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기존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한 신설법인의 명칭을 'SK온(on)'으로 확정하고 공식 출범시켰다. SK온은 이번 분사를 계기로 배터리 사업을 더욱 성장시켜 세계 최대 규모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내보였다.
SK온, 배터리 사업 '터닝 포인트'
SK이노베이션은 기존 배터리사업과 석유개발(E&P)사업을 각각 물적 분할한 신설 법인이 1일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배터리 사업의 법인명은 SK온(SK on), 석유개발(E&P사업)은 'SK어스온'(SK earthon)으로 확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공식 출범한 두 회사를 자회사로 두며 100% 지분을 보유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전사가 추진한 포트폴리오 혁신의 구조적 완성을 이뤘다"며 "이제는 8개 사업회사 체제를 기반으로 파이낸셜 스토리를 실행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해 '뉴 SK이노베이션(New SK innovation)'의 기업가치를 만드는 새로운 60년 역사를 출발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터리 사업 신규 법인명 SK온은 '켜다', '계속된다' 등의 의미를 담았다. SK이노베이션은 이 사명에 대해 "배터리 사업으로 깨끗하고 편리한 세상을 만드는 '전동화의 핵심'(Electrification Linchpin) 역할을 통해 글로벌 넘버원으로 도약하겠다는 회사의 의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온의 신임 대표이사로는 기존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였던 지동섭 사장이 낙점됐다. 지 사장은 1990년 유공에 입사해 SK텔레콤 미래경영실장, 전략기획부문장을 지낸 전략통이다. 2016년 12월 SK루브리컨츠 사장으로 선임됐으며, 2019년 12월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로 선임된 바 있다.
지동섭 SK온 사장은 "SK온은 가장 안전하고, 가장 빠르고, 가장 오래가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시장에 신속 대응하기 위한 독자 경영 시스템을 구축, 사업 전문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전기차 배터리 산업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온은 이번 분사를 계기로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선두 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배터리 생산능력은 연간 40기가와트시(GWh) 수준인데, 이를 오는 2023년 85GWh,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SK온은 미국 완성차 포드와 합작법인 투자규모를 기존 60기가와트시에서 129기가와트시로 두배 이상 확대키로 하면서 이같은 계획을 실현하고 있다. SK온 관계자는 "이런 빠른 성장세에 따라 현재 누적 수주량이 1000GWh를 훌쩍 뛰어넘어 업계 최상위권으로 부상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업 분야를 에너지저장장치(ESS), 플라잉 카(Flying car), 로봇 등 배터리가 적용되는 다양한 시장으로 확장하고, 배터리 제품뿐만 아니라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바스(BaaS·Battery as a Service) 플랫폼 사업 등도 빠르게 추진할 방침이다.
SK어스온, '탄소를 친환경으로'
석유개발사업 신규 법인명 SK어스온은 지구, 땅을 뜻하는 영어 'earth'와 계속을 의미하는 'on'의 합성어다. SK이노베이션은 "기술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원의 가치를 실현하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약속하는 그린 비즈니스(친환경 사업)의 희망을 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어스온 신임 대표이사도 올해 석유개발사업 대표로 선임됐던 명성 사장을 기용하는 등 기존 인사를 중용했다. 명 사장은 1995년 유공에 입사해 석유개발사업 보고타지사장, 탐사사업관리팀장을 지낸 석유개발 전문가다. 2019년 SK이노베이션 행복경영실장을 거쳤다.
명 사장은 "독립법인으로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다양한 성장 옵션을 실행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며 "SK어스온의 새로운 성장 축인 그린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발굴하고 이를 반드시 성공시켜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SK어스온은 앞으로 석유개발 사업 경험·역량을 활용해 탄소 배출 최소화와 감축을 목표로 친환경 사업 구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석유 생산 유전에서의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설비 구축 및 운영과 함께 '탄소포집 및 저장 기술'(CCS·Carbon Capture & Storage) 사업도 본격 확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