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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니공장 건설 4가지 의미

  • 2022.03.17(목) 14:00

최대 25만대 생산…전기차 기회도
미국·유럽·인도 외 '새 동력으로'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 완성차 생산 공장을 짓고 인구 6억명 규모의 동남아시아(아세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이번 공장 구축이 의미하는 것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수준만은 아니다. 반도체 쇼티지(공급부족) 문제에 따른 생산 차질과 중국 시장 부진을 극복하는 한편, 떠오르는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려는 차원으로도 풀이된다. 

무엇보다 현대차는 그동안 동남아에서 일본 브랜드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으나, 이번 인도네시아 공략을 계기로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인니 공장에 약 2조 투자…동남아 공략 교두보

현대차는 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브카시(Bekasi) 델타마스(Delta Mas) 공단에 구축한 자동차 생산 공장에서 준공식을 개최하고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동남아는 인구 2억7900만명이 넘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성장중인 시장이다.

공장은 77만7000㎡(제곱미터) 규모 부지에 건설됐다. 연내 15만대, 향후 25만대 규모의 연간 생산 능력을 갖출 방침이다. 아이오닉5와 크레타를 생산하며, 올 상반기 싼타페, 하반기엔 소형 MPV(다목적차량)도 생산할 계획이다. 총 투자비는 제품 개발과 공장 운영비를 포함해 약 15억5000만달러(약 1조9000억원)에 달한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을 동남아 공략의 전략적 교두보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연 100만대 이상의 자동차가 판매된 동남아 최대 시장이다.

또 인도네시아를 포함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5개국의 자동차 시장은 오는 2025년 약 358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19년 11월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을 맺으면서 현대차도 관세 등 측면에서 이점을 얻게 돼 시장 공략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공장은 엔진과 의장, 도장, 프레스, 차체 공장, 모빌리티 이노베이션 센터 등을 갖춘 현대차 최초의 아세안 지역 완성차 공장"이라며 "인도네시아 내에서 아세안 시장을 위한 전략 차종 육성부터 생산, 판매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공장 전경./사진=현대차 제공

일본 브랜드와 경쟁 '이겨내야'

현대차의 전략은 동남아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일본 브랜드를 뛰어넘어야 성공할 수 있다. 동남아 주요 시장은 일본 업체들이 70% 이상 점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자동차생산자협회(GAIKINDO)에 따르면 토요타, 다이하츠, 혼다 등 일본차의 인도네시아 시장 점유율은 98%에 달한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동남아 시장 공략을 해내야 하는 상황이다. 세계 최대 시장 중국에서의 부진과 반도체 쇼티지에 따른 생산 위기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에서 72만7000대를 팔아 점유율 42%를 차지했다. 반도체 쇼티지 영향 등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며 판매량이 전년대비 7.7% 감소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선 작년에 35만대를 팔아 점유율이 1.8%에 그쳤다. 전년 점유율 2.3%에서 0.5%포인트 줄었다. 판매량 또한 작년 44만대와 비교해 20.4% 감소한 것이다.  

물론 지난해 미국에선 전년대비 23.3% 증가한 78만8000대(점유율 5.2%)를 팔았고, 유럽에서도 36.7% 늘어난 50만대(점유율 4.3%)를 기록했으나 새로운 시장 개척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이에 따라 아세안 전략모델 신규 개발을 위한 별도 조직을 구성하고, 현지 소비자 중심의 생산·판매 체계 혁신도 추진한다. 주문 생산 방식(BTO) 도입과 온·오프라인 연계 판매(Omni Channel) 전략이 대표적이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왼쪽)이 16일(현지시간) 인니 현대차 공장 준공식에서 '아이오닉5' 차량에 서명하는 자리에 정의선 현대차 회장(가운데)이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현대차 제공

성장 시장 '기회'…전기차 선점도 노린다

현대차가 인도네시아 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하면 신흥시장 인도에서의 성과와 같은 효과가 기대된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2020년 42만4000대를 팔아 17.4%에 달하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바 있으며, 지난해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전년보다 19.2% 증가한 50만5000대를 판매했다.

나아가 현지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코나 일렉트릭을 605대 팔아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 점유율 87%를 기록하는 등 선도적 지위를 차지했다.

이번 공장에서도 아이오닉5뿐만 아니라 전용 전기차 생산을 개시해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 지위를 굳건히 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배터리 셀 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이 공장은 오는 2023년 상반기 완공해 오는 2024년 상반기 중 배터리 셀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재료인 니켈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매장한 국가인 까닭에 이번 투자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이날 준공식에서 "인도네시아는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핵심 거점"이라며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은 인도네시아 미래 산업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게 될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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