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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환자 모으다 날 샐라…코로나 백신‧치료제 개발중단 '속출'

  • 2022.02.11(금) 06:50

녹십자·대웅제약·부광약품 등 개발 방치 및 중단
"임상 대상자 모집 안돼…개발중단 더 나올 것"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국산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이 벽에 부딪혔다. 개발 완료를 위해 필수인 임상 대상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거나 조건부허가에 실패하면서 개발을 임시 중단하거나 아예 포기하는 곳도 잇따르고 있다. 

SK바사, 5개월만에 임상3상 대상자 모집 완료

현재 국산 코로나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인 제품은 총 11개다. 이 중 개발진행 상황이 가장 빠른 백신은 지난달 18일 임상3상 대상자 모집을 완료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GBP510'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정부로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데도 전체 환자 모집에만 5개월여가 걸렸다. 'GBP510'의 개발에 속도가 붙으면서 임상1상이 진행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또 다른 백신 'NBP2001'의 개발 중단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GBP510' 개발에 성공하면 굳이 후발주자에 자금을 투자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SK바사에 이어 유바이오로직스의 유코백19가 지난달 28일 임상3상 계획을 승인받으면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셀리드도 임상2b상*(후기 임상2상)을 지난달 27일 승인받고 코로나 백신 및 부스터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상2상은 전기인 a상과 후기인 b상으로 나뉘는데 2a상은 용량의 단계적 효과를 시험하고 2b상은 2a상에서 설계된 용량으로 적정 투여용량 범위를 확인한다.

반면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곳도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지난 2020년 12월 임상1/2a상(1상과 전기 2상 동시 진행)을 진행했지만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해 9월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과 임상 대상자 모집 지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5개월여가 지나도록 아직 전체 환자를 모집하지 못한 상태다. 대웅제약의 경우 'DWJ1248정'을 치료제 겸 백신으로 개발 중이었지만 지난해 12월 임상3상 단계에서 백신 개발을 중단했다. 백신 접종률 증가로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대상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환자 모집완료 전무…녹십자·대웅·부광 등 개발 중단

코로나 치료제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계획을 신청한 제품 총 22개 중 △임상 환자 '모집중'이 9개 △임상계획 '승인완료' 7개 △임상 1‧2상 종료 3개 △'중단' 3개 등이었다.  

국산 코로나 치료제 중 가장 앞서 있는 대웅제약의 경구용 치료제 'DWJ1248정'은 코로나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3상과 경증 및 중등증환자 대상으로 한 2/3상을 진행 중이다. 2개 임상 모두 지난 2020년에 임상계획을 승인받았지만 1년이 넘도록 아직까지 환자를 모집 중이다.  

또 이뮨메드, 제넥신, 동화약품 등도 2020년에 임상승인을 받았지만 아직 환자 모집을 완료하지 못했다. 환자 모집 중인 임상건수가 총 10건(대웅제약 2건)으로 임상 환자 모집 경쟁에 불이 붙었다. 지난달 11일 임상2b/3상 계획을 승인받은 바이오기업 샤페론도 조만간 환자모집에 나서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이처럼 다수 기업들이 치료제 임상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임상계획을 승인받고서도 환자모집 여부를 망설이는 곳들도 다수 눈에 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약물재창출을 통해 'CG-CAM20'을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 2020년 7월 임상2상을 신청했지만 국내에서 환자 모집이 이뤄지지 않아 미국에서 신약 후보물질인 '아이발티노스타'의 독성실험에 집중하고 있다. 

개발 방치 및 중단 기업 속출…해외 임상확대 등에도 어려움

오랜 기간 치료제 개발 진행을 하고 방치하거나 아예 개발을 중단하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과 뉴지랩파마 자회사 뉴지랩테라퓨틱스는 지난 2020년 5월과 11월에 각각 임상2상과 1상을 마쳤지만 1년이 넘도록 다음 임상단계로의 진척 상황이 더디기만 하다. 이밖에 임상2상을 마치고 조건부허가를 시도했지만 좌절된 녹십자가 지난해 6월 개발 중단소식을 알렸고 이어서 부광약품과 대웅제약도 줄줄이 개발을 포기했다. 

이들은 최근 코로나 환자가 5만명을 돌파하는 등 감염자는 급증하고 있지만 치료제 개발 경쟁이 더 치열한데다 백신에서 불거진 부작용 우려로 임상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 임상 환자 모집에 특히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은 환자를 모집하면서 계속 진행할 수 있지만 최종 대상자 수를 충족하지 않으면 완료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 환자를 모집하면서 계속 개발을 하고 있지만 개발을 완료하려면 총 모집하는 환자 수를 충족하고 유효성 등의 결과를 도출해야 하는데 환자 모집이 수월하지 않다"면서 "일부 기업들은 해외에서 임상 환자를 모집하는 방향으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지만 임상 진행할 수 있는 로컬 병원 물색 등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아 앞으로 개발을 중단하는 기업들이 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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