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현대차 매출이 30조원을 넘겼다. 분기 매출 30조원 돌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차 반도체 수급난 속에서 이룬 값진 성과로 평가된다.
외형 성장에 눈이 갈 수밖에 없지만 주목해야 할 숫자가 또 있다. 바로 손익계산서의 핵심 지표인 영업이익률이다. 현대차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률은 6.2%로, 지난 1분기에 이어 6%대를 지켰다. 이는 작년 말 이원희 현대차 사장이 내세운 목표치(4~5%)를 훌쩍 뛰어넘는 성적이다.

상반기 영업이익률 6.1%
지난 2분기 현대차는 30조3261억원(매출)어치를 팔아 1조8860억원(영업이익)을 남겼다. 영업이익률이 6.2%다. 1만원 짜리 물건을 팔아 620원을 남긴 셈이다.
이 같은 성과는 지난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이라는 실적을 더 돋보이게 했다. 현대차의 지난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8.7% 증가한 것이다.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분기 매출 30조원을 넘긴 것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6.2%를 기록하면서 외형과 내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라지만 낮은 수치는 아니다. 활개 쳤던 중국 시장을 잃고 품질 문제까지 뎝쳐 극도의 수익성 악화를 겪은 게 수년이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2016년 5.5%였지만 2017년 4.7%, 2018년 2.5%로 추락했고 이후로도 2019년 3.4%, 2020년 2.3%에 머물렀다.
분위기는 올 들어서 달라졌다. 지난 1분기에도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6%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평균으로 6.1%다.
이는 작년 말 현대차가 내세운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작년 말 열린 'CEO(최고경영자) 인베스터 데이'에서 이원희 사장은 "2021년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은 4~5%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때 내놓은 중장기 영업이익률 목표는 2022년 5.5%, 2025년 8%다. 중장기 목표 조기 달성도 기대할 만하다는 얘기다.
영업이익률이 높어진 건 수익성 좋은 차가 잘 팔려서다. 이른바 믹스개선(Product Mix)효과다. 대표적인 차종이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지난 2분기 현대차의 SUV 판매비율은 46.6%로, 전년동기 대비 5.8%포인트 상승했다. 현대차 10대 중 절반 가까이가 SUV였다는 얘기다. 반면 해외 판매 장려를 위해 투입하는 인센티브(판매장려금) 등 비용은 줄여냈다. 미국 등지에서 종전보다 제값을 받고 차를 판 것이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은 멀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완성차 영업이익률은 다임러 14%, BMW 11.3%, GM 10.1% 도요타 9%, 폭스바겐 7.7% 등에 이른다. 현대차도 전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력을 키워 이익률을 더 높이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는 셈이다.
서강현 부사장은 "올 2분기 코로나19 기저효과에 따른 판매 물량 증가로 매출과 이익 모두 증가하며 전분기에 이어 6%대 이익률을 달성했다"며 "전분기에 비하면 비우호적인 환율 환경과 신흥국 판매 증가에 따라 믹스 개선도 다소 약화됐지만 판매 증가와 인센티브 감소 등으로 높은 수익성을 이어왔다"고 분석했다.

"내년 반도체 발주 완료"
올해 연간 영업이익률 6%를 지켜내기 위해선 하반기 성적이 중요하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영업환경도 '안갯속'에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서 부사장은 "차 반도체 부족 현상이 아직 정상으로 회복되지 못해 판매 차질이 예상된다"며 "지난 5~6월 생산 차질 여파로 현지 재고 감소에 따른 판매 감소가 3분기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팔라듐, 로듐, 백금, 알루미늄,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계속 상승 중"이라며 "올 하반기 실적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대외 변동성이 큰 하반기에도 믿을 것을 신차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제네시스 첫 전용 전기차 JW(프로젝트명), 산타페 크루즈, 소형 SUV 등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산타페 크루즈를 통해 미국 픽업트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차 반도체 수급 문제는 내년엔 완전히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서 부사장은 차 반도체에 대해 "연간 발주를 추진하고 있다"며 "내년 연간 발주는 이미 완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