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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카카오게임즈 두고 기관 시선 엇갈리는 까닭

  • 2022.04.19(화) 06:15

펄어비스, 중국 진출 기대감에 기관 러브콜
카겜, 핵심 자회사 IPO에 기관 매도 쏟아져

지난해 승승장구했던 게임주 주가가 일제히 고꾸라진 가운데 기관투자자들이 최근 종목별로 상반된 매매행태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중국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실적 기대감이 커진 펄어비스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데 반해 카카오게임즈는 장바구니에서 계속 덜어내는 모습이다. 카카오게임즈가 핵심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상장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밸류에이션 할인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에서다.  

펄어비스, 중국 진출 기대감 업고 선방 

게임주는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게임업계에 분 이른바 '돈 버는 게임(Play to earn·P2E)'과 블록체인 열풍으로 게임기업들의 주가는 일제히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실적 쇼크와 신작 부재에 단기간 급등했던 주가는 내림세로 돌아서 가파르게 우하향하기 시작했다. 금리 인상과 긴축정책 압박 등 거시경제 환경의 변화 역시 게임주의 하락을 부추겼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게임 K-뉴딜 지수는 지난 18일 기준 1065.13포인트로 연말 대비 30% 가량 하락했다. 같은 시기 코스피(-11.19%)와 코스닥 지수(-9.55%)의 낙폭을 크게 웃돈다. 

이 와중에도 펄어비스는 그나마 선방을 펼치고 있다. 기관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는 덕분이다. 기관은 지난 일주일 새 펄어비스를 198억원어치 담았다. 코스닥 상장사 매수 규모로는 가장 크다.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도 소폭 회복했다. 펄어비스의 주가는 18일 10만2600원으로 마감했다. 전고점인 14만5200원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 2월 9만원대 초반까지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낙폭을 상당 부분 줄였다. 

펄어비스에 기관 매수세가 쏠리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다. 펄어비스는 오는 26일 중국 현지에서 공개 베타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그간 국내 게임의 중국 진출이 사실상 막혀있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앞서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판호를 발급받기도 했지만 출시 직전 당국으로부터 연기 통보를 받은 바 있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출시로 2022년 실적의 대반전이 시작될 것이라는 투자포인트는 유효하다"며 "올해 검은사막 모바일의 일평균 매출액은 약 21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증권가에선 당장 중국 진출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크지 않은 만큼 성과에 따라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중국 시장이 닫혀있던 기간이 워낙 오래된 탓에 검은사막 모바일이 어느 정도의 실적을 거둘 수 있을지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다"며 "시장이 열리는데 의의를 두고 있는 만큼 현재 주가엔 실적 기대감은 반영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가 또'...자회사 상장 추진에 투심 악화

기관은 펄어비스 매수에 나서는 동안 그 반대로 카카오게임즈를 1041억8300만원어치 팔아치웠다. 

1분기 실적 위축 전망과 더불어 핵심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기업공개(IPO) 추진 소식이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해 증권사들에 RFP를 발송하는 등 상장 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지난해 카카오게임즈의 모바일 히트작 '오딘: 발할라라이징'의 개발사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1월1일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지분을 취득하며 종속기업으로 편입시켰다. 회사가 지난달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분율은 51.95%이며, 해당 지분의 자체 평가 가치는 약 1조7000억원에 이른다. 

카카오게임즈 매출에 대한 기여도도 상당하다. 카카오게임즈 모바일게임의 매출비중은 2019년 47.4%, 2020년 51.4%으로 집계됐다. 그리고 오딘이 출시된 2021년 그 비중은 75.3%으로 대폭 늘어났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핵심 자회사의 이탈이 카카오게임즈의 밸류에이션 훼손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가 급등했던 배경에는 라이온하트가 있었다"며 "라이온하트가 상장하면 더블 카운팅 이슈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가 반등 모멘텀을 잡기 위해선 결국 오딘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 현재 매출의 70~80%가 오딘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올해 기대작인 '우마무스메'나 엑스엘게임의 '아키월드'가 출시되면 비중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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