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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친환경차 내수판매량, 한국보다 진짜 많을까?

  • 2022.09.13(화) 08:20

하이브리드 판매 제외하면 한국보다 적어
탄소배출 하이브리드, 친환경 제외 가능성
정부 주도, 전기차 전환 속도에 고삐 바짝

35만대 VS 107만대 

한국과 일본의 지난해 친환경차(전기차, 수소전기차,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아우르는 개념) 내수 판매량이다. 수치상으로 보면 한국이 일본에 비해 친환경차 전환에 월등히 뒤처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이 수치에서 하이브리드(HEV) 판매량을 제외하고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탄소를 배출하는 하이브리드가 향후 친환경차 범위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면 한국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오히려 일본을 앞선다.

일본이 전기차 전환에 뒤처졌단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리는 이유다. 이를 의식한 듯 일본은 정부 주도로 전기차 전환 속도에 고삐를 죄고 있다. 

하이브리드 효과 지우면?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코트라(Kotra)가 최근 발표한 '일본 친환경 전동차 산업의 경쟁력 분석과 전략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지난해 친환경차 내수 판매량은 107만3484만대를 기록했다. 이 기간 한국의 친환경차 내수 판매량은 34만8000대를 기록했다.

일본의 친환경차 내수 판매량이 한국 대비 3배 이상 많은 것은 하이브리드 덕분이다. 지난해 일본의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102만7104대를 기록했다. 일본에서 판매된 신차 10대 중 4대 이상이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하이브리드를 친환경차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있다. 전기모터와 엔진을 함께 탑재한 하이브리드는 주행 중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향후 하이브리드가 친환경차 분류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한 자동차 업체 관계자는 "현재는 친환경차를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기차, 수소전기차(FCV)로 분류하긴 하지만 앞으론 하이브리드가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이브리드는 주행 중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진정한 친환경차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미국은 2030년, 유럽연합(EU)은 2035년부터 하이브리드를 친환경차 범주에서 빼기로 했다"며 "앞으로 친환경차는 전기차, 수소전기차만 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하이브리드 효과를 지운 일본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어떨까. 일본의 지난해 전기차, 수소전기차 판매량은 각각 2만1139대, 2464대에 머물렀다. 이는 일본 자동차 내수 시장 점유율의 1%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한국은 전기차, 수소전기차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다. 한국의 지난해 전기차 내수 판매량은 9만6666대로 전년동기 대비 116.7% 증가했다. 이 기간 한국의 수소전기차 판매량은 8502대로 전년동기대비 46.9% 증가했다. 이는 국내 판매량 비중의 6.1%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차 판매량이 일본이 월등히 앞서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그렇지 않은 이유"라며 "일본이 하이브리드를 너무 과신한 탓에 전기차 시장에서 뒤처졌다"고 말했다. 

日, 전기차 확대 위해 속도낸다

일본 정부는 전기차 보급 확대에 공을 기울이고 있다. 전기차 부문에서 더 이상 뒤처져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 탓이다. 

일본 정부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한 상태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35년까지 신차 판매의 100%를 전동화 모델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그린 이노베이션 사업을 통해 2조엔(한화 19조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했다. 조성된 기금은 자동차 산업을 포함한 친환경 사업 분야의 연구개발, 실증실험 지원에 사용된다.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감세 제도와 보조금 제도도 시행 중에 있다. 환경성능 기준(배기가스, 연비 등)을 충족하는 차량을 구매하면 자동차세를 감면해주는 동시에 전기차 구매 시 최대 85만엔(한화 8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전기차 보조금 예산에만 연간 375억엔(한화 3600억원)을 배정했다. 

충전 인프라 구축 확대에도 나선단 계획이다.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선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란 판단에서다. 일본의 지난해 전기차 충전소는 약 3만기에 불과한 상황이다. 한국은 현재 10만기를 넘어선 상태다.

일본은 2030년까지 공공용 급속 충전기 3만기를 포함해 총 15만기를 설치한단 계획이다. 수소전기차 충전소도 157곳에서 1000곳으로 확대한다. 

정부가 전기차 판매 장려 정책을 확대하자 일본 완성차 업계 역시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세계 완성차 1위 업체인 토요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량 목표를 200만대에서 350만대로 최근 상향 조정했다. 전기차 연구개발과 설비 구축을 위해 8조엔(한화 76조원)을 투자한다.

혼다 역시 2030년까지 전기차 30차종을 내놓겠다는 공격적인 계획안을 발표했다. 혼다는 향후 10년간 8조엔을 투입해 전동화 시설 확충과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닛산은 2030년까지 전동차 판매 비중을 50%로 확대한단 목표다. 이를 위해 2026년도까지 2조엔을 투자해 전기차종 확대와 파워트레인 개발에 나선다. 

김삼식 코트라 일본지역본부장은 "전동화 후발주자였던 일본기업이 전고체 배터리 등 친환경차 관련 혁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도 향후 일본 기업의 전동차 개발 동향과 제품 출시 전략을 면밀히 살펴보며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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