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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야심작 초거대 AI '엑사원' 베일 벗었다

  • 2021.12.14(화) 17:19

LG AI 연구원 1주년 맞아 토크 콘서트 개최
지난 5월부터 개발 진행…한국어·영어 구사
상위 1% 전문가 키워 계열사 사업 적용

LG의 초거대 AI(인공지능) 'EXAONE(엑사원)'이 베일을 벗었다. 지난 5월, 3년 동안 1억달러를 투자해 글로벌 톱3 수준의 '초거대 AI'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지 약 7개월 만이다. LG는 엑사원을 상위 1% 수준의 전문가 AI로 학습시켜 향후 전자·화학·통신 등 LG그룹 계열사 사업에 적용할 계획이다.

14일 진행된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배경훈 원장이 키노트스피치를 하고 있다./사진=LG 제공

직접 그림까지 그리는 '전문가 AI'

14일 LG AI연구원은 설립 1주년을 맞아 'LG AI 토크 콘서트'를 온라인 개최하고 초거대 AI인 엑사원을 첫 공개했다. 초거대 AI는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사고·학습·판단할 수 있는 AI를 말한다. 특정 용도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LG의 엑사원은 'EXpert Ai for everyONE'을 줄인 말이다. 즉, 인간을 위한 전문가 AI다. LG에 따르면 EX는 전문가라는 의미 외에도 10의 18승, 즉 100경을 뜻하는 접두어 'EXA'의 의미도 갖고 있다. 인류가 지금까지 사용한 모든 단어를 데이터로 저장하면 5엑사바이트(Exabyte)수준이다. 1엑사바이트는 115경2921조2046억684만6976바이트에 해당한다. 초거대 AI의 규모를 가늠하게 하는 단어다.

LG AI연구원은 지난 5월부터 초거대 AI의 단계적 학습을 진행했다. 인간의 뇌에서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시냅스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인공 신경망의 파라미터를 13억개, 130억개, 390억개, 1750억개 등으로 순차적으로 키웠다. 파라미터는 AI가 딥러닝을 통해 학습한 데이터가 저장되는 곳을 말한다. 이론상 파라미터가 많을수록 AI가 더 정교한 학습을 할 수 있다.

엑사원은 약 3000억개의 파라미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언어뿐 아니라 이미지, 영상 등 인간의 의사소통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고 다룰 수 있는 '멀티 모달리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를 위해 LG AI연구원은 말뭉치 6000억개 및 언어와 이미지가 결합해 있는 고해상도 이미지 2억5000만장을 학습시켰다.

향후 멀티 모달리티 기술이 고도화되면 AI가 데이터를 습득해 이해하는 것을 넘어 추론하고 창조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호박 모양의 모자를 만들어줘"라고 말하면 기존 학습된 이미지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LG 관계자는 "엑사원은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LG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 데이터를 포함해 논문, 특허 등의 정제된 말뭉치들을 학습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 가고 있다"며 "원어민 수준으로 한국어와 영어를 이해하고 구사하는 이중 언어 AI라는 점도 차별화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엑사원이 만든 호박 모양의 모자./사진=LG 제공

상위 1% 전문가로 키워 그룹 이끈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을 제조, 연구, 교육, 금융 등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 '상위 1% 수준의 전문가 AI'로 활약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LG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한 실증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AI 연합 결성해 활용 영역 확대 △초거대 AI 대중화를 통한 상생 환경 구축 등 3단계 계획을 통해 초거대 AI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이 큰 그림이다.

첫 단계로 엑사원을 사용할 수 있는 통로인 오픈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LG 계열사들에 공개해 전자·화학·통신 등 LG 사업 전반에 초거대 AI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LG 측은 "각 사는 언어에 내포된 감정까지 이해하며,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고객과 대화하는 챗봇을 고도화하고 지난 100년간의 화학 분야 문헌 약 2000만건에 대한 분석과 학습을 통한 신소재·신물질을 발굴하는 데 엑사원을 실제 적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기존의 AI가 전공자가 문헌을 읽고 데이터베이스에 요약해 입력한 것을 학습했다면, 엑사원은 스스로 문헌을 읽고 분석한 뒤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때문에 연구 속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게 LG 측 설명이다.

이후 LG AI연구원은 금융, 패션, 유통, 교육 등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사와 손잡고 초거대 AI 활용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이를 위해 데이터 보안 알고리즘인 '엑사원 튜닝'도 자체 개발했다.

엑사원 공개로 구광모 LG 회장이 그리는 미래 구상이 구체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광모 회장은 취임 후 AI 기술을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고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더 나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AI 기술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구 회장은 지난해 12월 LG AI 연구원 출범 당시 "LG가 추구하는 AI의 목적은 기술을 넘어 고객의 삶을 더 가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AI 연구원이 그룹을 대표해 기업 스스로의 변화와 혁신의 방법을 발전시키는 핵심 역할을 해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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