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인건비 부담에 영업손실을 냈던 펄어비스가 3분기에는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성적을 발표했다. '검은사막', '이브' 등 주력 게임이 선전한 데다 인건비·광고선전비 등 각종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나며 한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기대작인 '붉은사막'은 내년 하반기에나 개발이 마무리되는 만큼 출시 시기가 더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펄어비스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2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42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성과다. 증권 정보업체 FN가이드가 집계한 3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25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4% 늘어난 973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이 개선된 것은 인건비·지급수수료·광고선전비 등 각종 비용이 줄었기 때문이다. 인건비는 전분기 대비 19% 감소한 409억원으로 집계됐다.
펄어비스는 지난 2분기 임직원에게 자사주 프로그램을 포함해 80억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지급, 비용 부담이 커져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올 3분기에는 지급수수료와 광고선전비마저 전분기보다 줄어들면서 전체 영업비용이 13% 감소한 853억원에 그쳤다.
'검은사막'과 '이브' 등 주력 게임 매출은 확대됐다. 3분기 검은사막 지식재산권(IP) 매출은 766억원으로 전분기(743억원)보다 3% 증가했다. 이브 IP 매출은 194억원으로 전분기(176억원) 10% 증가했다.
3분기 진행한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검은사막은 '각성 드라카니아', '솔라레의 창'을 선보였다. 이브는 한국어에 이어 스페인어 정식 버전을 출시하며 글로벌 이용자와의 접점을 늘렸다.
펄어비스는 4분기 검은사막 '어비스 원: 마그누스'를 시작으로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의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 콘텐츠의 즐길 거리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조석우 펄어비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이용자 소통을 기반으로한 라이브 서비스로 좋은 성과를 이어갈 수 있었다"며 "4분기에도 꾸준한 라이브 서비스 역량을 보여주며 신규 IP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기대작인 '붉은사막'과 '도깨비' 등의 출시 시기는 내년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 출시 시점을 2021년 하반기로 예상했다 몇 차례 연기한 바 있다.
펄어비스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붉은사막은 최고의 퀄리티를 선보이기 위해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내년 하반기 중 개발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붉은사막 출시 일정이 미뤄지면서 도깨비 역시 늦게 나올 전망이다. 회사측은 "붉은 사막 출시 일정이 지연됨에 따라 도깨비도 내년 출시보다는 그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붉은사막을 출시하기 위해 사용한 기술이나 거기에서 나온 결과물들이 도깨비에도 많은 부분 적용되고, 함께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도깨비 출시는 붉은사막 이후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완성도 높은 게임을 선보이려다 보니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펄어비스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보다 기술의 발전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직접 엔진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발전된 기술을 보다 많이 탑재해 게임에 적용해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런 부분에 더 욕심을 내서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고 이해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