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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바닥 지났나'...LG화학·LG엔솔 줍줍하는 큰손들

  • 2022.05.31(화) 14:07

낙폭 과대 따른 저점 매수 수요
2분기 실적·락업해제 악재 우려

올 초부터 부진한 흐름을 이어오던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주가가 최근 반등하고 있다. '큰손'들의 매수 자금이 쏠리면서다. 이에 전고점 대비 주가가 반토막 났던 LG화학은 3월 이후 처음으로 55만원선을 넘어섰으며, LG엔솔은 40만원대에 안착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들 기업 주가가 장기적 상승세로 이어질지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있다. 실적 개선이 아닌 저점매수 수요가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기관 LG화학 사고, 외인·연기금 LG엔솔 담았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0일 LG화학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7% 오른 55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약 3개월 만에 55만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LG화학은 기업가치의 핵심축인 배터리 사업부를 떼내고 LG엔솔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꾸준히 하락 곡선을 그려왔다. 작년 초 100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지난 3월 40만원대로 반토막 났다. 유가 급등과 중국 봉쇄발 수요 부진 여파로 업황이 둔화한 것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기관투자자는 올해 1~4월까지 4057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 기관은 LG화학에 대해 '사자'로 방향을 틀었다. 낙폭이 과도하다는 판단하에 저점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부터 30일까지의 매수 규모는 3181억원으로 순매수 상위 1위에 해당한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30일까지는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 전부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기관의 매수세에 더해 2차전지 소재 투자 소식도 LG화학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6일 LG화학은 오는 2026년까지 양극재, 분리막, 탄소나노튜브 등 배터리 소재 분야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경북 구미에 양극재 생산공장을 짓고 인수합병(M&A)과 합작법인(JV) 설립도 검토 중이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전지소재부문은 올해 1조7000억원에서 2026년 8조원으로 연평균 40%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LG엔솔의 반등세도 뚜렷하다. 지난 30일 LG엔솔은 전 거래일 대비 2.09% 오른 43만9500원으로 마감했다. 40만원대 재돌파에는 연기금과 외국인의 러브콜이 결정적이었다.

연기금은 이달 들어 30일까지 3692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같은 기간 외국인 역시 241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2%대로 내려갔던 외국인 지분 비중은 3%대를 회복했다.

LG화학과 마찬가지로 낙폭이 과대했다는 판단이 큰손들의 자금 유입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엔솔 주가는 지난 1월 상장 이후 주가는 연일 신저가 랠리를 펼쳤다. 1월27일 상장일 장중 최고가 59만8000원을 찍고 난 뒤 지난 3월15일 35만5000원까지 추락한 바 있다.

코스피200 등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추측도 제기된다. LG엔솔의 시총 비중은 4.69%에 달하며 이는 대장주 삼성전자(18.48%) 다음이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확한 수급 쏠림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시총 비중이 5%에 이르는 만큼 비중을 채워야 하는 펀드 수요로 짐작된다"고 설명했다. 

우울한 실적전망에 락업 해제 악재 겹쳐

그러나 LG화학과 LG엔솔을 두고 장기적 상승세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적잖다. 다가오는 2분기 실적 발표와 의무확약 물량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96% 증가한 12조3677억원, 영업이익은 59.05% 감소한 8762억원으로 추정된다.

익명을 요청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LG화학이 '화학' 이름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매출액 상당부분이 석유화학에서 나오는 만큼 소재, 석유화학 두 가지를 모두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2분기 수익 전망은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100달러를 넘어서는 유가로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급과 유가 부담이 지속되는 한 의미있는 시황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LG엔솔의 실적 전망 역시 먹구름이 잔뜩 낀 상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엔솔의 2분기 예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94% 감소한 4조8774억원, 영업익은 63.71% 줄어든 2628억원이다.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전기차 수요 회복이 더딘 탓이다. 

더욱이 이제 코스피 입성 5개월 차인 LG엔솔은 오버행(잠재적 물량 부담) 우려도 존재한다. 오는 7월27일에는 기관이 보유한 996만365주의 의무보유 기간이 종료된다. 이는 전체 기관투자자 확보 물량의 42.6%이며 전체 주식수 2억4000만주 가운데 4.3%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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