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올 1분기 증권가 눈높이에 다소 못 미친 실적을 거뒀으나 주력 게임 '오딘'의 글로벌 흥행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2분기 전망을 밝혔다. 오딘은 지난 3월말 대만에 선보인 이후 한달만에 매출 500억원을 달성하는 등 초반 흥행 몰이 중이다.
골프 계열사 카카오VX 등을 포함한 비게임 부문 선전도 눈길이다. 골프 대중화로 관련 사업이 성장세를 보이고, 관련 비게임 부문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찍는 등 전체 실적 견인에 한몫 하고 있다.
오딘 대만 실적 반영될 2분기 기대
카카오게임즈는 1분기 매출 2663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421억원이다. 각각 전년동기 대비 104%, 169% 증가했다. 다만 증권업계에서 내놓은 전망치인 매출액 2778억원과 영업이익 493억원에는 조금 못 미쳤다.
매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모바일게임 부문은 전년보다 194% 늘어난 172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3월말 대만에서 출시한 모바일 게임 '오딘' 실적이 이번 분기실적에 이틀치만 반영된 점을 고려했을 때 2분기엔 보다 높은 성과를 달성할 전망이다.
PC게임 부문은 신작 부재와 기존 타이틀의 자연감소로 전년(511억원)보다 71% 낮은 146억원을 기록했다.
기타부문은 골프 자회사 카카오VX의 호실적에 더해 카카오VX가 최근 인수한 '세나(SENA)'의 안정화로 매출 745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동기(189억원)보다 294% 증가한 수치다.
이날 컨퍼런스콜에 참여한 조혁민 카카오게임즈 CFO는 "1분기 비게임 부문인 기타 매출 약진이 전체 매출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며 "사실상 신작 출시가 없는 상황에서 재무실적 측면에선 가장 어려운 시기였지만 견조한 실적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 리트머스' 대만서 호실적
이번 실적 발표에선 대만 시장 진출 성과가 가장 눈길을 끌었다. 모바일 게임 오딘은 대만에서 출시한지 한달 만에 매출 500억원을 기록했다. 오딘은 지난해 국내 출시 110일만에 4000억원에 달하는 호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대만 시장 규모가 우리나라의 절반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국내 초기 흥행에 준하는 성과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대만은 가장 경쟁이 심한 시장 중 하나인데다 이미 최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IP(지식재산권)가 있어 기대와 함께 걱정이 컸다"며 "차별성을 내세우고 진성 유저를 중심으로 모객한 결과 입소문을 타고 출시 30일만에 매출 5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딘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도 덧붙였다. 조 대표는 "대만 시장 규모가 한국의 50%가 조금 안되기 때문에, 저희 기대의 두배 정도되는 성과를 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조 대표는 "대만을 글로벌 진출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생각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큰 기대를 갖고 있다"며 "투자방향성은 첫째도 글로벌, 둘째도 글로벌"이라고 밝혔다.
골프 대중화로 떠오른 카카오VX
카카오VX 역시 카카오게임즈 실적을 견인하는 데 일조했다. 카카오VX는 문태식 대표가 2012년 설립한 '마음골프'가 전신인 골프 전문 자회사다. 사업목적은 골프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과 골프용품 제조 및 판매, 컨설팅 및 교육 사업 등이지만 가장 굵직한 서비스는 스크린골프다. 전신인 마음골프 시절부터 '골프존'의 뒤를 잇는 국내 2위 스크린골프 업체로 꼽힐 정도다.
마음골프는 2017년 카카오게임즈에 인수되면서 카카오VX라는 사명을 쓰기 시작했다. 인수 당시 문 대표와 김범수 전 의장, 남궁훈 카카오 신임 대표의 시너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문 대표는 과거 삼성SDS에서 김 전 의장과 남궁 대표를 선후배 관계로 만나 1998년 전 한게임을 창업한 원년 멤버이기 때문이다.
카카오VX의 실적은 골프 대중화와 함께 지난해 인수한 세나테크놀로지의 매출 안정화 때문으로 보인다. 세나테크놀로지는 자전거 등을 탈 때 착용하는 헬멧에 무선 통신 기능 등을 더한 '스마트 헬멧'을 만드는 회사다. 세나테크놀로지의 지난해 매출은 1377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129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4%, 61% 증가한 바 있다.
한편 카카오게임즈는 기타 부문의 성장과 오딘의 대만 실적 온기 반영으로 2분기엔 보다 높은 성과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게임 IP 확보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겠다"며 "웹 3.0과 메타버스의 글로벌 성과 내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