 있는 건강 문제는 '눈'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40.5%가 '눈 건강에 가장 관심이 높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 대비 7% 증가한 수치다. 피로 회복(35.8%), 스트레스(29.8%), 체지방 감소(29.8%), 면역력 증진(28.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주목할 점은 건강 관리에 대한 고민이 구체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편적인 건강 고민으로 꼽혀왔던 피로회복을 제치고 눈 건강이 1위에 올랐다. 체지방 감소, 근력 강화, 두피·모발 건강, 콜레스테롤 개선, 장 건강에 대한 고민은 전년 대비 증가한 반면, 피로 회복, 면역력 증진의 경우 응답 비율이 줄었다.
전문가들은 '건강'에 대한 개념의 범위가 넓어지고 관리 방법도 구체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한다. 예전에는 건강의 개념이 단순히 신체적 건강을 의미했다면 최근에는 정신 건강, 미용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건강 관리 개념도 피로 회복이나 스트레스 관리 등 건강 전반적인 문제를 다루는 것에서 눈 건강, 장 건강, 근력 강화 등 특정 신체 기관별 건강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정 기능에 따라 세분화된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장 건강, 눈 건강 등 특정한 부위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제품의 수요 증가가 두드러졌다. 실제로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프로바이오틱스의 경우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눈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루테인'의 원료인 마리골드꽃추출물 시장도 2016년 637억원에서 2019년 1387억원으로 성장했다. 이밖에 체지방 감소, 피부 건강 등 새로운 기능성 원료가 포함된 시장도 커지는 추세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관계자는 "피로, 면역력 등 건강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전과 다르게 최근에는 눈, 장, 체지방, 두피 등 보다 구체적으로 관리하는 경향이 짙어졌다"고 설명했다.
커지는 맞춤형 건기식 시장
이에 제약 회사는 물론 대형마트까지 가세해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종근당 자회사 종근당건강은 지난해 전년 대비 36.4% 증가한 511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종근당건강의 매출 증가를 견인했던 것은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락토핏'과 오메가3, 프리미엄 유산균 등이었다.
GC녹십자 자회사 GC녹십자웰빙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GC녹십자웰빙의 건강기능식품 매출은 249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JW홀딩스 자회사 JW생활건강은 신바이오틱스, 루테인, 오메가3 등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전문 브랜드 '마이코드'를 론칭했다.
대형마트 역시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건강기능식품 자체브랜드 '바이오퍼블릭'을 선보였다. 건강기능식품 제조사개발생산(ODM) 업체인 콜마비앤에이치와 손잡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도 자체 브랜드 '해빗(Hav’eat)'을 건강기능식품 전문 브랜드로 키우고 있다. 비타민과 노화방지 제품 등 40여 개 이상의 건강기능식품을 보유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올해 '시그니처 6년근 홍삼정', '시그니처 매일 먹는 진짜홍삼' 등 자체브랜드 상품을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포함한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더욱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보고있다.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건강과 체력 관리를 위한 지출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서 실시한 가구별 건강기능식품 구매지표 조사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의 구매 경험률은 78.9%를 나타냈다. 100가구 중 79가구가 일 년에 한 번 이상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한 셈이다. 소비자 평균 구매액도 2016년 약 28만에서 지난해 약 32만원으로 14.3% 증가했다. 전체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6.6% 증가한 4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고 직접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며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더욱 커지고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