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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제약 CSEO 신설 이유는…제약바이오도 ESG '잰걸음'

  • 2022.01.27(목) 16:05

1조 이상 상장사, '지배구조보고서' 공시 의무화
제약바이오, 관련 조직 신설하고 전문경영인 둬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도입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제약바이오업계는 오너 중심 경영 체제가 확고하면서 타 산업군보다 동참이 늦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ESG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등 큰 흐름에 부응하는 모습이다.  

2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거나 조직 신설을 통해 ESG 부문을 강화하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광동제약은 올해 초 최고안전환경책임자(CSEO) 직책을 신설하고 박상영 부사장을 CSEO로 임명했다. 박 부사장은 CSEO 역할과 함께 커뮤니케이션실 소관인 언론, 법무, 감사업무를 겸직한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CSEO 직책을 신설한 건 광동제약이 처음이다. CSEO는 기업의 안전 환경 정책을 수립하고 점검과 관리까지 총괄한다. 산재사고가 많은 건설업이나 조선업 등에서 주로 만들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주로 연구개발(R&D)이나 영업에 집중해온 만큼 상대적으로 안전이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낮은 편이었다.

업계에선 광동제약이 본업인 의약품 사업보다 식음료 매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안전보건 관리에 특히 더 힘을 쏟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늘(27일)부터 시행하는 중대재해법에 따르면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해 인명피해가 발생하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처벌받는다. 안전보건 관리는 환경(E)과 사회(S) 부문과도 직결된 만큼 이번 직책 신설을 통해 광동제약이 ESG 경영에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이다.

광동제약 측은 "CSEO 직책 신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생산과 연구, 영업, 지원부서 등 전 부문에서 안전은 물론 환경보전에 대한 관리 핵심역량을 강화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고객의 안전을 도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 역시 ESG 경영을 확대하기 위해 기구조직을 개편했다. 올해 ESG 경영실을 신설하고 사장 직속으로 배치했다. ESG 경영실의 주도 아래 안전한 근로환경을 조성하고 윤리경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지난해 2월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신설, ESG 경영을 본격화했다.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 합병을 추진 중이다. 지주회사 체제를 확립해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그간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ESG 경영 도입이 더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산업의 구조적인 특성 때문이다. 과거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복제의약품(제네릭) 위주의 사업에 집중해왔다. 신약 R&D 역량보단 영업력이 강조됐고 이에 따라 오너 중심 경영 체제가 확고해졌다.

반면 최근 신약개발 트렌드는 제네릭 중심에서 신약개발 중심으로 바뀌었다. R&D 전문성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기업들도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 지배구조(G)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여기에 올해부턴 기업 지배구조보고서 공시 대상도 확대됐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는 △주주 △이사회 △내부감사 등에 대한 핵심 지표 15개를 선정한 후 기업이 직접 점검해 작성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자산 총액 1조원 이상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법인은 의무적으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지난해까진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 기업만 해당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코스피 상장사 중 자산 1조원 이상 제약바이오 기업은 총 14곳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녹십자홀딩스 등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한 에스디바이오센서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올해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의무 공시 대상에 추가됐다.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구축이 필요해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엔 제약사들이 ESG 경영보다 질병 치료나 신약개발 등 사회 공헌에 초점을 뒀는데 최근엔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경우 과거 불법 리베이트 적발 등을 겪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ESG 경영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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