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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에 '총 2.17조'…정부가 선택한 과제는

  • 2021.11.09(화) 06:20

한미‧메디톡스 등 2년간 연구비 지원
10년 간 정부·민자 등 총 2.17조 투입
항암‧희귀 질환 신약 개발에 속도 기대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정부로부터 신약 개발 지원을 받게 됐다. 정부가 올해부터 새롭게 추진 중인 국가신약개발 사업을 통해서다. 한미약품, 메디톡스, 한올바이오파마 등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업계에서는 정부 지원을 통해 글로벌 트렌드인 항암과 희귀질환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은 최근 정부 지원 신약개발 과제를 선정, 발표했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은 글로벌 신약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3월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3개 부처가 공동으로 출범한 국가 사업단이다.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신약 개발을 지원해 온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이 전신이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은 올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신약 개발을 지원한다. 과거 신약 개발 지원사업인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은 9년간 1조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번 국가신약개발사업에는 10년간 국고 1조4747억원과 민자 7011억원 등 총 2조1735억원이 투입된다. 

1차 국가신약개발 과제로 선정된 분야는 대부분 '항암 신약'이 차지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차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BBT-176'가 국가신약개발사업 지원 과제로 선정됐다.

BBT-176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등 3세대 표적치료제로 치료받은 후 내성 변이를 표적 치료하는 차세대 폐암 치료제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이번 정부 지원을 통해 현재 환자 투약 단계에 있는 'BBT-176'의 국내 임상 1/2상과 미국 임상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메디톡스도 정부 지원을 통해 신약 개발에 본격 뛰어든다. 메디톡스는 항암 신약 'MT106'에 대한 정부 지원을 받게 됐다. 'MT106'은 자가면역질환을 억제하는 차세대 브루톤 티로신 키나아제(BTK) 저해제다. 메디톡스는 기존 1세대 BTK 저해제인 임브루비카(성분명 이브루티닙)에서 나타난 유전자 변이 등 내성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저분자 합성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한올바이오파마가 대웅제약과 공동 개발 중인 면역항암 항체신약 'HL187'도 정부 지원과제로 선정됐다. 'HL187'는 인체가 가진 면역세포의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 암세포와 싸우게 하는 면역관문억제제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 9월 세포주 개발과 생산공정 개발, 비임상 및 임상시료생산 등을 제공받는 것을 골자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했다. 

한올바이오파마 연구원이 신약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올바이오파마

이밖에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ABL103'도 정부 지원을 받게 됐다. 'ABL103'는 유방암 및 난소암 치료 이중항체 면역항암제다. 

한미약품과 알테오젠은 희귀질환 치료 신약으로 지원과제를 공모, 최종 선정됐다. 한미약품은 선천성 고인슐린 혈증 치료 신약으로 개발 중인 'HM15136'이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 선천성 고인슐린혈증은 2만5000~5만명 당 1명 꼴로 발병하는 희귀질환이다. 현재까지 승인된 치료제가 없다. 'HM15136'에는 약효와 투여주기를 늘려주는 한미약품의 독자적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이 플랫폼 기술을 통해 체내 포도당 합성을 촉진하는 글루카곤의 짧은 반감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국가 연구비 지원을 통해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 2상 등 글로벌 임상과 제품화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알테오젠은 체내 지속성을 증가시킨 말단비대증 치료제 'ALT-B5'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말단비대증은 인슐린 유사성장인자-I(IGF-I)의 비정상적인 과다분비로 손, 발, 턱, 입술 등 신체 말단이 비대해지는 희귀질환이다. 'ALT-B5'는 알테오젠이 자체 개발한 지속형 플랫폼 기술이 적용됐다. 적은 용량으로도 체내에서 오랫동안 효과가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1차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신약 과제들은 크게 '항암'과 '희귀질환'으로 갈렸다. 두 분야 모두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들이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제약사 35곳이 연구개발 중인 분야의 60%가 항암제와 희귀질환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2015년부터 5년간 FDA가 허가한 신약 5개 중 한 개가 항암제와 희귀질환이었다. 이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이번에 신약과제로 선정된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2년여 간 신약개발 유효물질 도출부터 임상2상까지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업계는 이번 정부 지원을 계기로 항암제와 희귀질환 신약 개발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 선정을 계기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나아가 임상에도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신약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국산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성과를 거두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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