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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가는 포스코홀딩스에 생기는 궁금점 셋

  • 2022.03.02(수) 17:41

포스코-포항시, 지주사 이전 합의
주주동의·이사회 거쳐 내년 3월내 추진
합의문 실행 위한 구체안 필요성 제기도

포스코홀딩스(포스코 지주회사)가 본점 소재지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포항으로 옮긴다. 당초 '지주사는 서울, 철강사는 포항'이라는 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포스코홀딩스가 본점 소재지를 포항으로 옮기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가결된 사안을 약 한달 만에 뒤짚는 결정이어서다. 이외에도 본사 이전에 따라 공실이 생기는 포스코센터의 활용안, 미래기술연구원 운영 방식 등에 대한 궁금증도 생긴다. 일각에선 이번 포스코와 포항시가 맺은 합의안에 대해 구체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왜 포항가나

포스코홀딩스가 2일 새롭게 출범했다. 사진은 사기를 들고 있는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모습 /사진=포스코홀딩스 제공

포스코와 포항시의 갈등은 작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포스코가 작년 12월10일 공시한 기업 분할 계획서에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의 본점 소재지를 포항시가 아닌 서울특별시 강남구 포스코센터에 둔다는 내용을 명시하면서다. 철강사 포스코는 기존 본사인 경상북도 포항시에 남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분할 계획이 발표되자, 포항시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포스코의 뿌리가 포항시인 만큼 포스코홀딩스 역시 포항에 소재지를 둬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포스코홀딩스의 본점 소재지를 포항이 아닌 서울에 설립하게 될 경우 포항 지역 내 투자가 축소되고 인력 유출, 세수 감소 등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다.

포항 시민들은 지난 1월28일 서울시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 현장을 찾아 포스코홀딩스 서울 설립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당시 집회엔 이강덕 포항시장, 포항시의회 의원 등도 참석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포스코홀딩스의 본점 소재지와 관련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당시 임시주총에서 "지주회사의 회사 주소지를 어디로 할 것이냐에 대해선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며 "지주회사로 전환해도 포스코 본사는 여전히 포항에 있도록 유지하고 수익에 대한 세금을 포항에 납부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포스코홀딩스 서울 본사설립을 반대하는 포항시민들과 국회의원들이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하지만 임시주총 이후에도 포항 지역 내 반대 목소리는 더 커졌고 정치권까지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들이 모두 포스코홀딩스의 서울 지주사 설립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다. 

결국 포스코홀딩스는 포항 지역 사회와 정치권의 강경한 요구에 기존 입장을 철회했다. 지난 1월 임시주총에서 결의된 사안들을 약 한달만에 뒤집게 된 셈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달 25일 포항시와 지주회사의 포항시 이전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문 세부적 사안은 △2023년 3월까지 포스코홀딩스의 소재지를 포항으로 이전 △미래기술연구원은 포항에 본원을 설치 및 포항 중심의 운영체계 구축 △포항시와의 지역상생협력 및 투자사업은 포스코홀딩스, 포스코, 포항시가 TF를 구성해 상호 협력 등 3가지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 1월 임시주주총회 이후 포항 지역사회에서 포스코가 포항을 떠날 것이라는 오해가 지속돼 왔다"며 "포스코와 포항시는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는 것을 막고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고자 포스코홀딩스의 서울 설립을 철회하기로 전격 합의했다"고 말했다.

포스코센터 어떻게 되나

2일 출범한 포스코홀딩스는 현재 200여명의 인력을 중심으로 △경영전략팀 △친환경인프라팀 △ESG팀 △친환경미래소재팀 △미래기술연구원 등의 조직을 두고 있다. 이들 대부분 현재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포스코센터에서 근무 중이다. 

하지만 이번 합의안에 따라 내년 3월까지 포스코홀딩스 직원 중 일정부분은 근무지를 포항시로 옮겨야 한다. 또 포스코홀딩스가 포항으로 이전되면 포스코센터 사무실에 공실이 생기게 된다. 아직 포스코홀딩스는 본사 이전 뒤 포스코센터 활용계획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본점 소재지 이전은 주주총회를 열고 기존 주주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아직 이와 관련한 사안들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긴 조심스럽다"고 밝혔다.미래기술연구원 한 곳? 두 곳?

/사진=포스코 제공

향후 미래기술연구원을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생긴다. 지난 1월 출범한 미래기술연구원은 포스코 그룹 내에서 이차전지소재,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 미래 신기술을 연구하는 조직으로 포스코센터에 본원을 두고 있다. 그룹의 미래를 책임지는 만큼 그룹 내에서 맡는 임무가 앞으로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번 합의안에 미래기술연구원의 포항 이전 내용이 포함된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미래기술연구원 역시 이번 포항시와의 합의에 따라 본원을 포항에 옮겨야 하는 상황이다. 이전 시기는 아직 밝혀진 바 없으나 포스코홀딩스의 본사 이전 시기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포스코홀딩스는 미래기술연구원을 포항 외에 수도권 지역에도 설립할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기술연구원의 중심은 포항에 두지만 수도권 지역에도 분원을 설립해 이원화체제로 운영한단 얘기다.

이에 대해 일부 포항시민단체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래기술연구원의 소재지만 포항에 둔채 핵심 인력과 시설들을 분원에 배치할 것을 우려하면서다. 

임종백 포항시 범시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비즈니스워치와의 통화에서 "미래기술연구원와 관련해 포항시민사회에서 우려가 많은 상황이다. 미래기술연구원 본사는 포항에 두고 연구 인력과 핵심 시설들은 서울에 둘까 우려 중"이라며 "포스코는 포항에 부지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연구원은 몇 명이나 배치할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안을 조속히 밝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포스코홀딩스와 포항시의 이번 합의문을 두고 빈 껍데기 합의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큰 틀의 합의만 있을 뿐 구체적 이행을 위한 세부적 사안들이 없어서다. 실제로 이번 합의문은 단순한 합의에 그칠 뿐, 합의가 결렬될 경우 어떠한 법적 구속력이나 책임을 그 누구도 지지 않는 상황이다.  

임 위원장은 "서명한 합의서를 철회하면 도덕적으로만 문제가 될 뿐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구체성이 없는 이번 합의서는 휴지조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포항시의회 관계자 역시 "최근 유력 대선후보들이 포스코홀딩스의 포항 본사 이전에 대해 압박하니 포스코홀딩스가 마지못해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닐까 우려된다"며 "물론 합의를 이뤘다는 점에 의미는 있으나 구체적 세부 사안을 빠르게 마련하는 등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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